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주관사 놓친 SK증권, 인수단 자리 꿰차나
11번가 상장작업 본격화…상장주관사 선정 마쳐
SK증권 인수단 합류 가능성…쏠쏠한 수수료 수익 기대
공개 2022-09-02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9: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SK증권(001510)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11번가의 인수단 지위를 부여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K증권은 IPO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지만 옛 SK그룹 계열이라는 이력을 바탕으로 SK리츠(395400)와 원스토어의 공동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SK증권이 비록 11번가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인수단으로 합류한다면 수수료 수익과 청약고객 유입 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016360)을 공동주관사로 최종 선정하면서 상장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지난 5월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해 후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PT(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11번가 상장주관사 합류를 내심 기대하던 SK증권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앞서 11번가가 PT를 진행할 당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대형증권사들 외에 SK증권도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SK증권 본사. (사진=SK증권)
 
SK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 순위가 20위권 밖인 중소형 증권사다. IPO 시장은 자기자본 규모가 수조원대인 대형 증권사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기업의 상장주관 업무를 수행할 기회를 얻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하지만 SK증권은 SK그룹과 돈독한 인연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SK그룹 계열사 딜에 대부분 참여하면서 IPO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추가해 왔다. SK증권은 IPO에 나선 SK리츠와 원스토어의 공동주관사로, SK바이오팜(32603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SK쉴더스의 상장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리며 SK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모두 수주했다. 다만 올해 증시 입성을 노리던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IPO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상장계획을 철회해 아쉬움을 삼켰다.
 
SK증권이 예상과 달리 11번가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인수단으로 합류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비록 상장주관사보다 적은 청약물량을 배정받지만 인수수수료 수익과 개인고객 유입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SK증권은 2020년 SK바이오팜,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SK그룹 계열사의 상장 당시 인수단으로 참여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도 했다.
 
SK증권은 SK바이오팜 상장 과정에서 156만6265주의 공모물량을 배정받아 7억7000만원에 이르는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배정물량은 공동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232만9819주)보다 작지만 함께 인수단으로 참여한 하나금융투자(97만8915주)보다 많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당시에는 183만6000주를 배정받았다. 반면 같은 인수단으로 참여한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배정물량은 각각 114만7500만주였다. 이에 SK증권의 수수료 수익도 9억5472만원으로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각 5억9670만원)보다 더 많았다.
 
 
  
특히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에서는 171만1200주를 배정받았는데 이는 같은 인수단이었던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각 42만7800주)보다 4배에 이르는 규모였다. 수수료 수익도 14억3740만원으로 삼성증권·NH투자증권(각 3억5935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여기에 2000원의 청약수수료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수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SK증권은 2018년 사모펀드 J&W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돼 SK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회사채 발행 등 DCM(채권자본시장)부문에서 협력을 이어가며 지원을 지속한 데 이어 IPO 등 ECM(주식자본시장)부문에서도 협력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11번가의 예상 기업가치가 2조~3조원에 이르는 만큼 SK증권이 인수단으로 합류한다면 쏠쏠한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번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증시 입성을 위한 상장주관사를 막 확정한 단계”라며 “인수단 구성 등 상장과 관련된 다른 사항들은 아직 논의되거나 확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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