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기업에 출자하고 있다. 출자 기업 수와 장부가액 모두 압도적이다. 특히 그룹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디노랩'을 거친 기업들이 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단순 지분 보유를 넘어 초기 투자부터 상장까지 잇는 생산적 금융의 시험대가 됐다.
(사진=우리은행)
출자 법인 시중은행 중 '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타법인 출자 기업은 773개다. 전년 말 751개에서 773개로 22개 증가한 규모다. 우리은행의 타법인 출자 기업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2년 전인 2023년과는 약 70개 차이다.
특히 4대 시중은행과도 차이가 벌어진다. 국민은행의 경우 552개, 신한은행 489개, 하나은행은 460개다. 가장 적은 하나은행과 비교하면 313개 차이다. 금융지주는 공시 대상 선정 기준에 따라 타법인 출자현황을 공시하고 있다.
타법인 출자현황은 출자비율이 5% 이상이거나 출자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의 1% 이상인 경우 공시 대상이 된다. 은행별 출자 기업 수는 펀드·투자조합·특수목적법인(SPC) 보유 현황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갈린다.
우리은행의 출자 회사 773곳 중 상장사는 12개, 비상장 761개다. 기말 장부가액은 약 8조2107억원으로 전년 말 7조8648억원 대비 3000억원 넘게 불었다.
은행은 타 법인 출자 현황을 경영참여와 일반투자, 단순투자로 나눠 공시하고 있다. 경영참여와 일반투자 규모는 12개와 285개로, 단순투자 기업 수가 476개로 가장 많았다.
장부가액으로도 단순투자가 4조1561억원, 경영참여 3조1388억원, 일반투자 9158억원으로 단순투자 지분이 가장 많았다. 일반투자는 주식 등 지분 보유 목적이 발행인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으나,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경우 해당한다. 경영 참여 목적과 단순 투자의 중간 격으로, 사업적 전략적 관계를 고려한 투자일 경우 통상적으로 일반투자로 분류한다.
다만 은행에 따라 구분을 달리한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을 출자 기업에 포함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출자 전환의 경우 채권 장부가액이 취득가액으로 기재된다. 반면 기업가치가 없는 경우 취득가액은 0원으로 공시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장부가액이 0원인 기업은 292개 대부분 일반투자와 단순투자로 구분했다. 출자전환이란 은행이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 회수 대신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다. 경영 안정화와 구조조정에 참여해야 해 경영참여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으나, 은행마다 분류를 달리하고 있다.
디노랩 기업, 출자 명단 오르며 '동아줄' 역할
우리은행의 취득가액이 0원인 투자처가 292개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투자 기업은 여전히 많다. 특히 디노랩 출자 기업은 상반기 기준 231개에 달한다. 디노랩은 우리금융지주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선발기업 모두가 우리은행 대출 고객은 아니지만, 출자까지 진행한 기업이 200곳을 넘겼다.
디노랩은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이다. 유망 스타트업 발굴부터 초기 투자까지 진행하는 형식으로, 전부 투자를 단행했다. 디노랩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했는데, 누적 스타트업 투자금이 4700억원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2024년부터 올해 4월 3호 펀드까지 조성했다. 지난해와 올해 조성된 펀드만 300억원 규모다. 이후 우리금융의 CVC 펀드와 IPO를 앞둔 기업도 있다. 특히 스케일업과 IPO단계 기업에 대해 우리벤처파트너스나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디노랩의 경우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RM을 통해 금리도 타 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적용된다. 상장 준비에 들어간 기업도 있다. 디노랩의 지원을 받은 에이젠글로벌의 경우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다,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에이젠글로벌의 상환전환우선주 지분은 4.9%로, 최초 취득금액은 10억원이다. 총 25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가액은 13억2700만원이다. 지난해에는 장부가액도 불어나 17억32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상환전환우선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상장할 경우 전환권을 행사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특히 보통주의 경우 지분가치가 상승해 평가이익이나 처분이익까지 가능하다. 만약 해당 기업이 상장까지 마친다면 우리은행은 상장 관련 수수료뿐만 아니라 추후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을 공급하는 등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여신 등의 실행액 건전성도 일반 기업 수준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앞으로도 생산적 금융을 모든 계열사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디노랩 선발 기업 관련 여신도 일반 기업 여신과 동일한 심사·사후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