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편중' 키움증권 황현순호…IB 승부수 이번엔 통할까
수익구조 90%, 리테일에 편중
IB 강화 위해 종금사 이어 초대형 IB 지정 노력
공개 2023-04-0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8: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용준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입성을 이끈 황현순 대표이사가 연임을 확정지으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IB부문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데다 리테일 부문 편중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선언하는 승부수를 던진 황 대표가 영토 확장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황현순 대표가 키움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새로운 임기 3년을 보장받았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리테일이 곧 키움의 정체성'이라 할 만큼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중장기 계획도 리테일 중심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것이 재신임의 주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본사 (사진=키움증권)
 
황 대표는 지난해 12월 임원인사에서 리테일총괄본부와 ICT본부를 담당하는 김희재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면서 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장에서 17년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영웅문S' 서비스를 다양화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자산 거래를 벗어난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조각투자 분야도 김희재 전무의 리테일총괄본부에 맡기면서 미술품 조각 투자는 이랜드그룹·테사, 음악 저작권료는 뮤직카우, 부동산은 세종텔레콤·카사·펀블·비브릭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대체투자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보 속에서 키움증권 수익구조의 리테일 부문 편중이 심화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K-IFRS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5.7% 감소한 6564억원, 순이익도 44.2% 줄어든 5082억원(법인세차감전순이익: 6802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전체 영업익의 99%(6492억원)와 순이익(법인세차감전순이익)의 97%(6591억원)가 리테일에서 기록될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전체 영업익에서는 무려 42%p가 증가한 수치이고, 순이익에서도 41%p나 늘어난 것이다.
 
물론 키움증권이 수익모델 다각화를 위한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아홉 번째로 종투사로 지정되면서 자기자본 200% 이내에서 기업 신용공여 및 헤지펀드 신용공여가 가능해졌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전담 중개업무도 허용됐다.
 
당시 황 대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으로 IB사업부문이 확대돼 회사의 수익모델이 균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표에서 IB사업 본부는 전체 영업익의 비중이 전년도 12%에서 오히려 4%p나 감소한 8%(548억원)로 집계됐다. 세전순이익 역시 전년도보다 4%p 줄어든 8%(548억원)의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수수료수익 또한 1385억원으로 전년(1938억원)보다 29%나 감소했다.
 
이는 고금리로 인한 매입 수요 위축과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불안으로 채권, 구조화 및 PF 부문의 수익 감소 폭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키움증권이 IB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 비하면 만족할 수 없는 실적이다.
 
올 들어서도 키움증권은 수익 다각화를 위한 IB 부문 강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691억원을 채워 '자기자본 4조원 이상' 기준을 충족하면서 종금사를 넘어 초대형 IB 지정을 정조준하고 있다.
 
초대형 IB 인가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발행어음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인수금융, 기업대출 등에 투자가 가능해 결국 IB 사업 확장과 수익구조 다각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황 대표도 주주총회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서 포지션 강화, 초대형 IB로의 도약, 글로벌시장으로 도약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키움증권이 자기자본 4조 요건을 충족한 만큼 초대형 IB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도 "이 경우 증권사 유동성 불안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인 발행어음을 발행에 나설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유지와 리스크들을 통제할 수 있는 준비도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초대형 IB 지정에 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인가 요건은 갖춰진 상황이라 추진 중이고 사업다각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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