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올해 모태펀드 재도전 분야 선정 조합 8곳 중 절반이 공동운용(Co-GP) 방식으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에서도 공동운용 조합이 선정되면서 파트너 간 협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공동운용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투자 단계와 집행 규모를 맞추고 담당 인력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사진=AI제작·IB토마토)
같은 계열사부터 상장사 CVC 결합까지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2026년 1차 정시 출자사업에는 224개 조합이 제안서를 냈고, 4월29일 60개 조합이 최종 선정됐다. 이 가운데 재도전 분야 선정 8곳 중 4곳이 공동운용 조합이다. NBH캐피탈·프롤로그벤처스, 넥시드벤처스·솔트룩스벤처스, 마그나인베스트먼트·프로텍벤처스, 하나벤처스·하나에스앤비인베스트먼트다. 이 중 하나벤처스·하나에스앤비인베스트먼트 조합이 최소 400억원(모태 200억원)이다.
구성을 보면 VC와 상장사 계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짝을 이룬 조합이 있다. 넥시드벤처스는 코스닥 상장사 솔트룩스(304100)가 2021년 설립한 솔트룩스벤처스와 최소 330억원(모태 198억원) 규모 펀드를 맡았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 장비 제조사 프로텍 계열 프로텍벤처스와 최소 334억원(모태 200억원) 펀드를 운용한다.
국민성장펀드에서도 공동운용 조합이 운용사로 뽑혔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타임폴리오캐피탈 공동운용 조합은 금융위원회와 한국산업은행이 선정한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운용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소형리그 세 곳 중 하나다. 이들 세 곳은 12월까지 각 8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마치고 연말부터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타임폴리오캐피탈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2022년 7월 설립한 100% 자회사로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영위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홈페이지에서 자회사와 협력해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소개한다. 모자회사 조합이지만 선정 결과에는 공동운용(Co-GP)으로 분류됐다.
기업당 금액·담당자 연속성이 협업 변수
공동운용은 운용 실적이 적은 신생·소형 운용사가 경험 있는 파트너와 손잡아 부족한 운용 실적과 네트워크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출자 부담도 나눌 수 있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공고는 운용사 의무출자(GP 커밋)를 약정총액의 1% 이상으로 정하면서 공동운용은 이를 합산해 산정하도록 했다.
다만 공동운용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파트너 간 투자 단계와 집행 규모가 맞아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초기 기업에 소액을 나눠 투자하는 운용사와 기업당 큰 금액을 넣는 운용사가 한 펀드를 운용하면 대상 기업 선정부터 기업당 투자금 배분까지 기준을 맞춰야 한다. 경험과 네트워크를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도 실제 집행 방식이 다르면 의사결정마다 조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담당 인력의 연속성도 변수로 꼽힌다. 협업 창구가 바뀌면 그동안 공유한 투자 방향과 판단 기준을 다시 맞춰야 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운용사의 이름이나 규모보다 누가 투자 판단과 사후관리를 맡고 그 역할을 이어가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초장기기술투자펀드의 존속기간은 13~15년으로, 한 차례 연장하면 최장 16년까지 운용할 수 있다. 신규 투자기간도 6~7년으로 기존 정책펀드의 4~5년보다 길다. 업계에서는 공동운용이 초기 운용사의 부족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완할 기회지만, 투자 단계와 집행 규모, 담당 인력 간 호흡이 맞지 않으면 운용 과정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예를 들어 기업 건당 평균 5000만원씩 투자하는 운용사와 20억원씩 투자하는 곳이 공동운용을 진행할 경우 서로 투자 컨셉이 맞지 않을 수 있다"라며 "원활한 Co-GP를 위해선 파트너 투자사의 인력 변동성이 적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