우리금융지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설 '모락모락'…득과 실은
상상인 품어 업계 내 순위 상승 기대
자본여력·부실대출 인수 걸림돌 가능성
공개 2023-10-2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17: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인수설에 휩싸였다.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기존 저축은행의 업권을 넓히고 업계 내 점유율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 불황으로 인한 실적 저하와 부실 대출채권은 인수 불안 요소로 작용해 우리금융이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인수에 최종 골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저축은행 업계 점유율 상승 기대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이 빠른 시일 내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우리금융 측이 인수 의사를 타진해 실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현재 5대 금융지주 중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은 유일한 금융지주사다. 이에 수차례 비은행 자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비춰온 만큼 비은행계열 금융사 매각설이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인수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이번 매각설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다. 매각설에 휩싸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모기업은 상상인그룹이다. 상상인그룹의 최대 주주는 유준원 대표로, 지난 2019년 금융당국은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의 실질적인 대주주가 유 대표라고 판단하고 위법행위에 대해 직무 중지 징계를 내렸다. 이후 해당 징계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대법원이 금융 당국의 처분이 적절하다는 판결을 내리자 금융위가 지난 8월 대주주 자격 충족 명령을 내렸다. 해당 명령이 통보된 경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10% 내의 지분을 제외한 보유지분을 6개월 내에 처분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10월 초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에 대한 유 대표의 주식 처분 명령을 의결해 매각설이 본격화됐다.
 
우리금융이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저축은행 업계 내 입지는 단번에 오르게 된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총자산 1조6104억원 규모의 저축은행이다. 본점은 청주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에 두 곳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충청권 기반 저축은행이다. 5대 금융지주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상반기 기준 △KB저축은행 2조9055억원 △신한저축은행 3조892억원 △NH저축은행 2조3814억원 △하나저축은행 2조8182억원 등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이 5대저축은행 중 총자산 규모가 가장 작다.
 
우리금융이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을 모두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 계열 저축은행은 총자산 단순 합계 6조4901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 가장 큰 규모, 페퍼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페퍼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6조3861억원이다. 점포수도 대폭 증가한다. 현재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총 점포수는 3곳에서 상상인저축은행 4곳,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2곳이 더해진다면 9곳의 영업점을 운영하게 된다.
 
다만 상상인그룹은 저축은행을 기반으로 성장한 금융 그룹으로, 그룹 내부에서 주요 위치에 있는 저축은행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상인그룹 관계자는 "매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부에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본여력과 부실채권이 주요 키워드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저축은행 강화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 시 자본여력과 건전성 악화 부분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상상인계열 저축은행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증권사를 품을 수 있는 자본여력이 필요하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대비 상승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5.6%로 지난해 말 15.3% 대비 0.3%p 올랐다. 상반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은 24조4220억원, 기본자본 29조865억원에 자기자본 계는 33조280억원이며 위험가중자산은 212조724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대비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했으나 기본자본도 증가한 덕에 자기자본비율을 올릴 수 있었다.
 
 
 
우리금융의 자본 여력뿐만 아니라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의 건전성도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상반기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879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410억원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67%로 지난해 동기 2.13% 대비 8.54%p 올랐으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경우 10.68%로 지난해 동기 3.16% 대비 7.52%p 증가했다. 연체율도 올랐다. 상상인저축은행은 10.88%로 지난해 동기 3.01%에서 7.87%p 올랐으며, 상상인플러스는 11.54%로 전년 동기 3.44%에 비해 8.1%p 올랐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업계 평균보다 낮은 2.76%를 유지하고 있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을 품을 경우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와 금융지주 전체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인수설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해당 건에 대해 확인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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