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청소)①퇴출 시계 빨라지자…동전주 '병합 러시'
동전주 요건 7월 시행…병합·감자 우회 차단
6월 초 11곳 병합 공시…코스닥 저가주 집중
신주 상장 뒤 주가 약세…가격 착시 주의보
공개 2026-06-15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1일 09:5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7월부터 상장폐지·퇴출 요건 강화안이 본격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에는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요건 신설, 반기 완전자본잠식의 실질심사 사유 추가, 공시위반 기준 강화, 실질심사 개선기간 단축 등이 담겼다. 그동안 일부 한계기업들이 액면병합이나 감자, 단기 자금조달로 상장폐지 리스크를 피해왔던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한계 상장사들의 생존 전략과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점검하고, 부실기업의 시장 진입을 걸러내는 상장 전 심사와 상장 이후 지속 관리 책임까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오는 7월1일부터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이 시행되면서 코스닥 저가주를 중심으로 주식병합 공시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가 새롭게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되고,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 가능성도 제한되면서다. 그동안 일부 한계기업들이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위험을 피해왔지만,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 아래에서는 가격 조정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서도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식병합 결정은 계속됐다. 1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신규 주식병합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헝셩그룹(900270)엑사이엔씨(054940)더라미(032860)모아라이프플러스(142760)모아데이타(288980)파루(043200)노을(376930)티엔엔터테인먼트(131100)우리이앤엘하루틴(153490) ▲우리바이오(082850)피플바이오(304840) 등 11곳으로 파악된다.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동전주 퇴출 앞두고 '병합 러시'…규제 한 달 앞으로
 
앞서 지난 2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전격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는 주식병합 공시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으로 지난 2월 초 이후 약 3개월간 주식병합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174곳에 달했는데, 이 중 2월 초 기준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한 기업은 119곳으로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주가가 1000원대였던 기업도 48곳으로 27.6%에 달했고, 2000원 이상 기업은 7곳에 그쳤다. 주식병합이 고가주보다는 동전주 또는 저가주 중심으로 집중됐다는 의미다.
 
제도 시행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식병합이라는 막차를 타기 위해 움직이는 까닭은 7월1일부터 적용되는 '꼼수 방지 규제'의 소급 적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 이후 동전주로 인해 관리종목이 되면, 그날부터 90거래일 동안은 추가 주식병합이나 감자가 전면 금지된다. 우회로가 원천 차단되는 것이다.
 
특히 관리종목이 된 상태에서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억지로 맞추기 위해 10대 1을 초과하는 과도한 병합·감자를 단행하면 편법 우회 행위로 간주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이 때문에 주가가 100원~200원대인 초저가 동전주 기업들도 10대 1, 20대 1 비율로 무리하게 병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6월 초에만 11곳 '막차'…코스닥 저가주 병합 집중
 
6월 주식병합을 공시한 상장사들은 이날 장을 1368원에 마감한 우리바이오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동전주로 분류된다. 11곳 중 5대 1 병합을 택한 곳은 헝셩그룹, 엑사이엔씨, 더라미, 노을, 티엔엔터테인먼트, 우리이앤엘하루틴, 우리바이오 등 7곳이며, 모아라이프플러스, 모아데이타, 파루, 피플바이오 등 4곳은 2대 1 병합을 결정했다. 저가주 이미지를 벗기 위한 가격 단위 조정에 나선 것이다.
 
11곳 모두 7월부터 9월 초 사이 매매거래 정지와 신주 상장을 앞두고 있다. 7월1일 동전주 퇴출 요건 시행 직후부터 실제 병합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구조다. 제도 시행 전 병합 결정을 완료하고, 시행 이후 신주 상장으로 가격 단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다만 시장에선 단순히 외형상 동전주 이미지는 벗어날 수 있지만, 실적이나 재무구조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상장유지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병합 직후에는 낮아진 유통주식 수와 높아진 기준가로 단기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지만, 기업가치가 그대로인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신주 상장 뒤 주가 줄 하락…주식병합에도 한계
 
실제로 대부분의 주식병합을 결정한 상장사들은 단기간의 주가 상승이라는 반짝 효과에 그쳤다.
 
일례로 헝셩그룹은 지난 1일 5대 1 주식병합을 결정, 이에 따라 보통주 발행주식 수는 2440만4704주에서 488만940주로 줄어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종가 기준 주가는 1일 610원에서 2일 793원, 4일 797원으로 단기간 오르는 데 그쳤고, 9일 641원까지 하락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으로 끝났다.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5배로 조정되기 마련이지만, 주식병합에도 동전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공시 직후 주가가 곧바로 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주식병합을 공시했을 당시엔 주가에 기대감만 반영되고, 실질적인 조정은 신주 상장일에 반영된다. 그러나 주식병합으로 신주가 이미 상장되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한 상장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피 상장사인 웅진씽크빅(095720)의 경우, 지난 3월11일 주식병합을 결정한 뒤 5월15일 신주가 상장됐지만 지난 3개월간 주식은 오히려 37.40% 하락했다. 종가 기준 웅진씽크빅의 주가는 3월11일 2075원에서 2376원(12일)로 급등한 이후 2506원(18일)까지 상승했지만, 병합·전자등록 변경을 위해 거래 정지 기간을 거친 뒤 주가는 이날 1299원으로 급전직하했다.
 
관련 업계에선 주식병합이 주가 수준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효과는 낼 수 있어도, 실적 부진이나 투자심리 악화까지 되돌리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병합 이후 기준가가 높아지더라도 기업가치가 그대로라면 시가총액에는 변화가 없고, 오히려 거래 재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나 유동성 축소 부담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액면병합은 주식 수와 주당 가격을 조정하는 회계적 조치일 뿐 매출이나 영업이익,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수단은 아니다"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병합 후 기준가 상승을 기업가치 개선으로 오인하는 가격 착시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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