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수출 영토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세계 4위였던 한국 화장품 수출국 순위는 지난해 3위로 한 단계 올라섰고, 수출액도 직전년도 102억달러에서 114억달러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화장품 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IB토마토>는 K-뷰티 기업들이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뷰티 호황의 수혜가 어느 기업으로 이어질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4000여개가 넘는 화장품 제조사가 있지만
LG생활건강(051900)과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대형사를 제외한 인디 기업들은 상위 ODM 업체 의존도가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K-뷰티 수출이 주춤할 경우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제조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앞줄 왼쪽 네 번째)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앞줄 왼쪽 세 번째) 등 정부 관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콜마)
상위 업체 중심으로 쏠린 생산 역량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60% 정도를 1100여개가 넘는 ODM 기업이 나눠 가지는 구조다.
인디 브랜드는 제품 생산 90% 이상을 ODM사에 맡기고 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K-뷰티 열풍이 지속되면서 상위 3사도 고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코스메카코리아는 전년 동기 대비 56.33%(약 667억원) 증가한 1851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액으로만 보면 코스맥스가 9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간으로 보면 상위권 기업들은 천억원 단위로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어뮤즈, 티르티르, 페리페라 등 브랜드를 파트너사로 두고 있는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7%(약 4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스닥 상장 ODM 기업
본느(226340)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31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이 올해 동기간 9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2023년 729억원에 이르던 매출액은 2024년 687억원, 2025년 46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외형이 줄면서 지난해에는 83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 2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체 표기에 우는 중소기업
상위 ODM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이뤄지는 동안 수익도 양극화했다. 한국화장품협회가 지난 2023년 2월 기준으로 발표한 제조업자 명단은 4549곳에 달하지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사를 제외하면 직접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제조·판매 업체는 늘었지만 화장품 제조 표시 의무가 도입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또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행 화장품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은 제품을 생산·제조하는 제조업자와 이를 판매하는 책임판매업자의 상호와 주소를 구분해 표시하도록 돼 있다. 다만, 공정별로 2개 이상의 제조소에서 생산된 화장품의 경우 일부 공정을 수탁한 화장품제조업자의 상호와 주소의 기재·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
인디 브랜드사의 경우 생산 시설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ODM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탄탄한 시장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상위 ODM 업체로 주문이 몰리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브랜드사의 협상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 역시 최근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지만 대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22년에는 11.3%, 2024년에는 14.2% 증가했다. 중견기업 역시 2023년과 2024년 각각 4.1%, 3.5%를 늘렸다. 대기업은 지난 2023년 23.3%로 크게 늘린 이후 이듬해 9.9%가량을 줄였다.
이와 관련,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중소기업체들은 연구개발비를 늘리기 쉽지 않은 구조인데 제조사를 표시하게 되면 아무리 기술력이 높더라도 이미 시장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최근 화장품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 둔화를 겪게 된다면 업체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