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SK실트론 몸값 뛰자 FI 공동 인수론 재부상
인수금융에 계열사 지분 유동화로 자금 확보
반도체 호황에 몸값 오르면서 독자 인수 기조 흔들
신용도 하락 부담에 차입 확대보다 FI 검토할 듯
공개 2026-06-1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두산(000150)그룹이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지난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차입을 끌어쓰며 그룹의 자금 동원력을 총동원했지만 막판 협상 변수를 맞았다. SK실트론 몸값이 당초 협상 기준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수 자금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계열사 지분 담보를 통해 2조원의 실탄을 마련했지만 총차입금 의존도는 이미 ‘주의’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이에 자체 조달 기조를 고수하던 두산에서 재무적 투자자(FI) 공동 인수를 재검토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두산)
 
끌어올린 차입…총차입금 의존도 39% '주의' 수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사실상 차입 한계치까지 자금을 조달했으나 가격 재조정이라는 막판 변수를 만났다.
 
앞서 두산그룹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70.6%를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이를 반영한 SK실트론의 예상 인수가는 5조원 안팎이다.
 
두산은 SK실트론의 미국 자회사 사업 적자 부담과 순차입금 규모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판단하고 지분 담보와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웨이퍼 공급망 전략 가치 재평가로 인수가 눈높이가 당초 기준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이 확보한 가용 자금만으로는 재산정된 인수가 수준을 감당하기에 빠듯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두산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지위를 반납하며 규제 공백을 활용해 계열사 지분 담보대출과 주가수익스와프(PRS)를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6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담보로 각각 5500억원과 3600억원을 차입했다. 이후 두산로보틱스 주식 1170만주를 기초자산으로 PRS 계약을 체결해 9477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두산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41.1%포인트 급등한 109%를 기록했으며 총차입금 의존도는 39%로 재무 건전성 주의 기준인 40%에 근접한 상황이다.
 
지주사 규제를 벗어나면서 자회사 지분 보유 의무와 부채비율 제한에서 자유로워졌고 추가 차입과 계열사 지분 유동화 여력도 생겼다. 두산은 이 공백을 적극 활용해 차입 규모를 한도 근방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쟁점은 적정 기업가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가깝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자산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양측이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체 조달 기조 흔들…길어지는 협상
 
두산은 당초 SK실트론 인수를 FI 없이 그룹 자체 자금으로 마무리하는 방향을 고수해 왔다. 인수금융 조달 채비를 마친 데다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와의 공동 투자 대신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두산그룹에 2조 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등 정책금융의 뒷받침도 이어지고 있다. 필요한 인수 자금 중 절반을 산업은행을 통해 조달하고, 자체 현금성 자산 보유액도 1조 6246억원으로 자금 조달이 무리가 없었다.
 
다만 인수가격이 추가로 높아질 경우 재무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특히 신용평가기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산정한 두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다. 이는 외부 차입을 추가로 일으킬 경우 장래 환경 변화에 따라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안정적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거 검토됐던 FI 공동 인수 구조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추가 차입 대신 FI 자금을 활용해 인수 부담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차입 한계치에 임박한 상황에서 인수가 상단이 높아질수록 FI와의 공동 구조가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FI를 끌어들이면 자금 문제는 해소되지만 두산 입장으로서는 FI 참여 구조가 협상력을 오히려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두산 측은 <IB토마토>에 "현재 SK실트론 협상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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