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1조 시대)②AC 5곳 중 1곳 투자 '0'…상위 54곳에 76% 집중
창업기획자 495곳 가운데 95곳은 투자 실적 없어
상위 54곳이 누적 투자 75.8%…등록 말소 156곳
공개 2026-11-06 06:10:00
이 기사는 2026년 11월 04일 10: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액셀러레이터(AC)의 연간 투자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초기 창업기업에 첫 자금을 공급하는 AC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외형 성장만으로 자금 공급의 저변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투자 이후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조합 결성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지, 초기 투자를 후속투자로 연결할 기반은 충분한지 점검할 시점이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의 차기 집행부 출범을 앞두고 <IB토마토>는 AC 산업의 자금 조성과 집행 구조를 들여다보고, 초기투자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액셀러레이터(AC)의 연간 투자액이 처음 1조원을 넘어섰지만 성장의 온기는 고르게 퍼지지 않고 있다. 등록 창업기획자 495곳 가운데 95곳은 투자 실적이 전무하고, 투자 이력이 있는 400곳도 상위 54곳이 누적 투자금액의 75.8%를 차지할 만큼 쏠림이 뚜렷하다. 투자를 집행하다 3년 넘게 멈춘 곳도 39곳에 이른다. 외형 성장 속에 투자 역량의 격차가 드러나는 가운데 누적 등록 말소도 156곳에 달해 업계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I제작·IB토마토)
 
등록 3년 넘도록 투자 안 한 곳도 '수두룩'
 
3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간한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 2026'에서 등록 창업기획자 495곳 가운데 400곳(80.8%)이 누적 투자 실적을 보유했다. 나머지 95곳(19.2%)은 2017년 이후 투자를 한 건도 집행하지 않았다. 직전 백서의 22.6%보다 비중은 낮아졌지만 다섯 곳 중 한 곳꼴이다.
 
투자 실적이 없는 95곳 가운데 65곳은 등록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았다. 등록 후 3년이 지난 339곳 중 투자 실적이 전혀 없는 곳도 30곳(8.8%)이다. 경과 기간별 미활동 비율은 3년 미만 41.7%, 3년 이상~5년 미만 14.7%, 5년 이상~7년 미만 5.1%, 7년 이상 5.4%였다. 등록 기간이 길수록 대체로 낮았다.
 
법인 유형별로는 주식회사가 대부분이다. 3년이 지나도록 투자 실적이 없는 30곳 가운데 25곳이 주식회사다. 주식회사는 3년 경과 운영사 339곳 중 236곳으로 모수가 크고, 미활동 비율은 10.6%로 평균(8.8%)을 소폭 웃돈다. 벤처투자회사·기술지주·창조경제혁신센터 등 4개 유형은 미활동 운영사가 한 곳도 없었다.
 
투자를 하다 멈춘 곳도 있다. 투자 실적이 있는 400곳 중 39곳(9.8%)은 마지막 투자 이후 3년 이상 투자가 없었다. 이들의 누적 투자금액은 213억원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운영사당 평균 5억 5000만원으로 400곳 평균(113억 2000만원)의 20분의 1 수준이다. 39곳 중 22곳은 2022년이 마지막 투자였다.
 
 
 
정책 연계 운영사가 투자 '7할'
 
투자를 멈춘 39곳 가운데 18곳(46.2%)은 보육 활동을 이어가며 보육 프로그램 657건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21곳(53.8%)은 최근 3년간 투자와 보육 기록이 모두 없고, 이 가운데 14곳은 보육 이력이 아예 없다. 백서는 보육을 이어가는 곳은 액셀러레이터 활동을 접은 것이 아니라 투자 기능만 멈춘 상태로 봤다.
 
법인 유형별로도 차이가 났다. 비영리법인은 투자 중단율이 27.3%로 가장 높았지만 중단한 6곳 가운데 5곳(83.3%)이 보육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주식회사는 투자를 멈춘 30곳 중 11곳(36.7%)만 보육을 하고 13곳은 보육 이력이 아예 없다. 보육 이력이 전혀 없는 14곳 가운데 13곳이 주식회사로, 투자만 하다 멈춘 뒤 다른 활동 기록이 남지 않은 셈이다.
 
투자 실적이 있는 운영사 안에서도 쏠림이 뚜렷하다. 400곳 중 212곳(53.0%)은 누적 투자금액이 20억원 미만으로, 이들의 투자금액 합계는 1274억원(2.8%)이다. 반면 누적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54곳(13.5%)은 3조 4322억원을 집행해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투자건수로도 54곳이 53.9%를 차지했다.
 
정부 프로그램과 연계된 운영사 비중도 크다. 등록 창업기획자 가운데 113곳(22.8%)이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 운영사다. 이들의 지난해 투자금액은 7555억원으로 전체의 74.7%다. 모태펀드 운용사 투자금액은 6983억원(69.0%)으로, 백서는 두 채널이 AC 투자시장의 약 7할을 주도한다고 분석했다.
 
등록 말소도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말소 공고를 보면 창업기획자 말소는 2019년까지 연 3곳 이하였지만 2020년 14곳, 2021년 28곳으로 늘었고 이후 연 22~32곳이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말소는 156곳이다. 신규 등록 대비 말소 비율은 2024년 62.7%까지 높아졌다. 백서는 이를 시장 재편 양상으로 봤다.
 
AC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C 업계에서 자정 작용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라며 "투자사가 AC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시장에서 스스로 나오는 형태"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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