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섬(020000)이 최근 2년간 이어지던 역성장 기조를 끊어내고 지난해 매출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앞서 한섬은 프랑스 등 유럽 지역 내 홀세일 판매를 늘려왔지만 10억원대 매출 규모에 머무르면서 고전을 겪고 있다. 이에 매출기여도가 높은 국내 업황 회복이 향후 한섬의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브랜드의 국내 상위 20개 백화점 입점률이 80%를 넘어서는 만큼 최근 백화점 업황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한섬)
국내 수요 회복에 4분기 실적 '반등' 시작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섬은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4918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1조 4853억원) 대비 0.44%의 낮은 성장률이지만, 지난 2023년부터 이어지던 역성장 기조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앞서 한섬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2020년 1조 1959억원, 2021년 1조 3874억원, 2022년 1조 5422억원으로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 2023년 매출은 1조 5286억원을 기록하면서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매출 정체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패션 소비 둔화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637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4357억원) 대비 6.43% 급성장했다.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에프앤가이드는 한섬의 매출액을 4089억원으로 전망했다. 동기간 지난 2024년(3936억원), 2025년(3803억원)과 비교해도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최근 국내 백화점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 한섬의 지역별 매출액만 보면 국내는 4639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4347억원) 대비 6.71% 증가했다. 이는 4분기 연결 매출 성장률 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국내 소비 회복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섬은 백화점 노출도가 다른 브랜드 대비 높고 고가 브랜드를 다수 취급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향후 백화점 수요 회복과 양극화되는 소비 환경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섬은 국내 오프라인 매장 1330개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백화점, 아울렛, 편집숍, 온라인몰 등 총 110개 업체에 입점해있으며,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 세가지 온라인 몰을 통해 전세계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국 총 65개의 백화점 점포 매출액에서 상위 20개 점포가 전체의 70%를 차지하는데, 이들 20개 점포에 한섬의 주요 제품 브랜드 8개의 입점률은 86.7%로 추정된다. 제품 전체로는 74.2%에 달하고, 디케이에와이(DKNY), 타미힐피거, 클럽모나코 등 주요 상품 브랜드들 또한 유사한 수준이다. 이외에도 타임(TIME), 마인(MINE), 시스템(SYSTEM)으로 대표되는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시장 확대 나섰지만 여전히 '제자리'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상황에 성패가 갈무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한섬은 프랑스 진출을 중심으로 유럽 지역 확장에 나섰지만, 매출액은 지난해 13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년도(12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0.09%에 그쳤다. 여전히 매출 99.86%가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앞서 한섬은 지난 2013년 8월 한섬 파리(Handsome Paris)를 설립하고 도·소매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선보인 '타임 파리', '시스템 파리'를 글로벌 브랜드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억원 증가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23년(23억원) 대비로는 2년여 만에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한섬은 형후 프랑스 거점 영업을 통해 해외 홀세일을 확대하면서 외형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한섬이 내세운 브랜드인 '타임 파리', '시스템 파리'는 지난 2019년부터 7년째 참여중인 파리패션위크에서 선보였던 컬렉션을 국내에서 독립 브랜드화한 것으로, 이들 '타임 파리', '시스템 파리'는 기존 타임, 시스템과 달리, 유럽 소비자의 취향이 반영돼 과감한 소재와 디자인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향후 지속적으로 홀세일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프랑스 사마리텐 백화점에서 '타임'의 팝업을, 올 초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오스만 본점에 '시스템 옴므' 매장을 열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