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ETN 종목 최다 보유…수익 다각화 박차
신규 ETN 공격적 출시…모두 62종목으로 증권사 중 종목 수 1위 올라
IB부문 실적 비중 높아…부동산 업황 둔화로 수익 다각화 필요성 커져
공개 2022-12-2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09: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메리츠증권(008560)이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지난해 ETN 사업을 담당하는 팀을 신설하며 후발주자로 ETN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신규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해 왔는데 이번 달을 기점으로 삼성증권(016360)을 제치고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ETN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ETN 시장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만큼 ETN 시장을 선점한다면 향후 수익 다각화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 상품 수는 모두 367개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의 ETN 상품 수가 62개로 가장 많다. 삼성증권(58개)과 신한투자증권(57개), 한국투자증권(51개), 미래에셋증권(006800)(35개)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메리츠증권 본사.(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6월 ETN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국내 ETN 시장이 2014년 11월부터 본격화된 것과 비교하면 뒤늦게 ETN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지난해와 올해 신규 ETN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웠다. 이어 이달 21일 3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채권형 ETN 8종을 상장시키면서 결국 삼성증권을 제치고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ETN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등 IB부문 중심의 사업기반을 통해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해왔다. 지난해 기준 메리츠증권의 전체 순영업수익은 1조553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IB·금융부문 수익이 1조2204억원으로 약 78%를 차지했다. IB부문 손익은 대부분 부동산PF 인수주선 및 채무보증 수수료로, 금융부문 손익은 IB부문과 연계한 기업대출과 보유채권 이자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위탁매매와 자산관리부문 수익은 각각 1110억원, 279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의 전체 순영업수익 시장점유율이 6.5%인데 반해 위탁매매부문과 자산관리부문 시장점유율은 각각 1.6%, 2.1%에 그치면서 전체 실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업황 둔화로 IB부문 실적도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ETN 출시,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개시 등 신규 사업을 통해 수익원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초 트레이딩본부와 파생본부 산하에 각각 ETN 사업을 담당하는 팀을 신설하면서 ETN 사업 강화 의지를 내보였다. 이후 2021년 6월 물가 연동국채를 추종하는 ETN 4종을 출시하면서 ETN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해 36개의 신규 ETN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에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26개의 ETN 상품을 발행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농산물, 천연가스 선물 등의 지수를 추종하거나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국내 최초의 ETN 상품을 적극 출시하면서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트레이딩본부가 채권, 외환 등과 관련된 상품을, 파생본부는 주식, 원자재 등의 테마 상품을 주로 발굴해 공급하고 있다. 21일에 상장된 ETN도 국내 최초의 3배 레버리지 채권형 상품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N 시장규모(지표가치총액)는 2014년 말 4748억원에서 2021년 말 8조8164억원, 2022년 11월 말 10조51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2020년까지는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8개 증권사가 ETN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지난해 메리츠증권, 올해 키움증권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10대 증권사가 모두 ETN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직까지 ETN 사업을 통한 수익규모가 당장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증권사들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연이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시장을 미리 선점한다면 향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에도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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