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검단 붕괴사고로 '불똥'…신용등급 악화 우려
GS건설 컨소시엄, 나란히 '영업정지 10개월' 처분
수익성·재무건전성 우려 상존…추가 하락 가능성
공개 2023-09-21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8: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더딘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동부건설(005960)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의 시공사인 GS건설 컨소시엄이 나란히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통지받으면서다.
 
정부와 서울시가 통보한 영업정지 처분의 효력이 즉각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영업활동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용도’에 끼치는 영향은 여전히 미지수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동부건설 사옥.(사진=동부건설)
 
'공동이행방식'에도 영업정지…"전례 없던 일"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근 공시를 통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총 2개월 처분 사전통지서를 각각 수령했다고 밝혔다.
 
GS건설(006360)은 동부건설, 대보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시공을 맡았다. 지분율은 GS건설이 40%로 주관사를 맡았고 동부건설과 대보건설이 각각 30%의 지분을 차지한다. 지난 15일 동부건설뿐 아니라 GS건설, 대보건설 역시 국토부,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처분 사전통지서를 받았다.
 
GS건설 컨소시엄은 ‘공동이행방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표 건설사 한 곳이 모든 공사를 지휘·감독하고 나머지 건설사는 지분 형태로 참여만 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과 대보건설은 검단신도시 아파트 시공에 참여하지 않았다. 실제 올해 4월 붕괴사고에 대해 전면 재시공 비용을 GS건설이 오롯이 부담키로 한 것도 공동이행방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면서도 “시공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컨소시엄사(社)가 영업정지 처분 등 강력한 처벌을 받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27일, 서울시는 내달 13일까지 GS건설 컨소시엄사들에게 의견을 제출받고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처분을 확정할 계획이다.
 
동부건설 측은 공시를 통해 “추후 청문 절차 등에서 당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며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영업정지 등 처분이 내려질 경우 이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취소 소송을 제기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악화·재무부담 가중…'신용도 리스크' 커져
 
동부건설이 ‘영업정지’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난 가운데 업계는 동부건설의 자금조달 환경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올 들어 뚜렷하지 않은 실적 개선세를 보인데다 높은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도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탓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동부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당시 한신평은 “자체사업 추진, 지분투자 등 자금 소요와 금융시장 경색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분양실적 저하로 사업변동성도 확대됐다”며 전망치 하향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이후 등급 변동은 없지만, 동부건설의 신용도에 대한 신용평가업계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우선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 매입에 자금이 소요되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동부건설은 올해 영종하늘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등의 토지대금 2012억원의 납부가 예정돼 있다. 이 같은 투자 확대에 따라 현금흐름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부건설은 이들 토지 잔금 납부를 이연하는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옛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097230)) 인수와 자체사업 관련 용지 매입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점도 리스크다. 2020년 연결 기준 107.5%에 불과했던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은 2021년 125.5%, 2022년 171.0%, 2023년 상반기 205.0%로 매년 증가해 왔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대구와 천안 등 분양 위험지역에서 저조한 분양실적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분양경기, 토지 매입 자금 등에 따른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향후 분양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8877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6093억원) 대비 4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0억원에서 59.4%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은 1.14%에 그쳤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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