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균열)③성과급 양극화에 흔들리는 '한 회사' 소속감
내부 갈등에 공급망·협업 생태계 균열 우려
그룹 차원 보상 거버넌스 논의 필요 목소리
전사 공통 성과급·공동복지기금 등 구체적
공개 2026-06-2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24일 18: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성과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핵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영업이익과 연동한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잇달아 도입하며 성과주의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계열사별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성과급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성과급 양극화가 그룹 내부에 남긴 균열과 향후 인재 전략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출처=연합뉴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성과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재계에서는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영업이익과 연동한 고성과 보상 체계가 핵심 인재 확보에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계열사별·사업부별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같은 그룹 안에서도 상대적 박탈감과 갈등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그룹 전체 가치 기여도를 반영하는 적절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핵심 계열사를 떠받치는 후방 계열사와 지원 조직이 소외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그룹 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열사별 성과급 격차 확대…그룹 결속력 흔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내부에서는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그룹 정체성과 조직 결속력 문제로 확산되면서 공통 재원을 활용해 성과급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부품과 물류, 화학과 정유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돼 있다. 핵심 계열사에 대한 보상 집중이 단기적으로는 인재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후방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성과주의를 유지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연대성과 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보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안은 전사 공통 성과급 제도다. 사업부 또는 계열사별 성과급과 별도로 그룹 전체 성과를 공유하는 재원을 마련해 일정 부분 공동 보상하는 방식이다.
 
실제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 직원 중심 노동조합 등은 디바이스솔루션(DS) 본부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에 전체 영업이익의 1%를 전사 공통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안건이 이번 성과급 제도 개편안에 반영됐다면, 올해 예상 영업이익 기준 363조 1268억원의 1%인 3조 6312억원이 공통 재원으로 마련된다. 2027년 기준으로는 4조 9709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그룹 내 가치 기여도를 반영하는 보상 보정 시스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단순히 영업이익 규모만이 아니라 생산 안정화, 공급망 관리, 연구개발 지원 등 계열사 간 협업 기여도를 평가해 성과급 산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공동근로복지기금 확대를 통해 계열사 간 복지 격차를 완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룹 내 특정 계열사의 성과급 소식이 들려오면 최근에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 문제"라며 "과거에는 그룹 공채 등을 통해 '한 회사'라는 소속감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성과급 수준에 따라 조직 간 위화감이 커지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 양극화, 그룹 넘어 사회적 과제로 번져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성과급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모델'을 거론하며 "천문학적인 초과이익을 과연 정규직만 가져갈 문제인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원·하청 동반성장을 위해 초과이익을 배분하는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으로 창출된 초과이익이 일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와 중소기업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만 재계에서는 사회연대임금 논의와 별개로 그룹 내부 보상 거버넌스 정비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불거지는 갈등 역시 원·하청 문제가 아니라 같은 그룹 내 계열사와 사업부 간 보상 격차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련 노무 전문가는 <IB토마토>에 "최근 확산되는 성과급 불만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뿐만 아니라, 동일 그룹 내 계열사나 심지어 같은 회사 내 사업부 간의 보상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각 기업 집단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보상 거버넌스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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