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BK)①'홈플러스 방지 각서'까지…MBK 못 믿는 대주단
홈플러스 후폭풍…'회생 방지 각서'로 책임 압박
신규 투자 재개에도…'MBK 프리미엄' 유지 시험대
공개 2026-09-18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6일 10: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로 MBK파트너스의 시장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투자기업의 실적 부진과 잇단 논란은 투자금 회수를 넘어 신규 펀드 결성과 인수금융 조달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IB토마토>는 MBK가 직면한 신뢰 위기의 실체와 사회적책임위원회의 역할을 살펴보고, 투자 공백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이후 MBK파트너스의 신용 문제가 개별 포트폴리오를 넘어 인수금융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메리츠와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이 은행과 주요 증권사의 경계심을 키웠다는 평가다. 금융사들은 인수 대상 기업의 현금창출력과 담보가치뿐 아니라 위기 발생 시 운용사가 대주단과 협조하고 추가 자금을 투입할 의지가 있는지까지 살피는 분위기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 이후 MBK는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까지 접촉 범위를 넓힌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과 주요 증권사들이 MBK가 추진하는 신규 인수금융과 기존 포트폴리오 리파이낸싱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다.
 
홈플러스에 데인 금융사…운용사 책임까지 요구
 
홈플러스 사태 이전까지 MBK는 인수금융 시장에서 금융사를 선택하는 위치에 가까웠다. 대형 인수·합병(M&A)을 반복하는 운용사인 만큼 그동안 은행과 증권사는 경쟁적으로 자금을 공급했다.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더라도 MBK가 추진하는 다음 거래의 주선권이나 대주단 참여 기회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달라졌다. 당시 MBK는 리파이낸싱을 위한 대주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결국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로부터 1조 2166억원을 조달하고 자가점포 62곳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만기를 연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메리츠 측과의 갈등으로 인해 더욱 불거졌다.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긴급운영자금(DIP) 투입을 두고 MBK와 최대 담보권자인 메리츠가 공개적인 책임 공방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에 실패한 MBK가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에 책임을 떠넘긴 행보는 장기적으로도 국내 금융사와의 거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홈플러스 기업회생을 기습 신청하면서 최대 채권자와의 협의조차 없었을 당시에도 경계심은 이미 높아진 상황이었다"라고 전했다.
 
인수금융은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과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더라도 위기 발생 이후에는 운용사와 대주단의 협조가 중요하다. 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대출계약상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담보권 실행과 채권 회수는 법원의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담보가 충분해도 회생 신청 시점과 구조조정 방향을 사전에 공유 받지 못하면 회수 기간과 손실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이번 MBK의 문제해결 방식을 두고 더욱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일부 금융사는 홈플러스 사태 직후 MBK가 추진한 포트폴리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이른바 '홈플러스 방지 각서'를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차주와 MBK 측이 대주단과 사전 협의 없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해 손실이 발생할 경우 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내용이다. 인수금융 약정서에 별도의 특약을 넣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단의 강화된 요구는 MBK의 주요 포트폴리오 가운데 하나인 메디트에서 현실화됐다. MBK는 UCK파트너스와 함께 2023년 메디트를 약 2조 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9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우리은행과 키움증권(039490), 삼성증권(016360)이 공동 주선을 맡았고 은행과 증권사 등 40여 곳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메디트 인수금융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을 6.5배 이하로 유지하는 재무약정이 담겼다. 그러나 인수 이후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약정을 충족하지 못했고, MBK와 UCK는 대주단에 위반 면제인 웨이버를 요청했다. 이에 대주단은 텀론 잔액의 10%인 790억원과 한도대출(RCF) 756억원을 합친 1546억원의 조기상환을 요구했다. MBK와 UCK는 대주단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메디트에 약 1400억원을 추가 출자할 수밖에 없었다.
 
재무약정 위반이 발생했을 때 대주단이 주주에게 추가 출자와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인 대응이다. 다만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는 대주단이 단순한 금리 조정보다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과 운용사의 손실 분담을 우선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네파·오스템도 약정 관리 부담…차환 조건이 변수
 
다른 장기 보유자산도 재무약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MBK가 2013년 인수한 네파는 2023년 경쟁사인 K2 측으로부터 1800억원을 빌려 기존 인수금융을 차환했다. 당시 연결 기준 연간 EBITDA를 250억원 이상 유지하는 조건이 붙었지만, 네파는 실적 악화로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K2는 대출 만기를 2027년 4월까지 연장하고 금리도 연 9.5%에서 7.5%로 낮추면서 조건을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내년 만기에도 실적과 매각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면, 추가 유예보다 약정 강화를 요구할 명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도 재무약정 관리가 필요한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MBK와 UCK는 2023년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면서 약 1조 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대출약정에는 인수금융 대비 EBITDA 배수를 6.25배 이하로 유지하는 조건이 담겼고, 지난해 실적 기준 레버리지 배수는 10배를 넘어 약정 기준을 초과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기준을 충족하면 기존 위반을 소급해 치유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올해 상반기 약정상 요구되는 EBITDA는 1239억원으로, 실제 상반기 EBITDA 실적과 괴리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상반기 정규직은 2995명에서 2627명으로 368명 감소했고, 급여 총액도 11.5% 줄어드는 등 대부분 비용 절감에 의존해 EBITDA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도 함께 개선된 만큼 상반기 수익성 개선을 인력 감축 효과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결국 오스템임플란트가 대주단 기준에 따른 EBITDA 재무약정을 충족했는지와 향후 반기별 기준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는지가 인수금융 관리의 핵심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BK가 신규 거래에 나선다고 해서 금융사들이 일률적으로 대출을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과거처럼 운용사 이름만으로 대주단을 모으기는 어려워졌다"며 "신규 거래에서는 강화된 재무약정을 둘러싼 협상이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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