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엔진 정비비 1000억 육박…해외 의존에 수익성 압박
제트엔진 공급망 병목에 상반기 정비비 상승
정비비·충당부채 증가…운항 증가율 웃돌아
MRO 투자 확대…정비비 통제력 강화 기대
공개 2026-08-24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9일 18: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엔진 정비비가 상반기 1000억원에 육박하며 수익성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항공기 공급망 병목으로 엔진 정비 단가가 오른 데다 해외 외주 의존도가 높아 환율과 대체 엔진 리스비, 운항 차질 비용까지 겹치는 구조다. 안전 강화 기조로 정비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용 통제력을 높이기 위한 국내 엔진 MRO(유지·보수·정비) 역량 확충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항공기 가스터빈엔진(사진=프랫&휘트니)
 
엔진 등 정비 비용이 수익에 부담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기 제트엔진의 자산가치가 점차 높게 인식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항공기 공급망 안정화가 지연되자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항공기 엔진 수요가 비교적 높아져서다. 이에 엔진 리스, 정비 등 관련 비용 상승도 잇따르고 있다.
 
엔진 관련 비용 상승은 항공사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특히 자체 엔진 정비 역량을 외부에 위탁하는 저비용 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재무 변화가 두드러진다. 외부에 엔진 정비를 위탁할 경우 정비비 상승이 기업 손익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이는 정비비용 규모 및 항공기 충당부채 증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엔진 정비는 항공사 정비비용의 최소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가벼운 정비, 점검 등은 항공사가 직접 수행할 수 있지만, 정비 규모가 커지면 해외로 나가 정비를 받는다. 국내 LCC의 경우 엔진 정비를 해외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과 유류비, 대체 엔진 리스 비용까지 함께 부담한다. 해외 정비로 인해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국적 LCC(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2사가 엔진 정비에 지출한 비용을 추정하면 900~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추정치 700~800억원 수준)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반면 세 회사의 반기 운항횟수 증가율은 7.2%에 그쳐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세 회사는 항공기 확대보다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당 정비비용 증가수준을 비교적 뚜렷하게 추정할 수 있다.
 
국적 LCC는 충당부채도 꾸준히 쌓고 있다. 항공기 정비 비용 등을 선반영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충당부채 증가는 향후 국적 LCC의 예상 정비 관련 현금 유출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상반기 충당부채 증가율은 제주항공이 13.6%, 트리니티항공 12%, 에어부산 9.5%, 진에어는 13.5%를 기록했다.
 
정비비용 상승에 따른 비용 및 충당부채 증가는 수익 확대에 부담이 된다. 핵심 엔진 검사, 중요 부품 교체 비용 일부는 유형자산으로 계상해 감가상각 기간에 걸쳐 나눠 비용을 반영할 수 있다. 다만, 가벼운 일상 점검과 가벼운 수리, 소모품 교체 비용은 비용으로 처리된다. 자산화 가능 범위가 한정적인 만큼 정비 단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항공사 손익에 직접 반영된다. 일례로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총 정비비용 1039억원 중 136억원만 유형자산으로 계상했다.
 
 
여전한 해외 정비…국내 인프라 구축 지속 제기
 
국적 LCC의 정비비용은 안전강화 기조에 따라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경직성이 큰 정비비용 특성상 정비 비용은 항공사 수익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국내에 엔진 정비 인프라를 구축해 이중 부담을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외에서 엔진 중정비를 받으면 정비비 뿐 아니라 보험료,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까지 함께 발생한다. 올해 들어 엔진 정비 비용이 높아진 배경에는 공급망 불안에 따른 영향이 크다. 정비 기간이 길어질 경우 추가로 엔진을 임대하거나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에 국내 엔진 MRO 역량 확대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엔진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자 엔진 MRO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이전보다 한층 더 커졌다. 현재 국내에서 관련 투자가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003490)은 인천국제공항에 신규 엔진 정비공장을 건설 중이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 자회사 KAEMS도 민항기 정비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 엔진 정비 인프라가 LCC 비용 통제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인근 지역서 정비를 받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국내 거래를 통해 환율 변동성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서다. 즉, 정비 기간과 환율 등 항공사가 통제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안정화될 수 있다.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IB토마토>에 "항공기 엔진 관련 공급망 불안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최근들어 이러한 추세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물가 상승 등에 힘입어 항공사 정비 비용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