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재무체력 앞세워 해외 투자…'본게임' 속도
해외는 장기전…수익성보다 시장 안착 중점
매출 성장 해외법인, 손실 배경은 투자 확대
탄탄한 본사 현금창출력…해외 확장 본격화
공개 2026-08-06 06:4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4일 17: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bhc가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체력을 앞세워 해외사업 '본게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홍콩에 처음 진출한 회사는 코로나19 기간 브랜드 안착에 무게를 두며 출점 속도를 조절했다.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고, 국내 사업에서 창출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외형이 커지고 있는 해외 법인들은 아직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지만, 초기 투자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 내수 침체로 국내 치킨 업체들이 해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bhc의 장기 투자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bhc 필리핀 마닐라 1호점.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해외는 '슬로우' 전략…수익성은 '장기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치킨브랜드 bhc의 미국 법인(BHC USA LLC)은 지난해 매출 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3억원) 대비 40.71%(10억원) 증가했다. 반면 순손실은 같은 기간 21억원에서 24억원으로 확대됐다. 홍콩 법인(BHC HK Limited)도 매출은 41억9000만원에서 42억32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2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은 느는데 수익성은 줄어드는 이유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비용에 기인한다.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은 초기 시장 진입 과정에서 △매장 확보 △현지 파트너 발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이 선제적으로 투입되는 구조다. 이에 사업 초기에는 수익성 확보까지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bhc는 치킨업계 '빅3' 가운데 해외 확장 속도가 느린 편이다. 올해 기준 제너시스BBQ는 57개국에서 약 700개 해외 매장을, 교촌에프앤비(339770)는 해외 주요 시장에서 8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한다. bhc는 해외 9개국 49개 매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슬로우(slow)' 전략은 진출 시기를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회사는 2018년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코로나19 기간 글로벌 외식 시장 위축으로 출점 속도를 둔화시켰다. 이후 2024년부터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신규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영토 확장보다 점포별 안정적인 운영 기반 확보에 무게를 두고 기다린 셈이다.
  
슬로우 전략이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빠른 출점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현지 운영 체계가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하면 가맹 관리와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해외 사업은 결국 몇 개의 매장을 열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유지 가능한 매장을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 재무체력…해외 투자 버팀목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은 초기 투자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본사의 재무 체력이 중요하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국내 사업에서 창출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6147억원, 영업이익 1645억원, 당기순이익 201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9.9%, 23.0%, 39.6%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6%를 웃돌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42억원으로 전년(1652억원) 대비 35.70%(590억원) 증가했다. 본업으로 번 돈이 더 많이 들어온다는 의미로, 중장기적인 해외 사업 투자와 신규 시장 개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 기반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지난해 연차·중간배당을 포함해 총 1408억원을 배당했다. 치킨업계 중 가장 큰 배당 규모다. 이후에도 회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590억원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재무 기반을 확보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이 당분간 투자 국면을 이어가더라도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bhc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 퀘존시티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SM 노스 에드사'에 필리핀 1호점을 열며 해외 9개국 49개 매장 체제를 구축했다. 필리핀은 약 1억2000만명의 인구와 K-푸드 선호 등을 바탕으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주목하는 동남아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회사는 대형 쇼핑몰과 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출점하고, 현지 소비 성향에 맞춘 메뉴 개발과 운영 방식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양보다 질'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이닝브랜즈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사업이 지연되면서 실질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는 2024년부터 본격화됐다"며 "현재는 단기 수익성보다 현지 시장 안착과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투자 단계로, 핵심 상권 중심의 출점과 검증된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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