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적자에도 이스포츠·수제맥주…왜 계속할까
농심이스포츠 매출 2배 성장…올 상반기도 적자
허심청브로이 매출 5억원…호텔 전용 서비스로 운영
브랜드 접점 확대에 방점…e스포츠는 IP 수익화 모색
공개 2026-09-09 18:12:35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9일 18: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기업이 본업 외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보통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농심(004370)의 행보는 다르다.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농심이스포츠와 수제맥주 사업을 하는 허심청브로이를 보면 '수익'보다 '브랜드'에 방점이 찍혀 있다. 두 사업 모두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회사는 철수 대신 유지에 무게를 싣는다. 문제는 이 같은 브랜드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얼마까지 비용으로 감수할 수 있느냐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농심 레스포스팀. (사진=농심이스포츠)
 
매출 키운 이스포츠, 소규모 맥주 사업은 적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이스포츠의 지난해 매출액은 78억원으로 전년 40억원 대비 96.47%(38억원)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36억원보다 39.33%(14억원) 늘었다. 외형만 보면 빠른 성장세다.
 
수익성은 반대 흐름이다. 농심이스포츠는 2024년 13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5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손실 12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 전환하지 못했다. 자본도 2024년 96억원에서 지난해 81억원, 올해 상반기 75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제 맥주 사업을 영위하는 허심청브로이는 사업 규모 자체가 작다. 2002년부터 호텔농심 내에서 운영되던 수제 맥주 양조장이었다가 2023년 법인으로 설립됐다. 허심청브로이의 매출은 2024년 3억원에서 지난해 5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2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의 올해 반기 연결기준 총매출 1조 8901억원 대비 미비하다. 허심청브로이의 순손익도 2024년 4100만원 적자에서 지난해 1910만원 적자로 적자 폭이 줄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3700만원 순손실을 냈다.
 
두 사업 모두 적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양상은 다르다. 농심이스포츠가 매출을 키우면서 수익모델을 찾는 성장형 사업이라면, 허심청브로이는 대규모 외형 확대보다는 현재 규모를 유지하는 사업에 가깝다.
 
 
수익보다 브랜드…'적자 사업' 유지하는 농심
 
통상 기업이 본업 외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수익원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초기에는 투자와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사업 규모를 키운 뒤 매출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농심이스포츠와 허심청브로이는 출발점이 다르다. 회사는 두 브랜드를 통해 단기적인 이익 창출보다 브랜드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돈을 벌기 위해 브랜드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사업과 달리,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사업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농심이스포츠는 단순히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MD와 아카데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심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e스포츠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자생형 구단'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으로 브랜드 노출을 넘어 선수·구단 IP와 콘텐츠 등을 활용해 실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아직 선수단 운영 등을 포함한 사업 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이 2021년 허심청브로이와 함께 출시한 '배홍동 맥주'. (사진=농심)
 
허심청브로이는 대규모 유통사업으로 키우기보다는 호텔농심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수제맥주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외형 확대보다는 호텔농심 내에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효과를 이유로 적자를 감수하는 전략 또한 한계는 있다. 특히 농심이스포츠처럼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단순한 브랜드 노출을 넘어 자체적인 수익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허심청브로이 역시 현재의 손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사업을 계속 유지하는 데 따른 브랜드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농심이스포츠와 허심청브로이는 단기적 수익 창출보다는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및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허심청브로이는 호텔농심 이용객 대상 전용 서비스로 내실 있게 운영할 예정이며, 이스포츠 분야는 향후 IP와 브랜드 자산 기반 협업 확대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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