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전자부품 제조 기업
동일기연(032960)이 올해 상반기 연결 순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4억원) 대비 167% 늘었다. 금융자산평가이익 56억원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보유 상장주식의 주가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린 셈이다. 다만 평가이익은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장부상 이익인 만큼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손익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사진=동일기연)
순이익 87% 책임진 금융자산평가이익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일기연의 상반기 순이익은 64억원이다. 그 중심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이익 56억원이었다. 보유 중인 금융자산에서 나온 평가이익이 순이익의 87%를 뒷받침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평가이익 56억원은 지분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장부에 반영된 미실현 이익이다.
6월 말 기준 회사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198억원이다. 국도화학 25만여주(주식평가액 89억원)와 삼성전자 1만7000주(57억원) 등 우량 상장주가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이룬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기 말 주식평가액은 27억원이다. 상반기 중 삼성전자 주식 평가이익은 약 30억원인 셈이다. 이 밖에
현대차우(005385)선주,
바텍(043150),
롯데케미칼(011170) 등을 모두 포함한 6월 말 기준 금융자산 총계는 455억원으로 같은 시점 자산총계(732억원)의 62%를 차지한다.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이 시가로 평가되는 상장 주식이라는 게 특징이다.
동일기연의 보유 주식 평가액 변동은 순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평가액이 오르내리면 당기손익 수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국도화학(007690)과
삼성전자(005930)의 평가액 비중이 높아 해당 주식 가치가 순이익 지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자산 구성은 동일기연의 손익이 주식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일기연도 공시를 통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시장가격 변동에 따른 가격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회사는 시장성 지분증권의 주가가 10% 변동할 경우 당기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산출해 관리하고 있다.
회사의 순이익 구조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비슷하게 확인됐다. 당시에는 영업손실 2억원에도 평가이익 19억원이 더해졌고, 순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005930) 등 보유 종목 지분가치가 상승하며 평가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6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고, 순이익도 확대됐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본업 흑자 전환·순현금 확보
동일기연은 순이익 확대와 함께 영업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상반기 회사 매출은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110억원) 대비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전자부품 부문이 7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산업용 전자제품 부문은 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판매비와관리비는 38억원으로 전년 동기(46억원) 대비 8억원 줄인 점도 수익성 확대에 기여했다.
회사의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억원 순유입으로 순이익 64억원과는 차이를 보였다.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난 평가이익과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특성이 달라 이 같은 기록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동일기연은 향후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평가이익이 현금으로 실현될 수 있다. 적지 않은 보유 종목이 거래가 활발한 우량 상장주여서 현금화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유주식 주가 흐름에 따라 평가이익 규모가 달라질 여지는 있다.
동일기연의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순부채는 전기 말 12억원에서 6월 말 마이너스(-) 30억원으로 변동했다. 6월 말 유동자산은 579억원으로 유동부채 38억원의 15배 규모다. 6월 말 부채총계는 46억원으로, 자본총계(687억원)를 밑돌고 있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6개월 동안 30억원에서 76억원으로 늘었다. 적은 차입을 바탕으로 쌓은 현금 여력이 대규모 주식 보유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주주환원도 확대되고 있는 흐름이다. 현금흐름표 상 동일기연은 상반기 자기주식 10억5000만원어치를 취득해 현금이 유출됐고, 현금배당으로 16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상반기 자기주식 취득 현금 유출 1128만원, 현금배당 지급 1억6000만원 대비 증가한 규모다. 회사는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토대로 주주환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IB토마토>는 동일기연 측에 관련 사항을 질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