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AI 조선소 전환 시동…10조 투자 재원은 어디서
결손금 1.5조 남아 있는 가운데 10조 투자 예정
재무개선·투자재원 마련 과제…현금흐름 활용 가능성
고부가 선박 수주로 현금흐름 확대 기대
공개 2026-07-1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9일 09: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결손금 축소와 투자 재원 마련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아직 빅3 조선소 중 유일하게 결손금이 남아 있는 삼성중공업은 그룹 투자 계획에 따라 거제 조선소 등에 1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두 과제를 병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 자금 조달보다 자체 현금흐름을 활용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현금흐름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경우 재무 건전성 개선과 투자 재원 마련을 동시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황 회복에 힘입어 현금흐름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 FLNG(사진=삼성중공업)
 
재무 건전성 개선과 투자 재원 마련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향후 10조원을 들여 AI(인공지능) 팩토리 설비, 로봇, 자율운항 기술 관련 투자를 통해 거제 조선소를 AI 기반 자율형 스마트 조선소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투자는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영남 지역 투자 계획에 포함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재무 건전성을 개선 중인 가운데 투자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 기간은 그룹 계획에 맞춰 2040년까지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올해부터 204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평균 7000억원에 가까운 투자 재원이 필요하다.
 
재무 건전성 개선과 투자 재원 마련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현금흐름을 활용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차입이나 증자 없이 현 재무 여력 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흐름은 손익계산서에 찍히는 순익과 별개다. 따라서 현금흐름으로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동시에 순익 누적을 통해 결손금을 줄여 나갈 수 있다. 이에 현금흐름을 이용해 투자에 나서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빅3 조선소(HD현대중공업(329180)·한화오션(042660)·삼성중공업) 중 유일하게 결손금이 남아 있는 업체다. 올 1분기 회사 결손금은 1조 5013억원이다. 향후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려면 우선 결손금 문제 해소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행히 삼성중공업의 결손금 감축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 결손금 감축분은 2024년 한 해 동안 327억원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는 5332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에도 결손금이 1015억원가량 줄었다. 고선가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고, 수주도 꾸준히 발생하면서 높은 순익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결손금 감축도 착실히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투자 여력은 결손금보다 현금창출력이 좌우한다는 점에서 영업현금흐름의 지속 여부가 더욱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무르익는 현금흐름 확대 분위기…재원 마련에 긍정적
 
영업현금흐름은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 조선업은 선박 건조 과정에서 중도금과 인도대금이 순차적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국내 조선업계가 고선가 선박 인도를 확대하면서 업계 전반에서 영업현금흐름이 대폭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해양플랜트 공정 진행 및 신규 수주가 이어진 점 등이 현금흐름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매출채권 변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 1분기 매출채권 회수에 따른 삼성중공업의 현금유입액은 781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177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고부가 선박 인도 확대가 현금흐름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2024년 연간 영업현금흐름은 6545억원, 지난해에는 1조5628억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며, 올 1분기에만 1조4888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이 유입됐다. 올 2분기 유휴 도크 1개를 재가동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면 매출채권 회수 속도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금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중공업은 현금성 자산(1조 6464억원)이 총차입금(1조 1958억원)을 앞지르며 14년 만에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다. 선박 인도가 확대되면서 현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공급자 중심의 조선업황도 투자 재원 마련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조선소들은 고수익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이 같은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량은 향후 3년치 매출에 상응하는 규모다.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은 LNG선 6척 등을 수주하는 등 고수익 선박을 수주했다. 앞으로도 고선가 선박 인도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영업현금흐름도 개선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현금창출력이 이어질 경우 삼성중공업이 자체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해 스마트 조선소 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순이익 누적을 통해 결손금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방산 사업 부재가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기존 사업 외 신규 먹거리 확보를 위해 해상 부유식 데이터 센터(FDC) 사업에 진출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