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살리기 나선 대신증권…건전성 괜찮을까
대신저축은행 500억 상당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
"사내유보금 여력 충분해 어려운 시장 극복할 것"
공개 2023-04-12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6: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대신저축은행에 대한 자금수혈에 나서며 재무구조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사들이 업황 부진으로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이다 보니 계열사를 지원할 만한 체력을 갖춘 상태인지 의구심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가 대신증권의 즉각적인 신용도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대출부담과 실적저하의 여파로 대신증권의 건전성 확보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대신증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3월27일 대신저축은행의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대신저축은행의 자본확충을 통한 BIS자기자본 비율(국제결제은행에서 권고하는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 개선이 목적으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이를 통해 대신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 제고를 기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말 기준 대신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은 10.4%를 기록해 시장의 권고기준인 11%를 하회했다. 또한 업계 평균인 13.2%에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시장에선 대신저축은행의 BIS자본비율이 12.3%(2022년 말 기준 추정)까지 개선돼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시장에선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저축은행의 높은 부동산금융 부담에 우려하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 자산은 총 5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9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금융의 총자산 내 비중은 21%로 캐피탈(29%, 22.09 A급 이하 기준) 대비 낮은 수준이나 높은 레버리지로 인해 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부담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 대신저축은행은 지난해 매출은 1988억원으로 전년 1439억원 대비 38.2% 증가하고 자산총계도 20.6% 증가한 3조16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12월 말 기준 대신저축은행의 총 대출금 2조4837억원 중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전체 대출금 중 46.9%인 총 1조1668억원을 기록해 업계 평균 35.7%를 상회했고 BIS 자기자본비율은 최근 5개년 연속 시장 평균치를 하회했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자회사를 지원해야 하는 대신증권의 상황도 여유롭지는 않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지난 2022년 실적에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와 채권 자산 손실 등의 부진이 이어져 매출은 전년 대비 16.4% 늘어난 4조2314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1.1%, 67.0% 급감한 2561억원, 2034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3월6일 공시에선 대신증권은 2022년 진행한 나인원한남 사업권 관련해 추가 과세청구 836억원이 충당부채로 설정됐다고 밝혀 당기순이익이 기존 2034억원에서 1317억원으로 하향 조정돼 건전성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됐다.
 
 
 
이에 따라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340.3%로 전년 대비 99.4%p 대폭 하락해 같은 기간 자본기준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당국 규제치 100%를 넘으나 권고치 500%를 밑도는 수치다.
 
증권사의 이익창출력과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2019년을 제외하고는 2021년까지 신용평가사들이 권고하는 140%을 상회했으나 2022년 12월 말 기준 전년 대비 30.2%p 급감한 123.7%을 기록했다. 다만 유동성비율은 증가해 2022년 12월 말 기준 전년 122.9% 대비 9.5%p 상승한 134.6%을 나타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지난 수년간 부동산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어진 부동산 익스포져 증가는 부동산 채무보증으로 구성된 우발채무 규모로 이어져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규모는 지난 2020년 47.6%에서 2021년엔 89.2%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2022년에도 79.6%를 기록해 업계 평균인 51.2%를 크게 상회했다. 
 
신 성장동력확보와 건전성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대신증권에게 부동산 익스포져의 안정성 확보는 향후에도 대신증권이 풀어야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출자금액 500억원은 대신증권의 2022년 12월 말 대신증권 자기자본 규모인 2조원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며 “대신증권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부동산경기 하강과 지난 수년간 급증한 대신금융그룹 내 부동산 익스포져 신용위험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최상위 지배기업이자 재무적 지원주체인 대신증권의 자금소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유상증자는 사내유보금으로 진행될 것으로 안다"라며 "지금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자회사의 자본건전성을 유지할 만큼의 충분한 여력은 있고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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