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독보적인 기술력과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혁신기업을 발굴해 성장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VC)이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알로이스의 출자로 설립된 루스벤처스는 기술의 본질적 가치와 사업화 가능성을 투자 판단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으며 혁신기업의 성장 파트너를 자처하고 있다.
루스벤처스는
LG전자(066570) 연구소 엔지니어 출신인 최진용 대표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출신 강승순 이사가 뜻을 모아 설립했다.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투자 역량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기술성과 사업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상장 이후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고 모태펀드 특허계정 출자사업에 도전하는 루스벤처스의 최진용 대표와 강승순 이사를 만나 투자 철학과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루스벤처스 최진용 대표와 강승순 이사.(사진=권영지 기자)
다음은 최진용 루스벤처스 대표, 강승순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루스벤처스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최진용 대표 : 루스벤처스는 기술력과 IP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VC다. 3년 전 알로이스의 출자를 바탕으로 설립됐으며 창립 당시부터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본질적 가치와 사업화 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루스벤처스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회사가 아니다. 기업의 핵심 기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기술이 제품과 고객,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며 후속 투자와 기업공개(IPO)까지 함께 고민하는 성장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창립 당시에는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현재는 이러한 방향을 실제 투자전략으로 구체화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첨단 제조, 에너지 등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혁신기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루스벤처스의 투자 철학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시각(Unframed Perspective)'과 '함께 큰 성공을 이루는 것(Reach to Great Success Together)'이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시각으로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해 의미 있는 성공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저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연구소 엔지니어 출신으로 신한은행 기술평가역을 거쳐 벤처캐피탈(VC) 업계에 진출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루스벤처스는 좋은 기술을 발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이 좋은 사업과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로 이어지도록 함께하는 VC다.
△강승순 이사 : 저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및 인공지능(AI) 개발자로 3년간 연구개발을 진행하다 벤처투자 업계에 들어왔다. 초기 공동창업자(Co-founder) 성격으로 합류해 하우스의 성장 방향을 함께 구축했다. 루스벤처스는 제약·바이오나 콘텐츠처럼 직접적인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분야는 제외하고, 반도체와 AI, 사이버보안, 첨단 제조, 에너지 등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기업 영역을 타깃으로 후기 스케일업 기업 중심의 프로젝트 펀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IPO 준비 기업 평가와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연세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연구소에서 차세대 방송통신 기술을 연구했다. 이후 신한은행 기술평가역으로 근무하며 기술평가, 기술금융 기획, 기술컨설팅, IP 담보대출 상품 개발 등을 담당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투자 업계에 진출했다. R&D 현장과 금융기관, 벤처투자 업계를 모두 경험하면서 기술의 우수성과 기업가치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절감했다. 기술은 매우 우수하지만 시장과 고객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기술의 실체나 사업화 근거에 비해 미래 계획이 과도하게 제시된 기업도 존재한다.
기술기업은 현재의 매출과 이익만으로 미래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기술의 차별성과 완성도뿐만 아니라 시장의 필요성과 고객의 도입 가능성, 지식재산권(IP), 생산 및 영업 역량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IPO 준비기업,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평가와 준비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술기업의 잠재력을 확인한 대표적인 투자 사례가 있다면?
△최진용 대표 : 대표적인 경험이 퀄리타스반도체다. 신한은행 재직 당시 IP 담보대출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VC 심사역으로서 투자까지 이어졌다. 당시 퀄리타스반도체는 매출 규모에 비해 연구개발비와 영업손실이 큰 반도체 설계기업이어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의 기술력과 핵심 인력, 시장성을 분석한 결과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AA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예비 기술평가도 받기 전이어서 일부 투자자들이 그 근거를 묻기도 했지만, 이후 실제 기술평가에서 AA등급을 획득했고, 2023년 10월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상장했다. 이 경험을 통해 기술평가를 제대로 활용하면 현재의 재무실적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기술기업의 잠재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동시에 높은 기술평가 등급이 곧바로 사업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술성과 사업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원칙도 더욱 분명해졌다.
인터뷰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최진용 루스벤처스 대표.(사진=권영지 기자)
-IPO 준비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크게 일반적인 재무·시장평가 요건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과 기술평가 특례를 통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일반상장 기업은 이미 일정 수준의 매출과 이익을 달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거 실적의 지속 가능성, 수익구조의 안정성, 재무건전성 및 향후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반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현재의 매출이나 이익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평가의 출발점에 차이가 있다. 다만 상장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기업평가의 기본적인 기준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두 유형의 기업 모두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회사가 제시하는 성장 논리가 실제 사업과 연결돼 있는지 여부다.
우선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 시장 수요가 존재하는지, 고객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있는지, 경쟁사와 비교해 명확한 차별성이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본다. 또한 매출과 이익의 질을 검토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단순한 매출 규모보다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인지, 특정 고객이나 일회성 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지 않은지, 매출 증가가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관리가 핵심으로, 매출원가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시장 내 강력한 기술적 독점력을 뜻하며 판관비 관리 역량은 단기 구조조정이 아닌 회사의 운영 효율성을 대변한다. 이어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도 다각도로 점검한다. 매출 전망이 고객별 수주 가능성, 제품별 단가와 판매량, 생산능력, 설비투자(CAPEX), 영업조직 및 자금조달 계획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며, 전망치가 크다는 사실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논리적인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아울러 경영진의 실행역량과 신뢰성을 중요하게 평가해 과거에 제시한 사업계획을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왔는지, 회사의 강점뿐 아니라 약점과 위험요인까지 투명하게 설명하는지를 종합 검토한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추가 검증하나?
△최진용 대표 : 상장 방식과 관계없이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경쟁력, 사업모델의 확장성, 산업의 성장성, 경영진의 실행역량, 기업가치의 적정성 및 상장 이후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는 본인이 투자기업을 평가할 때도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이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여기에 기술의 실체와 사업화 가능성을 보다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가장 먼저 회사가 주장하는 핵심 기술의 범위를 확인해 해당 기술이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보유한 기술인지, 경쟁 기술과 비교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경쟁사가 단기간에 모방하거나 대체하기 어려운지를 살펴본다.
기술의 우수성과 사업화 가능성도 구분해서 봐야 한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것만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R&D 성과가 실제 제품으로 구현됐는지, 고객사 테스트와 인증, 공동개발, 양산실적, 공급계약 등 사업화 근거가 확보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IP 역시 특허의 숫자보다 실질적인 보호 범위가 더욱 중요해, 핵심 제품과 기술을 보호하고 있는지,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나 모방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는지,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요 국가에서 필요한 권리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R&D 로드맵과 재무계획의 연결성도 중요해 신제품 출시나 기술 고도화를 전제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개발 일정, 인증, 고객사 테스트, 생산계획 및 투자계획이 재무추정과 일치해야 한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기업가치에 더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사업계획의 신뢰성과 경영진의 실행력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일반상장과 기술특례상장은 평가의 출발점에는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기업이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시장과 투자자에게 약속한 가치를 실제 성과로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동일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국내 자본시장 구조에서 기술특례상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강승순 이사 : 국가별 자본시장 구조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은 민간 자본 비중이 70% 이상이고 펀드 만기도 10년 이상으로 길어 수백억 적자 기업이라도 가능성이 확실하면 일반 상장이 가능한 구조다. 반면 한국은 공공 자본 비중이 높고 펀드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당장 적자 상태인 기술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며 성장할 수 있는 통로는 기술특례상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따라서 국내 자본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상장 추진 기업의 사업화 실현 가능성을 더욱 정밀하고 엄격하게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기업평가 전문가로서 IPO를 준비하는 기업에 가장 먼저 조언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IPO 자체를 기업의 최종 목표로 삼지 않는 것이다. IPO는 기업이 성장자금을 조달하고 대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사업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상장 준비는 최소 2~3년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핵심 기술과 제품, 특허, 고객, 매출계획, R&D 조직, 회계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관되게 관리해야 한다. 기술평가나 상장예비심사를 앞두고 단기간에 자료를 만들면 기술평가 자료와 상장심사 자료, IR 자료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경영진이 직접 챙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특히 기술기업은 R&D 로드맵과 사업계획, 재무추정이 서로 연결돼야 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제품개발 일정, 인증, 고객사 테스트, 생산능력과 영업조직이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IPO 과정에서 회사가 주관사나 외부 컨설턴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자료 작성과 준비 과정에서는 외부 전문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회사의 기술과 사업을 설명하는 주체는 결국 대표이사와 핵심 경영진이어야 한다. 경영진이 사업계획서의 숫자와 논리를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면 평가기관과 거래소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기업의 약점을 무조건 감추려고 해서도 안 된다. 아직 매출이 부족하거나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이를 숨기기보다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언제 어떤 방법으로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인이 IPO 준비기업에 가장 강조하는 말은 “상장을 위한 기업을 만들지 말고, 상장해도 되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장심사를 통과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상장 이후에도 시장과 투자자에게 약속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현행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어떤 구조로 운영되나?
△최진용 대표 : 기술특례상장은 현재 매출이나 이익 등 일반적인 재무요건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 성장성을 보유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대표적인 기술평가 특례 방식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를 거쳐야 한다. 현재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상 일반적으로 복수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기술성장기업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기술평가 등급은 상장을 보장하는 합격증이 아니다. 기술평가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위한 주요 요건 중 하나이며, 이후 거래소가 사업의 계속성과 성장성, 경영 투명성, 재무 안정성 및 투자자 보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기술특례상장을 일반상장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
△최진용 대표 : 기술특례상장을 일반상장보다 쉬운 우회경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인 상장이 과거의 매출과 이익 등 실적을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기술특례상장은 현재의 실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력과 미래 사업화 가능성을 별도의 방식으로 검증하는 상장경로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에 진입한 만큼 상장 이후에는 기술개발 및 사업계획의 이행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기술개발과 매출계획이 반복적으로 지연되거나 공시한 내용과 실제 성과의 차이가 커지면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잃을 수 있다.
최근 정책은 혁신기업의 상장기회는 확대하되 상장심사와 상장 이후의 책임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AI·우주·에너지 산업에 대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도입됐고, 올해는 적용 대상 혁신기술 분야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동시에 부실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과 투자자 보호는 강화되는 추세다. 즉, 기술특례상장의 핵심은 재무요건을 단순히 완화해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재무실적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기업의 미래가치를 기술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통해 별도로 검증하는 것이다.
-최근 기술평가와 상장심사의 문턱은 어떻게 달라졌나?
△강승순 이사 : 최근 기술평가를 신청하는 기업 모수(연 100개 이상)는 크게 늘어났지만, 코스닥에 최종 상장하는 특례기업 수는 연간 30~40개 수준으로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평가 통과율이 과거 40~50%대에서 최근 30%대로 낮아지는 등 전문평가기관 및 거래소의 사업성 및 이행 가능성 검증 문턱이 한층 더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는 강승순 루스벤처스 이사.(사진=권영지 기자)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기술평가를 단기간에 준비하는 일회성 시험으로 생각하는 점이다. 기술평가는 보고서를 잘 작성하는 것만으로 통과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니며, 회사가 축적해 온 R&D 성과와 특허, 제품, 고객, 매출 및 조직 역량이 하나의 논리로 연결돼야 한다.
우선 평가받을 핵심 기술의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모두 나열하기보다 현재의 경쟁력을 형성하고 향후 매출을 만들어낼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평가 범위를 구성해야 한다. 둘째로 기술의 우수성과 함께 사업화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사의 테스트 결과, 공동개발 이력, 인증, 양산실적, 공급계약 및 재구매 여부 등이 중요한 근거가 되며, 아직 매출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해당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허와 상장 관련 자료를 준비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특허의 숫자에만 집착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핵심 제품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특허인지, 경쟁사가 쉽게 회피할 수 없는지, 회사의 기술과 사업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특허가 많더라도 핵심 사업과 관련성이 낮으면 평가에서 갖는 의미는 제한적이다. 넷째로 기술평가 자료와 상장예비심사 자료, 증권신고서 및 투자자 대상 IR 자료 간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단계마다 핵심 기술이나 목표시장, 매출계획이 달라지면 회사가 상황에 따라 설명을 바꾸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다섯째로 기술평가 등급 자체를 지나치게 목표로 삼지 않는 자세가 요구된다. 높은 등급을 받더라도 사업화 일정과 매출계획이 현실적이지 않으면 이후 상장예비심사나 공모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기술평가 과정에서 확인된 약점을 충실히 보완하면 상장 준비뿐 아니라 회사의 실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최진용 대표 :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상장 이후 R&D, 고객 확보, 양산 및 매출계획의 진행 상황을 시장과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기술특례상장의 진정한 성공은 기술평가를 통과하거나 상장하는 시점이 아니라, 상장 당시 투자자에게 제시한 기술과 사업계획을 실제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상장 후 5년간 부여되는 재무 요건 유예 기간 동안 회사가 보유한 IP와 무형자산 가치의 고도화 과정을 시장에 책임감 있게 의무 공시하는 제도적 정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올해 하반기 루스벤처스가 가장 중점을 두는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무엇보다 하반기 최우선 과제는 루스벤처스의 성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투자회사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 적시에 투자하고, 투자기업의 성장을 지원해 구체적인 투자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루스벤처스가 보유한 기술평가와 IP 분석 역량을 실제 투자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할 계획이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첨단 제조, 에너지 등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혁신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해당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적극적으로 조성하려고 한다.
프로젝트 펀드는 단순히 투자대상을 정한 뒤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의 기술경쟁력과 시장성, 사업화 가능성 및 회수 전략을 충분히 검토한 후 그 기업에 적합한 투자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기관, 신기술금융회사, 자산운용사 등과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해 각 기관의 자금조달 역량과 산업·금융 전문성을 결합하고자 한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거나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한 혁신기업에는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필요한 성장자금을 공급하고, 후속 투자유치와 IPO까지 연계할 수 있는 투자모델을 확대할 예정이다.
-모태펀드 특허계정에는 어떤 전략으로 도전할 계획인가?
△최진용 대표 : 하반기의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모태펀드 특허계정의 IP 직접투자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다. 루스벤처스는 IP 직접투자와 수익화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기관과 협력해 국내 우수 특허와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와 투자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IP금융은 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담보나 보증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특허와 기술 자체에 직접 투자하고 이를 추가 R&D, 사업화, 해외 권리화, 라이선싱 및 매각으로 연결하는 보다 적극적인 IP투자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모태펀드 특허계정에 도전하는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우수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업화 자금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에는 IP 가치 제고와 성장자금을 공급하고,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미활용 특허에는 수요기업 발굴과 기술이전, 공동사업화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단순히 특허를 매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허 포트폴리오 보강, 해외출원, 추가 R&D, 수요기업 확보 및 라이선싱 등을 통해 IP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투자 회수 역시 특허 매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로열티, 기술이전 대가, 매출연동 수익 및 라이선스 수익 등으로 다변화하고자 한다.
-기존 투자기업 지원과 IP금융 활성화를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최진용 대표 : 기존 투자기업에 대한 밸류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자금만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전략 수립, 고객 및 사업 파트너 연결, 후속 투자유치, 기술평가와 IPO 준비까지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예비 기술평가 이전부터 핵심 기술과 제품, 시장, 특허, 고객 및 재무계획을 점검하는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술평가 보고서를 대신 작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기술과 사업을 일관되게 설명하고, 상장 이후에도 제시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준비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관련 활동과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주도하는 KIPnet(지식재산 프로젝트 네트워크) 활동 등을 통해 IP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현재 KIPnet IP수익화분과에서는 IP와 토큰증권(STO)을 연계한 금융구조, 포트폴리오형 IP금융 상품 및 투자자 보호와 회수시장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장에서 기술기업을 평가하고 투자하면서 확인한 제도적 한계와 시장의 수요를 정책 논의에 전달하고, 지식재산이 권리 보호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 사업화 및 회수로 연결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