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한 외국인 환자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강남언니·바비톡 등 미용의료 플랫폼이 국내 정보 앱을 넘어 글로벌 의료관광 중개 채널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성장의 이면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쌓이고 있다. 광고비 급증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성과형 광고 모델의 의료법 위반 소지, 부가세 환급 종료에 따른 외국인 수요 둔화 우려가 대표적이다. 비전문의 노출에 따른 안전성 논란부터 오너 리스크와 기업공개(IPO) 지연까지 사업 전반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미용의료 플랫폼의 성장 구조와 위험 요인을 들여다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광고선전비를 2배로 확대해 외형은 키웠지만 영업이익은 40% 넘게 줄었다. 매출 약 80%를 차지하는 성과형 광고가 감사보고서상 '고객과 병원이 연결되는 시점'에 수익 인식하는 구조인 것도 의료법상 환자 알선 금지 규정과의 경계를 둘러싼 의문이 나온다.
광고비 343억원…매출 절반 가까이 광고에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힐링페이퍼의 지난해 매출은 752억원으로 전년(530억원) 대비 41.9%(222억원)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129억원) 대비 41.3%(53억원) 줄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24.3%에서 10%로 떨어졌다.
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은 광고선전비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343억원으로 전년(171억원) 대비 100.6%(172억원) 늘었다.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도 32.2%에서 45.6%로 13.3%포인트 높아졌다. 회사는 지난해 초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조달 자금을 국내외 마케팅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비용도 함께 불어났다. 급여는 171억원으로 41%(50억원), 지급수수료는 67억원으로 50.5%(23억원) 증가했다. 전체 영업비용은 677억원으로 전년(402억원) 대비 68.6%(275억원) 늘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용의료 플랫폼은 이용자 수가 곧 병원 광고 단가로 이어지는 구조여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마케팅 경쟁에서 빠지기 어렵다"라며 "외형 확대 국면에서 광고비가 매출보다 빠르게 늘면 수익성이 꺾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감사보고서엔 '연결'…회사 "조회당 광고 과금"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면 성과형 광고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성과형광고 매출은 593억원으로 전년(411억원) 대비 44.3%(182억원) 늘어 전체 매출의 78.8%를 차지했다. 배너광고 매출은 84억원이다.
힐링페이퍼는 감사보고서에서 성과형 광고는 고객과 병원이 연결되는 시점에 수행의무가 완료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감사보고서상 '연결'이 광고 과금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부 광고비 과금이고 페이지 조회당 과금하는 조회당 과금(CPV) 구조"라며 "네이버 검색광고 같은 개념으로 상담 신청이나 예약·결제 시에는 과금이 붙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성과형 광고는 의료법상 알선수재 혐의 경계에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실제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앱에서 시술 쿠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71개 병원에 환자 9200여명을 알선하고 1억 7600여만원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힐링페이퍼는 해당 모델을 2018년 11월 폐기했으며 보건복지부도 2021년 강남언니의 의료광고와 후기에 대해 합법 검토의견을 냈다.
한편, 외국인 환자는 제도상 사정이 다르다. 의료해외진출법은 등록한 유치업자에 한해 외국인 환자 유치 수수료를 허용하고, 보건복지부 고시로 의원급은 진료비의 30%, 병원·종합병원은 20%, 상급종합병원은 15%까지 상한을 뒀다. 국내 환자에게는 금지된 알선 대가가 외국인 환자에게는 합법적인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힐링페이퍼 감사보고서에는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외국인환자유치' 명목의 이행지급보증 1억원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유치업 등록 정황이 확인된다. 크로스보더 매출은 71억원으로 전년(52억원) 대비 38.1%(20억원) 늘었다. 지난 3월 출시한 외국인 대상 예약·통역 서비스 ‘언니가이드’는 5개월 만에 외국인 환자 유치 1600건을 넘겼다.
회사는 외국인 서비스에서도 유치 수수료가 아닌 광고비만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조회당 과금 구조여서 내국인과 외국인 이용자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라며 "내외국인 과금 기준은 동일하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