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톺아보기
현대로템, 해외 철도 수주 잇딴 '깡통 공시'…왜?
16일 철도 관련 계약 공시…오는 30일까지 상세 내용 공개
올 상반기 호주 1.2조원 수주…당시에도 '깡통 공시' 논란
이번 계약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폴란드·우크라이나 등 거론
공개 2023-08-16 19:10:0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9: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현대로템(064350)이 해외 철도 계약 건에 대한 깡통공시를 냈다. 현대로템은 앞서 호주 정부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 철도 공사를 수주했을 때도 깡통공시를 낸 적이 있다. 이에 이번 계약 발주처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022년 매출액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해외 철도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33억원으로 이번에 맺은 철도 공급 계약금액은 791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발주처와 당사 간 경영상 비밀유지 약정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상세 내용 공개를 유보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8월15일부터 시작이며 공시 유보 기한 내 정정공시를 통해 계약에 관한 상세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사례와 같이 경영상 비밀유지 약정에 따라 상세 내용을 적지 않는 경우 '깡통공시'라고 한다. 깡통공시는 정확한 계약 금액 및 발주처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을 알 수 없어 계약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앞서 현대로템은 6월29일에도 '깡통 공시'를 낸 적이 있다. 해당 공시에는 ‘철도 관련 계약’이라는 말조차 없었고 7월6일까지 공시를 유보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6월30일 바로 정정 공시를 냈다. 
 
해당 계약 건은 '호주 QTMP(Queensland Train Manufacturing Program) 전동차 사업' 건으로 계약금액은 1조2164억원에 달했다. QTMP는 호주 퀸즐랜드 정부가 발주한 10년 프로젝트다. 현대로템은 현지 철도업체인 다우너(Downer)와 컨소시엄을 맺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현대로템은 최종 정정 공시를 내기 전까지 2월22일, 3월21일, 6월20일 세 차례나 '풍문또는보도에대한해명(미확정)' 공시를 낸 바 있다. 중앙일보에서 2월22일 단독으로 '현대로템, 호주서 전동차 수주 대박'이라는 기사를 낸 것에 대항한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퀸즈랜드 주 정부와 현지 교통 전문업체 다우너를 통해 약 6조원 규모 철도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했다. 현대로템은 이 사업에서 전동차 제작 및 추후 유지, 보수를 맡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 전체 사업 규모보다는 적은 2조원대 규모로 수주가 될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당사는 상기 호주 전동차 공급과 관련하여 협의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발주처는 적중했던 셈이다. 실제 계약 금액만 기사에서 밝힌 2조원대에서 현대로템이 최종 정정 공시한 1조2000억원으로 8000억원 가까이 축소됐다.
 
앞선 깡통공시에서도 최소 금액은 791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최종 금액은 15배에 달하는 1조2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보아, 현대로템이 이날 공시한 철도 계약 건도 최종 계약 금액은 몇억원 혹은 몇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운행 중인 현대로템 전차 (사진=현대로템)
 
현재 현대로템의 고속철 수출 예상국가로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최근 양국 정상회담에서 신공항 고속철 건으로 투자 협력을 의논한 폴란드, 전후 재건 논의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사우디투자부철도청과 네옴시티 차량구매 입찰 참여 및 철도차량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으로 사우디 철도산업 발전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또한 차세대 수소전기관차 공동개발에 대한 MOU도 체결했다. 수소전기기관차는 사우디 철도청에서 운영하는 디젤기관차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도 유력한 계약 예상 국가 중 하나다. 현대로템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중 하나다. 당시 한국 대표단을 접견한 우크라이나 레일청인 우크르잘리즈니짜의 예브헨 리아셴코 CEO는 윤 대통령에게 현대로템 전동차 'HRCS2'를 보여줬다.
 
현대로템은 2010년 우크라이나 철도청과 90량(9량 편성) 준고속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 2012년 전도차 90량으로 편성된 'HRCS2'를 납품한 바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오는 8월 말 우크라이나에 '원팀 코리아' 재건 협력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현대로템이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공시법에 위반될 수 있어 미리 사전 정보를 드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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