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지주택 출발 후 부도·소송에 장기 표류브릿지론 차환 반복…보증 2800억서 5500억원"내년 하반기 착공 목표"…장기 사업 정상화 관건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대우건설(047040)의 서울 동작구 '노들역 푸르지오' 사업이 20년 가까이 본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전환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 착공이 지연되면서 PF채무보증 규모는 5500억원 까지 커졌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밝혔지만, 장기간 누적된 사업 지연과 보증 부담은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노들역 푸르지오 사업장(서울 동작구 본동 441번지) 일대 현장. (사진=네이버 로드뷰)
노들역 푸르지오, 사업 방식 전환에도 보증 부담만 늘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7일 노들역 푸르지오 개발사업 시행사 로쿠스에 대해 5500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해당 보증은 올해 1분기 기준 회사의 사업별 PF 신용보강 보증금액 2조 522억원의 26.81%를 차지한다.
노들역 푸르지오 사업은 지난 2007년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출발했다. 당시 조합은 동작구 본동 일대에 공동주택 단지를 추진하면서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자금 조달 문제와 조합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PF·브릿지 대출을 일으켰다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조합 관련 채무에 대해 대위변제를 수행한 뒤 지역주택조합 방식은 사실상 좌초됐다.
조합 부도 이후 시행사 로쿠스와 하나자산신탁이 참여하는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의 민영 개발사업으로 구조를 갈아탔다. 로쿠스를 위탁자, 하나자산신탁을 수탁자로 두고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는 형태로 재구성했다. 2010년대 중반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으나 조합원 토지 명의 이전을 둘러싼 권리관계 분쟁과 각종 소송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착공은요원하다. 그 사이 브릿지· PF 대출은 매년 리파이낸싱하고 대우건설 보증 규모를 늘려가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공시로 대우건설의 노들역 관련 보증 규모는 5000억원이 넘었다. 지난 2023년 2800억원 수준이던 PF·브릿지론 보증은 2024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32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작년에는 3750억원으로 증액·연장됐다. 지난달 공시로 5500억원까지 보증 한도가 올라가면서 약 3년 만에 2배 가량 보증 한도가 커졌다.
신탁으로도 못 푼 숙제…20년 발목 잡은 권리분쟁
업계에서는 20년 가까이 브릿지론 단계에 머문 해당 사업장을 이례적인 사례로 본다. 통상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과 인허가 등 초기 사업비를 조달한 뒤 1~3년 내 본PF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노들역 푸르지오는 시공사 금융 부담만 키운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브릿지론 차환이 반복됐고, 금융비용과 신용보강 부담 누적되는 상황이다.
권리관계 분쟁과 시행사 재무부담은 20년 가량 브릿지론 단계에 머문 배경으로 꼽힌다. 민영사업으로 전환됐지만 토지 소유권과 가등기, 손해배상 등을 둘러싼 소송이 장기간 이어진 것에 기인한다. 사업부지 전반의 권리관계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금융권이 요구하는 본PF 전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시행사 로쿠스의 재무부담 또한 지속적으로 커졌다. 사업 지연으로 브릿지론 차환이 반복되면서 금융비용이 누적됐다. 자본잠식 역시 심화됐다. 본PF 전환 지연과 재무구조 악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진 상황이다.
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차입금은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3321억원으로 전년(3039억원) 대비 9.30%(282억원) 증가했다. 대부분 토지대출 성격의 단기차입금이 늘었다. 사업장별로는 나인벨류제일차 차입금이 2024년 1050억원에서 47.62%(500억원) 늘어난 1550억을 기록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이어 프로젝트노들제일차(670억원), 티제이에스진제일차(200억원), 더씨엘제팔차(280억원), 와이케이마포로제일차(250억원) 등의 신규 차입도 반영됐다.
노들역 푸르지오는 로쿠스 금융 부채 60% 이상이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되게 만든 주된 이유다. 착공이 미뤄지면서 해당 사업장 리파이낸싱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착공 지연은 시공사인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시행사 로쿠스의 재무구조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대우건설 "사업 정상화 막바지"
대우건설은 현재 노들역 푸르지오 사업의 대위변제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노들역·노량진 생활권이라는 충분한 사업성으로 실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이번 채무보증 역시 사업 부실에 따른 지원이 아니라 브릿지론 차환을 위한 신용보강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정상화도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시절부터 이어진 조합원 및 토지 소유주들과의 보상·합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해 설계 변경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착공과 분양, 본PF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입지와 사업성 측면에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는 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파이낸싱 규모가 늘어난 것은 사업 마무리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며 "현재 협의와 정리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하반기 착공과 분양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