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업의 두얼굴)③분산만으론 부족…오버행 해법은 세컨더리·M&A
단계적 락업, 잠재 매도물량 분산 효과
IPO 의존 낮추고 중간 회수시장 키워야
공개 2026-08-1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5일 17: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신규 상장주는 상장 초기 유통가능 물량과 의무보유 해제 시점에 따라 주가 흐름이 크게 엇갈린다. 특히 벤처캐피탈(VC)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은 상장 후 투자금 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 매도 물량으로 꼽힌다. 락업은 상장 초기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지만, 의무보유 기간이 짧거나 해제 물량이 특정 시점에 몰리면 되레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IB토마토>는 최근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의 락업 설정 현황과 해제 구조를 분석하고, 해제 물량이 주가와 VC 회수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현행 제도의 보완 필요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신규 상장주의 의무보호예수(락업) 해제 물량이 특정 시점에 몰리면 상장 초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락업을 1~6개월로 나누는 단계화가 자리잡은 가운데, 세컨더리 딜·인수합병(M&A) 등 회수 경로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락업 기간을 나누더라도 FI의 회수 물량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제 시점을 분산하는 데 그치는 만큼, 상장 이후 장내 매각에 집중된 회수구조를 바꾸려면 세컨더리 거래와 인수합병(M&A) 등 중간 회수시장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한국거래소)
 
락업 단계화, 충격은 낮춰도 매물은 남아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10곳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27.9~41.0% 수준이다. 대부분 기업들 FI 지분에는 상장 후 1·2·3개월 또는 1·3·6개월 락업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유아용품 기업 폴레드(487580)에선 KDB산업은행 등 투자자 보유지분에 1개월·2개월·3개월 락업이 걸렸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전문 기업 스트라드비젼(475040)은 주요 투자 기관이 보유지분의 절반을 상장 후 1개월간 팔지 않는 자발적 락업을 약속하며 상장일 유통물량을 38.39%로 낮췄다. 
 
이처럼 락업을 기간별로 정비하면 잠재 매도물량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자로 하여금 물량 출회 시점을 미리 가늠할 수 있게 하면 상장 초 수급 예측이 보다 용이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러나 단계적 락업이 오버행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매도할 수 있는 시점을 늦추거나 나누는 효과일 뿐, FI가 보유한 회수 대상 주식 수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 경우에는 락업 해제 시점마다 차익 실현 물량이 반복적으로 출회될 가능성도 있다.

 

락업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도 어렵다. 기업가치와 기존 주주 구성, 공모 규모,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이 종목마다 다른 데다 최대주주와 FI, 전략적투자자(SI)의 지분 구조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보호예수 기간보다 종목별 유통 구조를 고려해 해제 물량을 분산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한국거래소)
 
세컨더리·M&A 회수 채널 다변화 필요
 
증시 입성에 따른 FI 지분 락업을 1~6개월로 나누는 게 자리잡은 가운데, FI 회수 경로를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벤처투자 회수가 상장 시장 매각에 쏠려 있어, 해제 물량이 장내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세컨더리 펀드나 구주 매출, 스몰딜 M&A로 창구를 다변화하면 물량이 한 종목에 몰리는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는 평가다.
 
세컨더리펀드는 FI가 보유한 구주를 장외에서 넘겨받아 회수 시장을 활성화시킬 해결책으로 꼽힌다. 기업공개(IPO) 단계의 구주 매출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구주 매출 비중이 커지면 공모가와 상장 초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회수 경로 확대의 축으로는 스타트업 M&A 활성화도 꼽힌다. 상장에만 기대던 회수 창구를 M&A로 넓히면 상장 후 매물 부담과 무관하게 중간 단계에서 자금을 거둘 수 있어서다. 다만 그간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보다 계열사 신설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어, M&A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재원이 외부 창업기업 인수로 이어져야 회수 경로가 넓어진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제도 보완과 함께 코스닥 시장 유동성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통물량과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해제 이후 주가가 안정돼서다. FI의 회수 성과는 출자자(LP)의 재투자와 후속 펀드 결성으로 이어지는 만큼, 회수 창구 다변화가 벤처투자 선순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포트폴리오의 코스닥 시장 상장이 유일한 성장길은 아니다"라며 "세컨더리·M&A 활성화 등 회수경로 다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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