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회차 CB에 EB까지 투자자 풋옵션 지속 발생지난해 2만원 웃돌던 주가 올해 1만원 중반대로 하락풋옵션 잔액 대응 가능하지만 7회차 CB 발행 조달금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미용패치 제조·판매 사업 등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라파스(214260)가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통한 이자 상환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영업수익을 통한 현금 확보가 아닌 전환사채와 차입금 증가로 인한 재무활동현금흐름 110억원이 유입된 데서 기인한 현금성자산 증가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여기에 유동비율도 100% 이하를 맴돌고 있어 흑자전환을 통한 현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라파스 홈페이지)
주가 하락에 올해만 네 번째 풋옵션 행사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파스가 지난 2023년 발행한 제5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한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됐다. 발행 당시 권면총액은 6억9625만원이었지만, 이자가 포함되면서 총 취득금액은 7억4468만원으로 늘었다. 라파스는 제5회차 전환사채를 한국예탁결제원 등록채권에서 말소시킬 예정으로, 채권을 다시 발행하거나 재활용하지 않고 즉시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교환사채(EB)를 포함해 올해에만 네 번째 풋옵션이다. 앞서 올해 1월과 4월에도 제5회차 전환사채에 대한 풋옵션이 분할 행사 된 바 있다. 모두 한국예탁결제원 등록채권에서 말소됐다. 지난 2023년 4월27일 발행 당시 금액은 200억원으로, 향후에도 추가적인 풋옵션 행사 가능성도 상존한다. 제5회차 전환사채 가운데 향후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물량은 약 61억원 규모로, 향후 3개월 내 행사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제4회차 50억원 규모가 남아 있다. 단순 합산 시 11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사채와 주식의 중간 형태를 취한 채권이다. 채권자는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지급받거나,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주식 전환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했다는 건 원하는 시세차익을 얻을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은 상황으로 해석된다.
올해 2월에는 21억원 규모 제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를 만기 전 취득한 바 있다. 풋옵션 행사로 인한 만기 전 취득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중이던 교환대상주식은 라파스로 환입됐다.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지속적인 주가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9일 라파스 종가는 1만4700원으로 주당 전환가액(1만9944원) 보다도 낮다. 지난해 같은 날(2만2650원) 대비로는 약 35.09%, 사채 발행 당시인 2023년 4월27일(1만9390원) 대비로도 24.19%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주가 하락에 라파스는 지난해 4월에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라파스는 입장문을 통해 "모든 사업부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각 사업부마다 더 나은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올해 파이프라인 진행 성과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한 영업이익 흑자기업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자 기조에도 풋옵션 대응 여력은 충분
라파스는 지난 2006년 설립된 이후 경피약물전달(TDDS)기술인 용해성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기술을 이용한 패치의 연구개발, 제조, 판매사업을 영위해왔다. 현재 미용패치 등 화장품 분야에서 주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의약품과 백신패치,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92.29%가 마이크로니들에서 발생했다. 앞서 라파스는 2010년 마이크로니들 판매를 시작하면서 연평균 매출 20.3%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에는 처음으로 연 매출 2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27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279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270억원 규모 매출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감소와 자회사 실적 부진 등으로 연결 기준 영업손익은 적자를 탈출하지 못했다. 다만, 손실 규모는 2022년 66억원, 2023년 41억원, 2024년 35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자회사를 제외한 실적인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1분기 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재차 적자전환했다.
1분기 말 기준 라파스의 당좌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76.57%, 88.17%로 열위한 편이다. 당좌비율과 유동비율은 100% 이상일 때 재무안정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같은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 188억원과 단기금융상품 72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유입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직전년도 대비 44억원 늘어난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차입금 약 20억원과 전환사채 190억원이 증가한 영향으로 약 110억원이 유입됐다. 앞서 라파스는 지난 2월7일 라파스는 제7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19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라파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기준 라파스가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80억원 규모로 올해 1분기 말 188억원 대비 늘었다"라며 "올해는 라이프리얼포스트바이오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