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소스, 0% 금리로 숨통…바이오원료 '승부수'
CB 200억·BW 100억 조달…표면·만기이율 0%, 리픽싱 제외
조달금 대부분 바이오원료 매입·기존 메자닌 콜옵션 재원 투입
상품매출 54%…반도체 코팅 기업 넘어 바이오 신사업 시험대
공개 2026-06-1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보호 코팅 전문 기업 그린리소스(402490)가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이자 부담 없는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조달자금 대부분이 차입상환이 아니라 본업과 관련이 없는 바이오원재료와 상품 매입에 투입되는 만큼, 해당 사업 지속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린리소스 로고. (사진=IB토마토)
 
그린리소스, 300억원 사채 발행으로 유동성 숨통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린리소스는 지난 2일 200억원 규모 CB와 100억원 규모 BW 발행을 결정했다. 두 사채 모두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방식이다.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은 각각 1만5912원으로 동일하다. CB 전환에 따라 발행될 수 있는 주식은 125만6913주로 주식총수 대비 6.91%다. BW 행사 가능 주식은 62만8456주로 주식총수 대비 3.58%다.
 
이번 CB·BW 발행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금리 조건이다. CB와 BW 모두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이 0.0%다. 주가 하락 시 교환가액을 조정하는 별도 리픽싱 조건도 빠졌다. 만기는 2031년 6월10일이며, 주식 전환 청구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27년 6월 10일부터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채권 발행으로 오버행(잠재 물량) 리스크도 제기됐다. 기존 미상환 사채와 신규 CB·BW 물량을 모두 합치면 273만1724주로, 전체 기발행 주식 총수 대비 16.13%에 달한다. 다만 채권 모두 60% 규모의 매도 청구권(콜옵션)이 걸려있고, 주가 상승 시 대주주가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어 오버행 우려도 줄였다.
 
이처럼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들이 설정됐음에도 다수의 기관과 펀드가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책임 기업의 성장성과 주가 상승에 대한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CB는 KB증권이 104억원 출자를 결정했고, NH투자증권(005940)이 35억원, 신한투자증권이 30억원, 미래에셋증권(037620)이 20억원, 삼성증권(016360)이 1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BW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86억원을 출자했으며, 신한투자증권은 14억원을 투자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금융비용 부담을 키우지 않고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린리소스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용 부품에 코팅소재를 개발 및 제조하는 기업이다. 제조업 특성상 연구개발(R&D)을 위한 막대한 자금 조달이 필요해 외부 차입을 늘렸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부채 758억원 중 유동부채가 88.5%(671억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차입금만 337억원이다. 현금성 자산은 82억원으로 전년 동기(33억원) 대비 늘었으나 유동부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차입금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은 272억원으로 장기차입금(24억원)대비 훨씬 많다. 대부분 변동금리 조항이라 이자 비용 부담도 크다. 이자비용을 포함한 금융비용은 올해 1분기 20억8000만원으로 전분기(7억8000만원) 대비 크게 늘었다. 
 
다만 이번 CB·BW로 조달한 자금은 유동부채 상환보단 신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그린리소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CB·BW의 30% 콜옵션 만기가 올해 10월까지다. 상황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하여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입금 상환보다 신사업에 '집중'
 
 
이번 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사용처도 주목된다. CB 200억원은 전액 바이오원료 등 원재료 및 상품매입에 투입된다. BW 100억원 중 20억원 역시 바이오원료 등 원재료·상품매입에 쓰인다. 나머지 20억원은 종속기업 씨이케이에 대한 운영자금 대여, 60억원은 2024년 발행한 기존 CB와 BW의 매도청구권 행사 재원으로 배정됐다. 이번 조달 성격이 단순 채무상환이 아니라 사업 확장과 기존 메자닌 관리에 가깝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린리소스는 최근 몇 년간 희토류 등 바이오 원료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번 CB 발행으로 조달한 200억원도 바이오원료 등 원재료 및 상품 매입에 전액 활용한다. 반도체 웨이퍼 부품 리사이클링 기술에 집중하던 기업의 친환경 행보를 잇는 신규 사업이다.
 
팜유 부산물인 바이오 원료는 주로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원료를 활용해 대체 원유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아시아에너지에 공급하고 있다. 
 
신사업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희토류 및 바이오 원료 사업 매출은 2024년 1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766억원까지 급격히 늘었다.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도 6.1%에서 75%으로 뛰었다. 올 1분기에도 상품매출은 1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3.7%를 차지했다. 기존 반도체 코팅 사업보다 상품·바이오원료 사업이 매출 외형을 견인하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초전도선재 장비도 또 다른 성장축으로 꼽힌다. 매출은 2024년 2억원에서 지난해 14억원으로 뛰었고, 올해 1분기에는 41억을 기록했다. 그린리소스는 국내 초전도선재 개발 전문업체이자 협력사인 서남(294630)을 통해 미국 시장에 제품을 납품 중이다.
 
다만 신사업 기대가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바이오원료 사업은 원료 수급, 국제 가격, 환율, 발전사 입찰 구조, 제도 변화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상품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기존 고부가 코팅 기술 기업으로서의 수익성과는 다른 리스크도 커진다. 초전도선재 장비 역시 시장 개화 단계인 만큼 매출 반복성과 수주 지속성을 확인해야 한다.
 
그린리소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RPS 제도에서 규정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 선박, 철강 등 제도 도입이 논의되는 산업군도 확대되고 있다"라면서 "바이오 원료 시장 자체도 폐쇄적이고 대체 원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기업들도 한정돼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