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금리의 명암)②수신 비싸지고 대출 막히고…저축은행 '이중고'
12개월 정기예금 3.73%…연말 만기에 수신 부담
대출 성장 제한에 금리 경쟁 부담…내부 유동성 활용
공개 2026-09-08 06: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4일 16: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금리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같은 금리 상승기라도 업권별 셈법은 다르다. 은행권은 대출금리 재산정 속도가 조달비용 상승보다 빨라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가 커지는 반면,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부담과 우량 차주 확보의 어려움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IB토마토>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엇갈리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익구조를 짚고, 금융소비자의 대출·예금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저축은행이 다시 뛰는 예금금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조달의 80% 이상을 예수금에 기대는 상황에서 연말 정기예금과 퇴직연금 만기까지 몰리면 수신을 지키기 위한 금리 경쟁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 반면 높아진 조달비용을 받아낼 우량 대출 수요는 충분치 않다. 돈은 더 비싸게 끌어와야 하는데 굴릴 곳은 마땅치 않은 셈이다. 선제 조달과 보유 유동성 활용으로 비용 부담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연말 수익성을 가를 전망이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연말 만기 앞두고 예금금리 재상승 압력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73%다. 지난 1년간 월별 말일의 평균금리 추이를 봐도 1%p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8월31일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9%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월 3%를 돌파한 후 지난 6월 말의 상승 폭이 특히 도드라진다. 5월31일 기준 평균 금리는 3.3%에서 한 달 만에 3.79로 0.49%p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권의 조달 자금에서 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저축은행의 조달 비용도 예금금리에 따라 오르내린다. 5대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예수금이 자금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긴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80%, 웰컴저축은행이 82%,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87%를 넘긴다.
 
저축은행이 조달비용 중가를 감수하고 예금 금리를 올리는 것도 수신 잔액 유지에 있다. 대출 재원 대부분이 예수금에 기대있어 수신이 줄어들게 되면 대출 여력도 축소되기 때문이다.
 
연말 퇴직연금 적립과 운용 수요가 커지는 만큼 비용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연말 정기예금과 퇴직연금 만기 도래 건 탓이다. 만기 도래 자금을 재예치해야 한다면 연말 저축은행 수신 확보 경쟁도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예수금의 유출을 막아야 하는 시점에 시장 금리가 올라있다면 예금 상품 금리 상단을 올릴 가능성도 크다. 조달금리 상승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저축은행업권의 예금 상품 중에서는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이 주 상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조달 자금 중 만기가 1년 이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예수금 10조2605억원 중 만기 1년 이하가 7조2729억원, 6개월 이하는 4조634억원으로 40%다. 오케이저축은행 역시 예수금 10조1891억원 중 5조8487억원, 절반 이상 예수금의 만기가가 6개월 이내에 돌아온다.
 
대출처 부족에 수신 경쟁 제한…유동성으로 대응
 
통상적으로 대형저축은행은 은행의 예금금리 추이를 살피고, 중형 저축은행은 대형저축은행의 예금금리에 따라 전략을 구상한다. 업권은 분리돼 있으나, 은행과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예금 상품의 기본 특성은 같은 탓이다.
 
다만 마땅한 우량대출 차주가 없는 것이 문제다. 예금금리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신규로 실행될 수 있는 대출 건수 자체가 한정적인 탓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예수금 규모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지난 2024년 고금리 예금 탓에 올랐던 조달 금리를 끌어내렸으나,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는 의미다. 5대 저축은행의 조달금리 역시 1년 새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말 대형 저축은행의 예수금 이자율은 4% 내외를 기록했으나 1년 새 3.5% 이하로 하락하면서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출에 있다. 금리 인상을 반영해 우량 대출을 실행한다면 조달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상쇄되지만, 업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은행의 경우 가계 대출이나 기업 대출 등 대출 수요가 2 금융 대비 충분하지만,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등 신규 대출건수가 비교적 적을 수밖에 없다. 인상이 적용된 예금 금리는 대부분 1년 내에 적용되지만, 대출 수요는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보유 현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IS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덕에 예금으로 조달하는 비중은 줄이고 보유 자금을 소진해 대출을 내어주는 방식을 택할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4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두기도 했다. 
 
2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BIS비율은 15.7%다. 법정기준치의 2배 수준이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정해진다. 개별 저축은행으로 봐도 SBI저축은행 경우 지난 2분기 말 BIS비율은 19.52%로 업권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기본자본 2조73억원 중 이익잉여금이 9535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겠으나, 마땅한 우량 대출건이 없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무리한 수준의 예금 금리 경쟁은 없다고 본다”라면서 “각 사 별 상황에 따라 보유 자금 사용 등의 다양한 방안을 고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