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에프앤씨, 200억 들인 하이드로겐…손상차손에 대여 부담
로열티 중심 재편에도 매출 감소·순손실 지속
실적 부진 속 자금 지원…대여금 회수 여부 주목
공개 2026-11-06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11월 04일 17: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크리스에프앤씨(110790)가 골프웨어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지만, 출발점이 된 하이드로겐 실적은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모회사의 자금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주식 손상차손도 반영되면서 크리스에프앤씨의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사진=크리스에프앤씨 홈페이지 캡쳐)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에프앤씨가 2022년 인수한 이탈리아 스포츠웨어 브랜드 하이드로겐은 매출 감소와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초 OEM 사업을 정리하며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 했지만, 골프 수요 둔화로 주력 사업이 위축된 가운데 신사업 확장에 대해선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주력 사업 위축에 신사업으로 눈돌려…하이드로겐 인수 후 손실 늘어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 수요 둔화로 주력 사업이 위축되자 2022년부터 골프복 외 브랜드와 신규 사업 영역으로 눈을 돌렸다. 이탈리아 스포츠웨어 브랜드 하이드로겐 지분 100%를 약 2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인수 자금에는 키움PE가 투자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조달금이 활용됐다.
 
그러나 인수 이후 하이드로겐의 외형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매출은 2024년 50억원에서 2025년 19억7000만원으로 60.7% 감소했다. 특히 2025년 상반기 매출이 19억5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매출은 약 1864만원에 그친다. 2026년 상반기 매출 규모도 4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순손실도 매년 누적되고 있다. 하이드로겐 순손실 규모는 2024년 44억4000만원, 2025년 35억4000만원에 이어 2026년 상반기에도 4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확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크리스에프앤씨의 실적도 최근 수년간 하향세다. 매출은 2022년 3809억원에서 2024년 3313억원, 2025년 3119억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785억원에서 2024년 121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5년에는 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손익 역시 2024년 251억원, 2025년 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이에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초 OEM 사업의 핵심 축인 온타이드(005320)를 헐값에 매각하며 해외사업 강화에 집중하기로 한 상황이다. 온타이드 지분 전량을 약진통상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보통주 매각가는 주당 1340원으로 최초 인수가 2822원의 절반에 못 미쳤다.
 
앞서 크리스에프앤씨는 온타이드를 487억원에서 인수했다. 당초 크리스에프앤씨는 2025년 코스모인베스트먼트에 지분 25%를 300억 원에 매각하고 잔여 지분까지 처분해 총 392억 원을 회수할 계획이었으나, 코스모 측의 잔금 미납으로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이후 올해 초 약진통상에 지분 전량을 총 387억원에 매각하면서 손실을 감수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OEM 사업을 정리하면서 크리스에프앤씨는 글로벌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상황은 좋지 않다. 2026년 상반기 수출액은 13억 6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4% 줄었고, 매출 비중도 0.91%로 낮아졌다. 일본 판매법인 CREAS JAPAN 역시 2025년 매출 13억 6000만원, 순손실 23억 60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 속 자금 지원 이어져…모회사 대여금 65억원
 
더 큰 문제는 하이드로겐 실적 부진 속에서도 모회사의 자금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2025년 하이드로겐에 빌려준 돈 가운데 25억 3000만원을 출자전환하고, 17억 3000만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출자전환은 빌려준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대신 하이드로겐의 지분으로 바꾸는 것이다. 하이드로겐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자본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지만, 크리스에프앤씨는 대여금 일부를 지분 투자로 전환해 자금 회수 방식이 달라진다.
 
추가 대여가 이어지면서 대여금 잔액은 2025년 말 62억 2000만원에서 2026년 6월 말 65억원으로 늘었다. 출자전환으로 일부 채권을 자본으로 바꾸는 한편,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계속 빌려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드로겐이 자체 실적만으로 재무 부담을 덜지 못하면서 모회사에 대한 자금 의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하이드로겐의 재무상태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드로겐은 2026년 6월 말 자산이 61억원, 부채가 85억원으로 자본총계가 -24억원이다. 보유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부채를 갚기 어려운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크리스에프앤씨는 하이드로겐 투자주식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2024년 140억 8000만원, 2025년 20억 3000만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상황이다. 손상차손은 투자주식의 장부가치를 낮춰 회계상 손실로 인식한다. 실제 현금이 그만큼 추가 유출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투자자산 가치가 이미 크게 낮아진 가운데 대여금 채권도 남아 있어 모회사의 하이드로겐 관련 재무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3월 이사회에서 대여금 출자전환 안건을 의결했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하이드로겐은 갚아야 할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지만, 크리스에프앤씨는 대여금을 돌려받는 대신 지분 투자로 보유하게 된다. 자금 회수 여부가 하이드로겐의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 회복에 연동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에프앤씨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초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하이드로겐 대여금은 일부만 출자전환했다”며 “출자전환 규모가 작아 공시내용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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