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도시은 기자] 국내 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8개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존속기한을 맞는다. 존속기한이 끝나면 상품이 청산되고 투자자에게 해지상환금이 지급된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ETF 청산과 함께 운용자산(AUM)이 줄어드는 만큼 후속 만기형 상품은 물론 단기채·머니마켓, 자동연장형 ETF 등을 통한 상환자금 재유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9월부터 8개 ETF 존속기간 만료…12월에만 1.8조원 집중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존속기한이 만료되는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총 8개다. 이들 상품의 지난 9월 1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총 2조 1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존속기한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가장 먼저 DB자산운용의 '마이티 26-09 특수채(AAA)액티브'가 오는 17일 존속기한을 맞는다. 이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26-09회사채(AA-이상)액티브'가 오는 30일 만료된다. 11월에는 KB자산운용의 'RISE 26-11회사채(AA-이상)액티브'가 27일 존속기한을 맞는다.
존속기한 만료 예정 상품의 순자산은 12월에 집중돼 있다. 월별로는 9월에 존속기한이 끝나는 2개 상품의 순자산이 2550억원, 11월 만기 1개 상품이 113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2월 만기 상품은 5개로 순자산은 총 1조7790억원에 달해 전체 만기 자금의 82.8%를 차지한다.
12월 존속기한이 끝나는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6-12 금융채(AA-이상)액티브’(9217억원)와 ‘KODEX 26-12 회사채(AA-이상)액티브’(4504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26-12 회사채(AA-이상)액티브’(2204억원), 흥국자산운용의 ‘HK 26-12 회사채(AA-이상)액티브’(1232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26-12 은행채(AA+이상)액티브’(632억원) 등이다.
만기 도래하면 자동 청산…해지상환금 현금 지급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비슷한 시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편입해 정해진 존속기한까지 운용하는 상품이다. 별도의 존속기한이 없는 일반 채권형 ETF와 달리 존속기한이 끝나면 투자신탁을 해지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가장 먼저 존속기한이 도래하는 마이티 26-09 특수채(AAA)액티브는 오는 14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15일 상장폐지된다. 투자신탁 해지기준일은 16일이며 해지상환금은 존속기한 만료일인 17일 지급될 예정이다.
KIWOOM 26-09회사채(AA-이상)액티브는 오는 23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28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해지상환금 지급일은 존속기한 만료일인 30일이다.
11월 만기인 RISE 26-11회사채(AA-이상)액티브는 오는 11월25일 상장폐지된 뒤 27일 해지상환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12월 만기 상품들의 구체적인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해지상환금 지급 일정도 존속기한 만료에 앞서 순차적으로 공시될 전망이다.
투자자가 존속기한 도래 전에 자금을 회수하려면 매매거래 정지일 전까지 ETF를 시장에서 매도해야 한다. 상장폐지 시점까지 상품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는 투자신탁 해지기준일의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해지상환금이 별도의 신청 없이 증권계좌로 지급된다.
해지상환금은 투자원금을 보장하는 금액이 아니다. 편입채권의 상환 및 매각 결과와 운용수익, 보수·청산비용 등을 반영한 최종 순자산가치에 따라 투자자가 실제로 받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2.1조 재투자금 잡아라…후속·자동연장형 경쟁
운용사 입장에서는 만기매칭형 ETF가 청산되면 해당 상품의 순자산도 사라진다. 기존 투자자의 상환자금을 후속 만기형 ETF나 자사가 운용하는 단기채·머니마켓 ETF 등으로 재유치하지 못하면 해당 운용사의 ETF 순자산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운용사들의 자금 재유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과거 만기매칭형 ETF 청산 시기에는 다음 연도 또는 그 이후를 목표로 하는 후속 만기형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동시에 MMF나 단기채·머니마켓 ETF 등 대기성 자금 상품의 규모가 증가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올해 만기자금의 이동은 단순히 다음 만기의 ETF로 갈아타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청산형 만기매칭 상품과 자동연장형 간 경쟁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운용사로서는 매년 투자자의 재투자를 다시 유치해야 하는 만기형과 상품 내에서 투자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자동연장형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채권 ETF 수요를 확보할지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만기매칭형 채권 ETF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많은 만큼 일정 규모 이상의 후속 수요가 확인되면 운용사가 다음 만기의 상품을 출시할 유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상품이 청산되더라도 채권 투자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해진 기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이 유지되는 만큼 기존 상품과 비슷한 만기와 신용등급을 갖춘 후속 상품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존 상품의 운용 규모가 작거나 후속 투자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신규 상품 출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상품을 새로 상장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초기 자금과 투자 수요가 필요한 만큼 운용사별로 후속 상품 출시 여부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만기매칭형 상품은 개인보다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기존 상품의 만기가 끝나 청산되면 기관투자자들도 다음 투자 상품을 찾기 때문에 수요가 확인될 경우 후속 만기형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모든 상품이 만기 이후 곧바로 후속 상품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운용 규모가 크지 않은 상품은 후속 수요가 많지 않다면 운용사 입장에서도 새 상품을 내놓을 유인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