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배출량 47만톤…무상할당보다 30.7% 많아송도 바이오 1공장, 기후 재무영향 분석서 제외2030년 22% 감축 목표…공급망 배출 공개 과제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롯데그룹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따른 탄소중립 로드맵을 이행 중인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 신규 공장 가동과 온실가스 감축 투자에 따른 중장기 자금 수요가 추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이 무상할당 배출권보다 많은 상황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배출 규모가 중장기 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이 내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지만, 그룹의 기후 재무영향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아 향후 배출량과 비용 증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부족분을 배출권 구매로 충당할지 선제적인 감축 투자로 운영비를 낮출지에 따라 현금흐름 부담도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롯데지주)
줄어드는 무상할당 배출권 추이…바이오 신공장, 탄소중립 새 변수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004990)의 올해 연결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는 47만 5362톤으로 무상할당 배출권 36만 3842톤보다 30.7%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배출량이 발생하면 보유하거나 이월한 배출권으로 초과분을 충당해야 하며 부족한 물량은 시장에서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1년 ESG 경영을 선포한 이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관련 전략을 구체화해왔다. 2022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로드맵 1.0을 수립했으며 2024년에는 적용 범위와 감축 전략을 보완한 탄소중립 로드맵 2.0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22%, 2040년까지 61% 줄이고 2050년에는 전 사업장의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롯데지주 연결 기준 무상할당량은 지난해 42만 8049톤에서 올해 36만 3842톤으로 감소했다. 향후 할당량도 2027년 36만 339톤, 2028년 35만 6290톤, 2029년 35만 2208톤, 2030년 34만 8142톤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배출량은 지난해 48만 1331톤, 올해도 47만 5362톤 수준을 유지한다면 무상할당 초과분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출처=롯데그룹)
국내 배출권 가격 상승세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올해 초 톤당 1만원대 초반이었던 배출권 가격은 이날 기준 3만 50원까지 오르며 3배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국내 탄소가격이 최대 6만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결국 무상할당량 감소와 시장가격 상승이 맞물리면 초과 배출량을 충당하기 위한 구매비용도 함께 확대되면서 관련 지출 역시 상승 여력은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이 그룹의 중장기 탄소중립 계획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송도 1공장은 12만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이다. 회사는 제2공장과 제3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전체 생산능력을 36만리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항체의약품 생산은 배양과 정제 과정에서 대규모 생산설비와 공조·냉각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이에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면 전력과 연료 사용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송도공장의 예상 배출량을 반영해 기존 감축 계획을 재조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롯데지주 측은 <IB토마토>에 "ESG 의무공시와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전체 계열사로 적용 범위를 확산할 계획이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라며 "ESG 리스크 관리체계를 견고히 하고 경영활동의 일부로 내재화할 수 있도록 과제 이행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배출권 구매비용 확대…스코프3 공개는
실제 롯데그룹은 탄소중립(NZE) 시나리오에서는 탄소가격 상승과 배출권 할당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단기보다 중기, 중기보다 장기로 갈수록 구매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디만, 현재 공개된 기후 시나리오에는 송도공장 가동에 따른 추가 배출량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향후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현실화할수록 기존 사업장의 감축 실적만으로 신규 발생분을 상쇄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바이오 사업을 포함한 탄소중립 경로 재설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스코프1·2·3 가운데 롯데그룹이 스코프3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측정 기준과 관리계획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스코프 단계는 온실가스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기업이 해당 배출원을 얼마나 직접 통제하는지에 따라 구분한 탄소회계 범위다. 스코프1은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직접배출을, 스코프2는 기업이 구매하거나 취득해 사용하는 전기와 증기, 열, 냉방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배출이다. 스코프3는 이를 제외한 가치사슬 전반의 간접배출을 뜻한다.
스코프3에는 원재료와 구매품 생산, 외부 운송, 위탁 처리되는 폐기물, 출장과 임직원 통근, 판매 제품의 가공·사용·폐기, 프랜차이즈와 투자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유통과 화학사업의 비중이 큰 롯데그룹은 협력사와 물류, 판매 이후 단계까지 배출원이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어 가치사슬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
바이오의약품 역시 원부자재 조달과 위탁 물류, 제품 운송 등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가 발생할 수 있다. 송도공장 가동 이후에는 자체 사업장의 직접·간접 배출뿐 아니라 스코프3까지 포괄하는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별도의 스코프3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남수 TheESG연구원 대표(전 서정대 교수)는 <IB토마토>에 "배출권거래제는 할당량을 초과한 기업이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해 감축을 유도하는 제도"라며 "국내 배출권 가격이 아직 해외 주요 시장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국제 탄소가격과 규제 수준을 따라 상승하면 기업의 재무 부담도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단기와 중기, 장기로 나눈 구체적인 감축 수단과 투자계획이 필요하다"라며 "스코프3 배출량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오 생산시설까지 확대되면 그룹이 측정하고 관리해야 할 범위와 책임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