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개발 총력전…투자금 마련 필요성 '대두'
매출 성장에도 서치플랫폼 성장세 부진…AI로 신성장 동력 확보
AI 개발에만 1조원 투자한 상황…현금 감소세 지속 전망
공개 2023-08-2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17: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검색 서비스인 서치플랫폼에서 다소 둔화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I를 접목한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2017년부터 AI 개발을 위해 인력과 CAPEX 확충에 힘써온 가운데 대규모 투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치플랫폼 성장률 한 자릿수…신동력으로 AI 개발 추진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상반기 매출 4조6883억원, 영업이익은 70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0.5%, 10.2% 증가했다. 대표적인 서비스인 검색 등을 담당하는 서치플랫폼 성장세는 다소 부진한 가운데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한 것이 주요했다. 
 
네이버는 2020년 5.3조원, 2021년 6.8조, 2022년 8.2조원 등 최근 3년간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이 중 서치플랫폼 부문은 영업수익이 2020년 2.8조원에서 2021년 3.3조원, 2022년 3.5조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서치플랫폼의 매출성장률은 2020년 5.6%, 2021년 18%, 2022년 7.9%를 기록해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접어들며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반면 커머스 부문 매출성장률은 2020년 37.6%, 2021년 36.6%, 2022년 21%로 두 자릿수 성장률이 지속됐다. 핀테크와 콘텐츠 부문 매출을 합치면 2020년 58.8%, 2021년 44%, 2022년 49.4%로 서치플랫폼의 2배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서비스 효율화를 도와줄 인공지능(AI)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을 맡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자체적으로 많은 수익이 나고 있지는 않지만, AI를 활용해 커머스 및 콘텐츠 부문에서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커머스 부문의 경우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329억원을 기록했다. AI를 통해 사용자 관심사를 반영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딥 매칭' 기술을 적용했더니 이용자 클릭률이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올 2분기 콘텐츠 부문에서 웹툰, 음악 등 매출은 지난해 대비 각각 44%, 40.1% 증가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오는 24일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어에 최적화된 하이퍼클로바X는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9월 출시될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에 적용될 예정이다. B2B 서비스의 경우 하이퍼클로바X를 기업 데이터와 결합하면 기업용 플랫폼인 커넥트X를 통해 보고서 및 이메일 작성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노상민 센터장이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지난 10년간 ‘각 세종’을 소개하는 테크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네이버)
 
AI 개발에 1조원·’각 세종’ CAPEX 투자에 유동성 확보 ‘절실’
 
다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력 및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최근 3~4년간 AI 연구 개발 비용에만 1조원 가까이 투자했다. 올해 2분기에는 연구개발비용에만 965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2분기 8380억원 대비 15.2% 증가한 것이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도 매년 1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한 네이버는 인프라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AI 경쟁력에 직결된 GPU 인프라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연간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해왔고, 대규모 데이터 처리 및 재해복구를 대비해 데이터센터(IDC)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 설립된 ‘각 춘천’ 이후에 두 번째 자체 데이터 센터인 ‘각 세종’을 지난 2분기까지 짓고, 3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최근 네이버가 자본적지출(CAPEX)에서 토지 및 건물 등에 투자한 비용은 2021년 3673억원, 2022년 3610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토지 및 건물 등에 들어간 시설투자 금액도 194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1903억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다만, CAPEX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줄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18년 3조3229억원, 2019년 3조7405억원에 달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0년 1조6003억원으로 급감했다. 2020년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을 분할시키고 Z홀딩스와 경영통합하는 과정에서 라인과 관련된 자산이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2조2454억원에 달하는 매각예정자산이 일시적으로 반영되면서 2020년 기말 재무상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6003억원으로 감소했다. 매각예정자산으로 인한 감소분을 제외하면 2020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조8457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2021년부터 현금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기말현금및현금성자산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0년 3조8457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은 2021년 2조7814억원으로 1조원 넘게 감소했고, 2022년 2조7242억원으로 또 줄어들었다. 2023년 상반기에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조8619억원으로 다시 소폭 증가했지만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가 늘어나면서 유동비율이 나빠졌다. 
 
유동비율은 2018년 205%로 안정적이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연도별로 유동비율은 2019년 149%, 2020년 133%, 2021년 141%, 2022년 117%을 기록해 2023년 상반기 111%까지 떨어졌다. 통상 유동비율은 200% 이상인 경우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나쁘다고 인식된다. 
 
네이버는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비핵심 투자자산을 정리해 8000억원 가까이 자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판교테크원타워에 대한 부동산 펀드 보유 지분 45.08%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3500억원에 매각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까지 약 4000억원을 유동화했고, 올해 말까지 4000억원을 추가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차입금도 줄여 나가고 있다. 올해 1월 네이버는 북미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2조원대에 인수한 바 있다. 포시마크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해 대출한 8억 달러 중 4억 달러는 상반기에 상환했다. 이에 단기차입금은 지난 1분기 18406억원에서 이번 2분기 15542억원으로 15.6% 감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올해 하반기 추가적인 투자 금액 및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라며 “하이퍼클로바X의 경우 아직 출시 이전의 서비스라 운영 비용은 예측하기 어렵다. 아직 유료화 전략에 대해 말하기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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