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인터엑스가 미계약 수주와 미래 이익에 기댄 기업가치를 제시하면서 실적 추정의 타당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내년 예상 매출의 65%는 아직 계약을 확보하지 못한 물량이고, 흑자전환 전망에는 정부보조금 56억원가량의 비용 차감 효과가 반영됐다. 공모가도 이를 토대로 추정한 2029년 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해 수주 확보와 수익성 개선 가정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인터엑스 홈페이지)
내년 매출 65% 미계약…흑자전환엔 정부보조금도 변수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자율제조 기업 인터엑스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모가 산정을 위한 미래 예상 실적을 공개했다.
기업이 예상한 향후 사업연도의 매출은 올해 151억원, 2027년 305억 2700만원, 2028년 435억 2100만원, 2029년 620억 4600만원이다. 지난 2025년 연 매출이 8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4년 만에 62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올해 94억 6300만원 적자에서 내년 11억 7600만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터엑스는 매출 추정 과정에서 개별 계약의 진행 단계와 고객 유형을 고려한 ‘수주 확률’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수주 확률은 계약 완료와 발주서 접수 단계부터 고객의 추진 의지나 예산 확인 단계까지 진행 단계별로 실제 매출 인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낙관적', '중립적', '보수적'으로 나눠 계산한 시나리오다. 인터엑스는 이번 미래 추정 손익계산서에는 중립적 시나리오를 채택했다.
문제는 내년 매출 전망이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물량에 상당 부분 의존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추정 매출액 대부분은 계약 체결이나 발주서 접수가 완료된 물량에서 인식될 예정이다. 이들 물량에서 발생하는 금액은 149억 500만원으로 전체 약 98.7%를 차지한다.
내년 예상 매출액 가운데 이미 계약이 체결된 2025년 이월 수주와 올해 수주 물량의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미계약 상태인 내년 신규 수주 물량 59%, AI KIT 판매 4.9%, 글로벌 매출 1.1%로 구성된다. 내년 예상 매출의 약 65%가 향후 계약 체결 여부와 실적에 달린 것이다.
이 경우 프로젝트 계약 체결이 예정보다 늦어지거나 무산되면 매출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계약을 확보하더라도 매출이 계획대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인터엑스는 프로젝트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반영되기 때문에 사업 착수가 지연되면 계약금액이 유지되더라도 해당 연도에 인식할 매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내년 흑자전환에도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단 정부 연구개발 지원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엑스는 정부과제보조금수익을 연구개발비 비용 보전 성격이 적합하다고 보고 지난 2024년부터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하는 게 아닌 경상연구개발비에서 차감하고 있다. 정부가 보전하는 연구개발 비용만큼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인터엑스는 내년 정부과제 보조금으로 영업비용 55억 7100만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비용이 동일하게 발생한다는 전제 아래 보조금 차감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비용은 349억 2200만원으로 늘어 내년 예상 매출을 넘어선다. 보조금이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 오는 2028년 이후 보조금 전망 역시 향후 신규 정부과제를 수주한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인터엑스 측에 신규 수주나 고객사 발주 지연, 정부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한 내년 흑자전환 여부를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공모가는 2029년 순이익 기준…수주·성장 가정 실현이 관건
비교기업에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최근 12개월 당기순이익을 적용했지만 인터엑스에는 오는 2029년 예상 순이익 229억 1400만원을 적용했다. 이를 연 20%의 할인율로 적용한 추정 순이익 현재가치는 126억 6900만원이며, 기업가치 평가액은 2406억 1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인터엑스의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1만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정해졌다.
주관사 측은 2029년을 비교 시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AI 자율제조 솔루션의 고객사 확산이 대부분 완결되어 실적이 구조적으로 안정화되는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초기에는 하드웨어 구축과 연구개발·인력 투자가 선행되지만, 고객사 내 적용 공정과 공장이 늘어나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운영 서비스 매출 비중이 커져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내년 예상 매출도 미계약 물량을 기반으로 하는데 기업가치 평가에는 무려 3년 뒤인 2029년 예상 순이익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산정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회사는 2027년 예상 매출에 시장 예상 연평균성장률 42.57%를 적용해 2028~2029년 매출을 산출했다. 내년 수주 실적이 계획에 못 미치면 이후 매출 전망은 물론 이를 토대로 산정한 기업가치의 신뢰성도 낮아질 수 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가치 산정 배경에 대해 <IB토마토>에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회사의 사업계획과 실적 전망, 비교기업의 가치평가 및 사업의 불확실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라면서도 "향후 수주 지연이나 정부 정책 변화 등 개별 위험요인 등을 하나하나 시나리오로 설정해 공모가에 직접 반영하는 것은 일반적인 산정 방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