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엔컴, 골재업체 인수 이어 석산 물색…불황 속 '역발상 투자'
매출 12%·순이익 43% 감소…레미콘 불황에 실적 뒷걸음
삼덕개발 지분 170억 인수…관계기업 투자 35억→196억원
E&F PE 인수 후 골재사업 확대…투자 성과가 관건
공개 2026-09-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7일 13: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한라엔컴이 불황에도 골재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골재·석재 업체인 삼덕개발 지분을 170억원에 인수하면서 관계 기업 투자 규모도 늘었다. 레미콘의 핵심 원재료인 골재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가 원재료 조달 경쟁력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라엔컴 천안 사업장 (사진=한라엔컴)
 
실적 뒷걸음에도 170억 투자…골재 공급망 강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라엔컴의 관계 기업 투자주식(연결 기준)은 2024년 말 35억 2421만원에서 지난해 말 195억 8356만원으로 5.56배 급증했다. 지난해 새로 취득한 관계기업 지분만 190억 357만원 규모다. 
 
가장 큰 투자는 삼덕개발이었다. 한라엔컴은 지난해 170억원을 들여 삼덕개발 지분 39.34%를 인했다. 해당 투자로 삼덕개발은 관계 기업으로 편입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삼덕개발 투자 주식의 장부금액은 182억 2235만원으로, 한라엔컴이 보유한 관계 기업 투자 주식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덕개발은 경남 거창을 기반으로 화강암을 채굴·가공해 건설용 쇄석골재와 석자재 등을 생산하는 석산업체다. 골재는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인 만큼, 레미콘과 골재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한라엔컴 입장에서는 삼덕개발 지분 확보를 통해 원재료 공급망을 보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해당 투자 성격을 '수직계열화' 본다. 레미콘의 원재료인 골재 조달 기반을 넓히기 위한 투자라는 얘기다. 골재는 운송비 부담이 커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원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한라엔컴도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레미콘 수요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2749억원으로 전년 3124억원보다 12.00%(375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 또한 256억원에서 189억원으로 26.16%(67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47억원에서 83억원으로 43.29%(64억원) 급감하며 수익성도 뒷걸음질했다. 
 
회사가 실적 부진에도 골재 업체인 삼덕개발에 투자한 만큼, 단순히 레미콘 판매량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원재료 조달 기반을 보강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향후 삼덕개발 투자가 실제 원가 절감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이번 투자의 성과를 가늠할 핵심이 될 전망이다.
  
 
골재사업 확장 속도, 석산 확보·투자 성과가 관건 
 
한라엔컴은 레미콘과 골재의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중견 건자재 업체다.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에 본사를 두고 강원 원주를 비롯해 전국 15개 지역에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골재 판매를 위한 영업소 또한 7곳을 가지고 있다. 종속기업을 통해서는 영덕과 순창을 중심으로 골재 생산·판매 사업 역시 영위한다. 레미콘 생산뿐 아니라 원재료인 골재 사업까지 함께 갖췄다.
 
업계에서는 한라엔컴을 유진기업·삼표산업 등 선두권 업체의 뒤를 잇는 상위 중견 레미콘사로 평가한다. 매출 기준으로는 국내 레미콘 업계 5~6위권으로 거론되는 만큼 전국 단위 생산망을 갖춘 주요 사업자 중 하나다.
 
실제 협력업체들 사이에서도 한라엔컴이 최근 골재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복수의 협력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라엔컴은 골재사업 부문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고, 전국 주요 권역에서 석산 확보를 검토하는 등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골재부문의 경우 다른 대기업이나 동종업계 출신 인력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관련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한라엔컴이 골재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주요 거점 지역에서 골재 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행보는 지난 2024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E&F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이후 구체화되고 있다.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한라엔컴이 현재 운영 중인 전국 15개 레미콘 공장과 연계할 수 있는 석산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과 충청권 등 기존 레미콘 공장과 가까운 지역에서 골재 공급처를 확보하면 원재료 수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운송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실제 인수를 추진 중인 석산이나 거래 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필요하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라엔컴은 최근 골재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로, 관련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고 주요 권역에서 석산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들이 레미콘 공장 매각에 나서는 것과 달리 한라엔컴은 신규 공장과 석산 확보를 검토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PE 인수 이후에도 협업이나 의사소통이 원활한 편이고, 골재사업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인력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관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이들 기업이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내느냐도 중요하다. 관계 기업의 실적은 한라엔컴 손익에도 일부 반영된다. 지분을 보유한 만큼 해당 기업에서 발생한 이익이나 손실을 자신의 손익에 반영하는 지분법을 적용한다. 지난해에는 관계 기업 투자에서 총 23억 5411만원의 지분법손실을 인식했다. 특정 관계기업 한 곳에서 발생한 손실이 아니라 관계기업들의 실적 등을 지분율에 따라 반영한 결과다.
 
관계 기업별 성적은 엇갈렸다. 지난해 새롭게 관계 기업으로 편입된 삼덕개발은 매출 100억 3962만원, 당기순이익 9억 3642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다. 반면 기존 관계기업인 삼각은 매출 47억 148만원에 당기순손실 33억 8405만원을 기록했다. 한라엔컴이 지난해 지분법손실을 인식한 데에는 적자를 기록한 삼각의 실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IB토마토>는 골재사업 확대와 삼덕개발 지분 투자 배경,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한라엔컴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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