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국내 담배 소비 감소에…글로벌 사업 '속도'
담뱃값 인상 후 궐련 담배 소비 줄어…KT&G 담배 매출도 '주춤'
담배사업부에 9천억원 투자 계획…글로벌 경쟁력 강화 목표
지난해 수출 실적 1조938억원 기록…전년 대비 25.18% 급증
공개 2023-08-1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09: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KT&G(033780)가 글로벌 궐련담배(CC)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궐련담배 소비가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다. 앞서 백복인 KT&G 사장은 2027년 비전을 공개하고 글로벌 궐련담배 사업을 NGP와 건기식과 함께 3대 핵심사업으로 꼽은 바 있다.
(사진=KT&G)
 
신성장동력 확보에 약 4조 투자 
 
8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향후 5년간 총 3조9000억원을 투자해 NGP와 건기식 등 신규사업과 궐련담배 생산능력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궐련담배 사업에만 9000억원을 투자한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4805억원을 들여 설비 신설·매입을 진행할 계획이고, 올 1분기 이미 361억원의 자금이 투여됐다. 아울러 향후 9000억원 가운데 나머지 약 4000억원의 비용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KT&G가 이처럼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의 담배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궐련담배 소비는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6년 36억갑이 판매됐던 궐련담배는 지난해 30억원으로 16.67%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담배가 KT&G의 전체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83.8%에서 지난해 말 61.1%로 축소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KT&G의 담배사업부문 누적 순매출액(잠정)은 1조74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7863억원)대비 2.27% 감소했다. 아울러 KT&G의 IR자료를 살펴보면 2015년 국내담배 매출도 직전연도(1조9669억원) 대비 2.0% 감소한 1조926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1조8394억원), 2017년(1조7938억원)까지 국내 담배 매출이 줄었다. 이후 등락을 거급하고 있지만, 담배사업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도 2조73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조8201억원)대비 3.1%포인트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3% 줄어든 5594억원, 21.4% 감소한 4732억원을 기록했다. 원가 상승과 더불어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NGP)의 매출 감소, 부동산 실적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담배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해외수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KT&G의 수출 실적은 1조983억원을 기록하며 담배사업 매출에서 34.07%를 차지했다. 이는 직전연도 수출 실적 8775억원 대비 25.18% 증가한 수치다. 담배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3.21%포인트 커졌다. 이에 KT&G는 높은 제품력과 브랜드력, 신속한 글로벌 신규 제품 개발을 통해 2조7000억원 규모이던 지난해 매출액을 2027년에는 3조8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9천억원 배당 계획도…재무는 '안정적'
 
궐련과 NGP의 해외 생산거점·국내 생산설비 확충이 예정된 가운데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는 R&D 센터 이전, 수삼 경작규모 증가가 계획돼 있어 투자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으로 올해에만 약 9000억원 규모의 현금유출이 지속될 예정이다. 앞서 KT&G측은 중장기 주주환원 일환으로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금으로 1조860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분기 들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전환한 상태다. 원자재 가격 등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담배의 원료 중 하나인 편상엽 가격은 지난해 kg당 3014원으로 올랐다. 이는 직전연도 2392원 대비 26.0% 상승한 값이다. 이외에도 필터플럭, AL인너라이너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운전자금은 올해 1분기 2조3713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119억원) 대비 24.02% 증가했다. 지난해 운전자금(3조7215억원)과 비교 시 3개월 만에 63.72%에 달했다. 운전자금회전기간은 올 1분기 기준 199.2일로 지난해 동기(166.9일) 대비 33일 가량 증가했다.
 
KT&G측은 <IB토마토>에 "매월 말일 담뱃세 납부를 진행하는데 지난해 12월말일이 휴일이라 올해 1월2일에 지난해 12월 분을 납입하면서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담뱃세 관련 항목은 현금흐름표의 매입채무와 기타채무에 해당해 운전자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편 KT&G는 1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으로 1조3334억원가량을 보유 중이다. KT&G 투자와 관련해 보유 현금 활용과 보유 자산의 전략적 유동화 등을 통한 내부 조달,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 활용 등 외부 조달을 전략적으로 병행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 기준 KT&G의 부채비율과 총차입금의존도는 1분기 기준 각각 35.9%, 1.6%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KT&G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글로벌 궐련 수출 경쟁력 강화·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의 신설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올해 4800여 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9000억원을 투자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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