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켐, 내부통제 구멍에 신사업 신뢰도까지 추락
사내이사 횡령 혐의에 지배구조 개선 요구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40% 그쳐
횡령 이사가 신사업 총괄…확장 부담 가중
공개 2026-07-29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4일 18: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자동차 내장재 제조사 유니켐(011330)이 엔터테인먼트 신사업을 총괄하던 사내이사의 횡령 혐의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0%에 그쳤고,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 경영진을 견제할 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횡령 혐의를 받는 이사가 적자와 현금 유출을 키운 엔터테인먼트 신사업을 총괄해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무리한 사업 확장과 내부통제 부실이 함께 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유니켐 홈페이지)
 
사내이사 15억원 횡령…지배구조 성적표 '낙제점'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유니켐에서 사내이사의 횡령 혐의가 발생했다. 횡령금액은 15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1.1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니켐의 지배구조 성적표에 이목이 쏠린다.
 
올해 유니켐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지표 준수율은 40%에 그친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경영을 감시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내부통제·거버넌스 관련 지표를 대부분 지키지 못했다.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여부 기업가치 훼손·주주권익 침해 책임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 설치 등의 여부가 모두 미준수 항목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내부감사기구 자체가 부실하다. 유니켐은 이사회 내부에 별도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상근감사 2명만으로 감사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상근감사가 이사회 안건에 의견은 낼 수 있어도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감사가 반대 의견을 내더라도 표결로 안건을 막을 방법이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상근감사를 두고 있다 해도 이사회 결의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장치는 부족해 보인다.
 
감사기구를 뒷받침할 지원 조직도 마땅치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유니켐이 영위하는 사업은 부대사업을 제외하고도 30개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를 상근감사 2명이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측은 재경팀이 감사 업무를 지원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횡령이 발생한 시점에서 이 감사 체제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사회 내부의 견제 구조도 취약하긴 마찬가지다. 유니켐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가 아닌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이사회 구성 역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다. 이런 구조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가 사실상 어렵고, 업무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익추구성 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하기도 힘들다.
 
무리한 신사업 확장에 재무구조 악화…신사업 총괄이사마저 '횡령'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재무구조 전반이 악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유니켐이 영위하는 사업은 자동차 부품 제조, 엔터, 피혁 제품 제조, 물품매매 수출업 등을 합쳐 총 30개에 이른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은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217억원 대비 9.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은 19.4%에서 8.3%로 떨어졌다. 원부자재비·운반비 등 비용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악화는 현금창출력 저하로 이어졌다. 1분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5억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엔터테인먼트 신사업 확장 여파로 54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까지 단행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205억원까지 늘어났다.
 
유니켐은 지난해 4월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같은 해 9월에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하이앤드 지분 51%를 61억원에 인수했다. 하이앤드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당기순손실 1억 4836만원을 기록했고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재무상태가 이미 흔들리는 가운데 자본잠식 기업까지 떠안으면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 신사업 부문 총괄이사가 바로 이번 횡령 사건의 당사자인 사내이사 안씨라는 점이다. 사업 초기 단계에 적자 기업까지 떠안은 상황에서,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총괄이사가 횡령에 연루된 셈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사업 전망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건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투자 심리 위축과 자금 조달 부담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이 아직 불안정한 단계에서 경영진의 사적 이익을 제재할 내부거래 통제장치조차 부실하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유니켐 이사회는 별도 위원회 없이 이사회 규정만으로 내부거래를 통제하고 있다. 유니켐은 이미 주요 경영진과의 내부거래 이력이 있는 상태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요경영진에 대한 대여금은 1억 7654만원이다. 게다가 안씨가 총괄이사로 있는 하이앤드에 대한 자금 대여 안건이 지난 5월14일 이사회에서 가결됐지만, 이를 사전에 점검했어야 할 내부거래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결국 시장 신뢰를 되찾으려면 본업 영업 체력 개선과 함께 기업지배구조 전반의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실적뿐 아니라 신뢰에서 나온다"며 "유니켐의 횡령 사건은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와중에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투자 심리 위축과 자금조달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며 "향후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내부통제 강화, 감사기능 확대 등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 말했다.
 
<IB토마토>는 유니켐 측에 관련 사항을 질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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