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자금절벽)③상장사 투자만으로 역부족…돈이 안 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74% 모태 자펀드 투자기업
벤처투자 13.6조 역대 두 번째에도 초기 비중 감소
공개 2026-07-1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9일 10: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를 앞세워 강세를 이어가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와 지수 부진은 단순한 중소형주 약세에 그치지 않는다. 벤처투자 회수시장이 위축되고, 초기 스타트업으로 흘러가는 자금 공급까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IB토마토>는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 약화가 벤처투자 생태계와 스타트업 자금 조달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정책자금과 제도 개선이 회수와 재투자의 선순환을 되살릴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지난해 코스닥 상장 기업의 74%가 모태 자펀드 투자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7곳 이상이 모태 자펀드 투자를 받고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주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투자 업계는 ▲코스닥 시장 유동성 공급 ▲초기투자 운용사 대상 모태펀드 출자비율 상향 검토 ▲스타트업·벤처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신규 벤처투자 늘었지만 초기투자 비중은 '뒷걸음'
 
9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 기업의 74%가 모태 자펀드 투자기업이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4.0% 증가한 13조6000억원을 기록한 반면,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 투자 비중은 2.0%포인트(P) 감소한 16.6%로 나타났다. 펀드 수익 안정성이 중시되며 매출·고객 기반을 갖춘 중·후기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한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벤처투자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지만, 트랙레코드가 두텁지 않은 중소형 벤처캐피탈(VC)들은 민간 출자자(LP)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소형·초기 운용사 대상 모태펀드 출자 비중을 상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배경이다.
 
투자 업계는 코스닥 상장사뿐 아니라 초기·액셀러레이터(AC) 단계 기업으로도 자금이 균형 있게 흘러야 한다고 본다. 중·후기 기업에 자금이 쏠리면 벤처 생태계 순환 고리가 약해질 수 있는 만큼, 모태펀드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등 정책·민간 재원을 연계해 벤처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AC 업계에서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C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모태펀드가 AC에 배정하는 출자 규모를 늘려야 전반적인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초기 벤처 생태계가 위축되면 증시에 올릴 수 있는 기업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IPO 외길 벗어나야···스타트업 M&A 활성화 필요
 
M&A를 통한 투자회수(엑시트) 사례가 늘어나면 벤처 생태계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이 기업공개(IPO)만을 유일한 엑시트 출구로 여기지 않고 중간 단계 매각을 택하면, 회수 자금이 다시 초기 투자로 재투입되는 흐름이 생길 수 있어서다.
 
CVC 자금 유입을 통한 벤처기업 투자가 늘면 대기업 자원과 스타트업 기술이 결합하는 통로도 한층 넓어질 수 있다. CVC 재원이 내부 사업이 아닌 외부 창업기업 투자와 인수까지 이어져야 근본적인 생태계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우량기업이 외부 기업 M&A보다 계열사 신설을 통한 신사업 진출을 선호해온 경향이 있어 외부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또 다른 AC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할 때 유망한 스타트업을 M&A하는 것보다 금융 인프라나 기업 자원들을 활용해서 계열사를 만드는 게 빠르다"라며 "이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M&A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선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기술을 흡수하는 형태의 스몰 M&A는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진행됐던 기업 사례도 있다"라며 "이 같은 형태의 M&A가 국내에서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하며, 성공 사례들을 공유하며 창업자들이 M&A에 대해 가지는 시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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