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오케이금융(OK금융)이 계열사 자산을 재배치하면서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그룹 내부 계열사 간 거래로, 취득한 주식을 외부로 팔기보다는 내부에서 처분과 취득을 모두 해결하는 방식이다. 업권은 이를 전략적인 목적으로 해석하면서 우량 주식을 외부에 팔기보다는 계열사에 넘기면서 다시 취득할 수 있는 구조를 취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1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오케이캐피탈(OK캐피탈)로 넘어갔다. 오케이저축은행(OK저축은행)은 투자규정상 부담을 낮췄지만 그룹 전체의 시장위험은 줄지 않은데다 향후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은 오케이캐피탈이 떠안게 됐다.
오케이저축은행(사진=IB토마토)
레버리지 ETF 104억원, 오케이캐피탈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케이저축은행이 유가증권을 오케이캐피탈에 넘겼다. 오케이저축은행이 오케이캐피탈을 대상으로 처분한 ETF는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등 세 종목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각 종목의 수익률 2배를 추종한다. 올해 국내 최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종목중 하나다. 1일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인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손실도 함께 커진다. 로봇산업ETF는 국내 로봇관련 기업에 분산투자 하는 ETF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두산로보틱스(454910) 등이 포함된다.
총 처분금액 규모는 104억1200만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틱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이 각각 59억9400만원과 40억3600만원이다. 각 48만3000주와 33만4000주를 처분했으며, 로봇산업ETF 역시 4만9781주를 오케이캐피탈에 넘겼다.
오케이저축은행이 계열사에 유가증권을 넘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6번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주식 처분을 단행했다. 대부분 지방금융지주 지분이다. 오케이캐피탈과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오케이홀딩스대부를 대상으로 한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 제30조 제1항 제1호 및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식 합계액은 자기자본의 50% 이내여야 하며, 동일회사의 주식 및 회사채 합계액은 자기자본의 20% 이내로 제한된다.
같은 날 공시한
iM금융지주(139130)에 대한 주식 처분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30일 오케이캐피탈이 보통주 21만9053주를 처분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오케이금융은 아프로에프앤아이대부, 오케이저축은행, 오케이캐피탈, 오케이홀딩스대부가 나눠 iM금융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회사 대주주 규제 상 일정 수준 이상을 보유하면 심사나 적격성 유지 등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오케이금융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비중을 조절하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유 한도가 가까워지면 계열사에 ETF를 이전했다 가격이 낮아지면 다시 취득할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완전히 팔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해 계열사 간 이전 방법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처분 부담 던 저축은행…시장위험은 캐피탈 몫
이번 거래로 오케이저축은행의 ETF 보유액은 줄었지만 오케이금융 전체의 위험자산 규모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룹 밖으로 매각한 것이 아니라 오케이캐피탈이 동일한 물량을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대신 오케이저축은행이 오케이캐피탈을 대상으로 넘긴 상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 만큼, 손실이 날 리스크도 오케이저축은행에서 오케이캐피탈로 넘어간 셈이다. 오케이캐피탈은 여유자금 운용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취득 목적으로 받았으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에 따라 대규모 평가손실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처분을 통해 수익도 인식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감사보고서는 오케이저축은행이 오케이캐피탈에 대한 28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공시했다. 오케이캐피탈로부터 발생한 기타수익 중 대부분인 274억원은 유가증권 처분이익에 해당한다. 전분기도 마찬가지다. 오케이캐피탈로부터 발생한 기타수익은 100억원에 달했다.
오케이금융은 유가증권 운용에 적극적인 금융사 중 하나다. 계열사 간 자금 이동이 잦은데, 투자 주체는 주로 오케이저축은행이나 오케이캐피탈이다. 두 계열사를 중심으로 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수익성 개선이 이유다. 오케이금융은 금융지주 주식을 모으면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오케이금융은 금융지주가 꾸준히 주당 배당액을 늘린 덕분에 별도 영업 활동 없이도 배당금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오케이저축은행은 iM금융지주 9.99%,
JB금융지주(175330) 9.02%,
BNK금융지주(138930) 5.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BNK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5월 지분을 2.8%에서 5.17%로 확대하기도 했다. 보유지분을 기준으로 지난해 예상 배당수익은 JB금융지주 193억원, iM금융지주 112억원, BNK금융지주 64억원을 수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BNK금융의 지분을 확대해 전년 대비 배당액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올해에도 당기순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