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부동산 강화로 회귀하나…'수익성·건전성' 과제
연초 감축한 부동산 조직 기존 3실서 4실로 확대 개편
IB부문 강화 나섰으나 기대에 못 미친 1분기 성적표
사업성 강화 목표로 확대 개편…추후 구체화할 것
공개 2023-07-1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8: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초 부동산금융 조직을 대거 축소한 하나증권이 하반기 들어 다시 조직을 확대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할 숙제가 생겼다. 올해 새로 취임한 강성묵 대표는 전통IB의 강화를 천명했고 일정부문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올해 첫 실적발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금융 조직 재확대는 이같은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금융 다시 확대 개편으로
 
(사진=하나증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기업금융(IB)산하 부동산금융본부를 기존 3실에서 4실로 확대개편한다. 이어 투자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IB솔루션본부를 신설하고, WM부문에서 고객관리를 담당하는 손님지원본부도 새로 만든다. 또 다른 부동산 금융 관련 조직인 개발금융본부와 프로젝트금융본부는 기존대로 유지한다.
 
하나증권은 조직개편에 대해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도약을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라며 "모든 임직원들이 소통하고 협업해 고객수가 증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사업부가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올해 초 진행된 조직개편에서 부동산 관련 조직을 대대적으로 축소한 바 있다. 부동산금융본부는 6실(부동산금융 1, 2, 3실·부동산PF 1, 2, 3실) 체제였으나 3실(부동산금융 1, 2, 3실) 체제로 절반으로 줄였고 부동산 투자를 주력으로 하던 종합금융본부와 실물금융본부는 각각 개발금융본부와 프로젝트금융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실을 일부 격하했다. 종합금융본부는 원래 5실 체제였으나, 개발금융본부로 바뀌면서 4실 체제가 됐다.
 
이는 작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증권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조치였다. 앞서 하나증권은 그간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하나증권이 참여한 부동산 금융 사업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업 부진이 발생했다.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 지역 도원동 개발사업 부지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작년 6월에 공개 매각(공매)에 붙여졌으나 반년이 넘도록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어  HDC그룹, 한화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도 착공 시점이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IB 강화하고 다각화했지만 지지부진한 결과
 
하나증권은 부동산금융 대신 전통 IB 강화로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올 초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가 발표한 신년사에선 기존 부동산 위주에서 벗어나 주식(ECM), 채권(DCM) 등 전통 IB부문을 강화하고 전략형 리츠 등 영업을 통한 IB부문에서의 다각화를 강조했었다.
 
하나증권의 전통 IB 강화는 기업공개(IPO) 사업강화에서 시작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하나증권을 주관사로 둔 IPO 예비심사 청구 기업은 7곳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 오픈놀(440320)은 상장을 완료했으며, 이노시뮬레이션도 조만간 코스닥에 상장이 기대된다. LS전선 이후 약 7년 만의 유가증권시장 트랙레코드인 넥스틸도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인력채용도 이뤄져 5월 안호정 NH투자증권(005940) 이사를 ECM3실 실장으로 선임해 발령했고 지난 6월까지 하나증권은 IPO 관련 업무가 가능한 대리·과장급 인력에 대한 모집공고를 낸 바 있다.
 
 
 
하지만 하나증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에서 하나증권의 IB는 생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 1분기 실적에서 운용손익 반등으로 수익성 회복이 있었으나, 해외대체투자 및 국내부동산 업황둔화가 지속돼 대손비용 증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규 딜 부재로 IB부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1분기 IB부문 수익은 2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기록한 1134억원 대비 77.3%에 달하는 감소세를 보였다.
 
악화된 건전성 지표 회복 등 과제 산적
 
하나증권의 부동산금융조직 재확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IB 실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금융 재확대에 앞서 하나증권에겐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과거 부동산금융을 늘려오면서 악화된 건전성 지표 회복과 아직 침체기에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방안 찾기가 그것이다.
 
1분기 기준 하나증권은 대손충당금 214억원을 신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누적금액은 총 222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500억원대 수준이었지만 2022년 들어 네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자산도 증가해 2023년 1분기 기준 하나증권의 고정이하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 82.7%,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 4.0%로 부동산 익스포져의 건전성 저하에 따라 관련 지표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는 지난 2019년 126.4%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22년 51.2%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여파가 지속 중이고 하나증권과 같은 경우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높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지난 7월 발간한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4분기부터 부동산PF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세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한 브릿지론 차환 부담이 확대되고 본PF 분양률 달성 가능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나증권과 같은 경우 자기자본 대비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높아 양적부담 또는 질적 위험수준이 있는지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부동산금융본부 조직 확대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것으로 IB솔루션본부를 신설해 투자자산 관리의 효율성 추구도 함께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아직 새로 신설되는 부동산금융 4실에 구체적인 활동이나 계획은 결정되지 않아 시간이 지나 조직개편이 구체화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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