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순현금 100조 눈앞…배당은 얼마나 늘릴까
설비투자 후 배당 확대 가능한 보유 현금 규모 관심
순현금 69.4조원으로 반년 새 300% 이상 증가
자사주 소각 발표 후 특별배당 구체안은 3분기로
공개 2026-08-24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20일 17: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을 타고 순현금 1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금창출력은 빠르게 커졌지만 배당 확대 폭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향후 2개년 설비투자(CAPEX)에 대응할 수 있는 현금을 적정 수준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 아래 대규모 투자 재원을 먼저 쌓아야 해서다.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주주환원 기준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으로 높인 가운데,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도 남는 현금을 얼마나 배당으로 돌릴지가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SK하이닉스)
 
LTA로 현금창출력 커졌지만…100조 이후 '적정 현금'이 변수
 
20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순현금 100조원 목표에 빠르게 다가서면서 늘어난 현금을 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이익과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대규모 CAPEX를 이어가면서도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이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반기 기준 순현금은 69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 2000억원) 대비 30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88조원을 기록했다.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로 인해 중장기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높아지고 있다.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객사와 장기간 공급 물량을 확보하면서 과거 메모리 업황에서 반복됐던 수요와 실적 변동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214조 781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 48조 3400억원의 CAPEX를 제외한 FCF는 166조 44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22조 2660억원, FCF는 247조 616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고도 상당한 현금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현금창출력이 확대되는 동시에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어 회사가 내부적으로 설정하는 적정 현금 수준은 주주환원 여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언급한 바 있다. 동시에 회사는 대략 2개년 수준의 CAPEX에 대비할 수 있는 금액을 적정 현금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결국 순현금 10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도 어느 정도의 현금을 추가로 내부에 유보할 것인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SK하이닉스가 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지만 적정 현금 기준이 투자 규모에 따라 함께 높아질 경우 배당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하면서 이에 맞는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실적과 현금흐름 상황을 고려해 추가 주주환원의 방식과 시기에 대한 검토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CF 50% 이상 푼다지만…배당 몫은 아직 미정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이에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소각 카드를 먼저 꺼냈다. 전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166만 2000원을 기준으로 2407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취득 기간은 20일부터 약 3개월이며 매입을 마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국내 상장사의 자기주식 소각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주주환원 기준도 한층 강화했다. 기존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에서 실시하기로 했던 주주환원을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기존 정책에서 50%가 사실상 환원의 상한선이었다면 앞으로는 최소 기준으로 바뀌는 셈이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올해와 2027년 FCF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환원을 선제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은 향후 현금창출력과 재무건전성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기존 50%를 사실상 상한에서 하한의 개념으로 변경한 만큼 실제 주주환원 규모는 245조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현금배당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표에서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규모와 방식은 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연간 고정배당 1500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AI 메모리 호황으로 이익과 FCF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현금배당수익률은 2024년 1.27%에서 지난해 0.46%로 오히려 떨어졌다. 현재와 같은 배당 수준이라면 올해 또한 1% 미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각각의 특성이 다른 만큼 현재 주주환원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해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동시에 장기적·전략적으로 필요한 투자를 집행하고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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