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올 초도 '저축성보험' 급증…유동성 관리 안간힘
보장성보험 비중 앞질러…CSM 확보에는 부정적
공개 2023-05-1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9: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교보생명이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저축성보험 일시납 상품을 대거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금리상승을 배경으로 보험계약 해약이 늘어나 지급보험금 규모가 커졌는데 이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한 차원이다. 다만 저축성보험은 새 회계제도에서 보험영업 수익에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면이 있다.
 
올 1월에도 저축성 대거 판매…지난해부터 보장성 앞질러
 
12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월 일반계정(개인보험) 초회보험료가 1조6556억원으로 나타난다. 초회보험료는 보험 신계약에 의한 첫 번째 납입보험료를 의미한다. 고객이 처음 납입한 보험료 규모가 이처럼 조 단위로 계산되는 것은 보험사가 저축성보험을 일시납 상품으로 판매한 경우다.
 
(사진=교보생명)
 
일반계정 초회보험료 구성은 보장성보험이 65억원이고, 저축성보험이 1조6491억원으로 확인된다. 저축성보험 중에서도 특히 연금보험(1조6496억원)을 대거 판매했다. GA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월 ‘(무)교보하이브리드연금보험’ 일시납(최저 1000만원) 상품을 출시하고 2월3일까지 판매했는데 확정이율(경과기간 5년 미만)이 4.6% 수준이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판매 당시 4% 중반이 넘는 금리를 제시했다”라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높았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교보하이브리드연금보험 상품은 지난 3월(3월20일~4월30일)에도 거치형으로 재판매됐다. 이 역시 일시납 형태였으나 확정이율은 3.4%로 내려갔다. 이달 1일부터 다시 판매하고 있는 것도 확정이율을 3.6% 수준으로 내리며 조정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11월~12월)에도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3조8914억원으로 확인된다. 그 전년도인 2021년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는 2868억원이었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포트폴리오 비중도 변화됐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수입보험료 구성은 보장성보험이 4조9543억원으로 23.9%, 저축성보험이 7조7040억원으로 37.2%로 나타난다. 전년도에는 해당 비중이 각각 30.5%, 30.0%였는데 지난해 일시납 판매로 역전된 셈이다.
 
빠져나간 보험금에 유동성 관리…CSM 확보에는 부정적
 
보험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그동안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려왔지만 작년에는 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유동성 대응 차원에서 저축성보험 일시납 판매를 확대했다. 저축성보험은 금리 경쟁이 핵심인 만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보험계약에서 해약이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012년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을 줄이는 세제개편안이 적용되기 전에 보험사 절판마케팅으로 해당 상품 판매가 급증한 바 있는데, 지난해 혜택의 유지기간(10년)이 경과하면서 저축성보험 상당수가 만기도래 또는 해약된 것도 유동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일반계정과 특별계정(퇴직연금+퇴직보험+변액보험) 지급보험금(보험금+환급금+배당금) 규모가 16조8877억원으로 전년도 11조5536억원보다 5조원 이상 증가했다. 일반계정이 11조6163억원이고, 특별계정이 5조2714억원으로 확인된다. 특히 일반계정에서는 보장성보험이 3조1890억원, 저축성보험이 8조4273억원이다. 보장성보험의 지급보험금은 전년도와 규모가 같았지만 저축성보험은 4조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급격히 빠져나간 보험금을 올해도 저축성보험 일시납 판매로 메우고 있는 상황인데, 저축성보험은 IFRS17에서 보험영업 수익으로 잡히지 않는 만큼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CSM은 보험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으로 IFRS17 체계에서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경쟁이 심화되면서 보장성 수입보험료 증가는 더딘 편이고, 저축성이나 퇴직연금으로 수입보험료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라면서 “최근 증가한 저축성 보유계약은 보험계약마진 규모가 비교적 작아 경쟁사 대비 보험손익 개선 수준이 낮게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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