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T '쩐의 전쟁'…중소형사 자체 원장 '높은 벽'
10대 증권사 전산운용비 6383억…2년 새 19% 증가
PowerBASE로 비용 절감…NXT 참여서 일부 시차
공개 2026-09-0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27일 18: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증권업계의 자본력 격차가 정보기술(IT) 경쟁력 차이로 번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자체 원장 시스템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기반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하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비용 효율성을 위해 공동 IT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공동 인프라는 구축·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화 서비스 개발이나 외부 시스템 연계 과정에서는 자체 시스템보다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대형사 자체 원장 구축…전산 투자 격차 확대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자체 원장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코스콤 등 외부 사업자가 제공하는 IT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원장 시스템은 주문과 체결, 고객 계좌와 잔고 등을 관리하는 증권사의 핵심 전산시스템이다. MTS가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거래 플랫폼이라면 원장은 그 뒤에서 거래와 계좌 정보를 처리하는 기반 시스템에 해당한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자체 MTS를 중심으로 디지털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의 'M-STOCK', 키움증권(039490)의 '영웅문S#', 삼성증권(016360)의 'mPOP', KB증권의 'M-able', 한국투자증권의 '한투', NH투자증권(005940)의 '나무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자체 원장을 보유하면 회사 전략에 맞춰 시스템을 직접 개편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연계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구축 이후에도 개발과 보안, 전산 운영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해 초기 투자비뿐 아니라 고정비 부담도 뒤따른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통계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전산운용비 규모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국내 10대 증권사(한국투자·미래·NH·키움·삼성·KB·신한·하나·메리츠·대신증권(003540))의 연간 전산운용비 총액은 2023년 5361억원에서 2024년 6107억원, 지난해에는 6383억원까지 늘어났다. 2년 만에 약 19.1%(1022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은 1194억원, 삼성증권 1174억원, 미래에셋증권 983억원, KB증권755억원, 신한투자증권은 700억원을 투입했다. 주요 대형사는 연간 수백억에서 1000억원 이상을 전산운용비로 투입하고 있다.
 
반면 IBK투자증권은 154억원, BNK투자증권 126억원, 다올투자증권 113억원에 그쳤고 한양증권 74억원, 케이프투자증권 63억원, 부국증권은 62억원으로 100억원을 밑돌았다.
 
전산운용비에는 HTS·MTS 등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전산시스템 관리·유지보수와 신규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포함된다. 단순히 전산운용비 규모만으로 IT 경쟁력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사이에 신규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 운영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 자체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공동 인프라로 비용 절감…신규 서비스 대응은 변수
 
중소형 증권사가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활용하는 대표적인 시스템이 코스콤의 PowerBASE다. PowerBASE는 증권사가 직접 원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코스콤이 원장관리부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MTS 등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공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IBK투자증권·BNK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부국증권·다올투자증권·한양증권(001750)·케이프투자증권 등이 PowerBASE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인프라는 구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규 거래시장이나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는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부 증권사와 참여 시점에 차이가 나타난 사례도 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대표적이다. 일부 주요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2025년 3월4일 출범과 동시에 프리·메인·애프터마켓에 모두 참여했다.
 
반면 PowerBASE 이용사 가운데 다올투자증권·BNK투자증권·부국증권·IBK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한양증권 등은 출범 당시 프리·애프터마켓에만 참여했다. 이후 약 8개월이 지난 2025년 10월에서야 메인마켓까지 참여했고, 우리투자증권은 2025년 12월부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다. 
 
코스콤은 NXT 출범을 앞두고 PowerBASE를 복수 거래시장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2024년 5월부터 약 6개월간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후 4개월간 회원사를 대상으로 모의시장 테스트를 지원했다. 자체 원장을 보유한 증권사가 내부 시스템을 직접 개편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공동 인프라 이용사는 신규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코스콤의 공통 시스템 개발 및 연계 절차를 거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체 원장을 갖고 있으면 내부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코스콤 공동 인프라는 요청 후 스케줄을 맞춰야 해 개발 출시 속도에서 체감되는 차이가 있다"면서도 "고객 수가 적은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효율성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코스콤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율성 VS 자율성…디지털 경쟁의 선택지
 
증권사의 디지털 경쟁 영역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와 신규 주문 방식, STO, 퇴직연금 ETF, 생성형 AI 기반 투자정보 등으로 확대되면서 IT 투자 격차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는 증권사는 새로운 사업이나 서비스를 추진할 때 내부 필요에 맞춰 개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동 인프라를 사용하는 중소형 증권사는 공통 시스템 개발이나 외부 사업자와의 연계가 필요한 경우 자체 시스템을 보유한 회사보다 개발 과정이 복잡하고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대규모 IT 투자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코스콤 측은 거래소 제도 변경이나 새로운 시장 개설 등 업계 전체에 적용되는 변화에는 정해진 일정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답했다. 실제 서비스 참여 시점에는 각 증권사의 사업 판단과 내부 준비 상황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거래소나 시장의 변화, 제도 개편 등에 대한 대응은 PowerBASE를 이용한다고 해서 일반 대형 증권사보다 늦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특정 증권사의 특화 기능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시장 변화는 정해진 일정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넥스트레이드 역시 코스콤이 개발하는 기능뿐 아니라 증권사도 시장 참여에 필요한 시스템과 인력, 비용 등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이용사들의 참여 일정은 각 증권사의 의사에 맞춰 조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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