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CJ그룹, 영구채 발행잔액 증가…추가 재무부담 확대 전망
2016년 이후 주력사업 투자 늘며 재무부담 가중
부채 성격 가진 위험증권…2018년 이후 꾸준히 증가
공개 2022-08-26 17: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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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하영 기자] CJ그룹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만기에 투자금 상환이나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주식) 발행잔액이 2018년말 약 9000억원에서 지난해 연말 기준 2조7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재무약정에는 부채 성격이 있는 증권도 있어 회계상 지표에 비해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CJ그룹 주력 사업의 대규모 투자 재개, 재무부담 조절이 관건’ 리포트에서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자금 소요 증가로 대·내외 변수에 따른 각 주력사의 수익성 추이, 향후 내재된 추가적인 재무부담 확대 여부 등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한신평에 따르면 CJ그룹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CJ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9조1180억원, 영업이익 49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8%와 11.2% 증가한 수치다. 
 
1분기 실적에는 CJ그룹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CJ제일제당(대한통운 제외)의 활약이 크다. 식품·생명공업 산업을 영위하는 CJ제일제당은 식품 원부재료비 부담에도 바이오 시황 호조로 1분기 영업이익이 3600억원(전년비 6.8%p 상승) 증가했다. 매출의 39%를 차지하는 유통·물류·IT분야의 CJ대한통운도 택배 판가 인상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3%p나 오른 757억원을 기록했다. 
 
아쉬운 것은 코로나19로 휘청인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이다. 최근 커머스사업은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하고,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둔화됐다. 여기에 올해 1월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인 엔데버콘텐트 인수로 9300억원이나 지출해 자금 타격이 컸다. CJ ENM은 결국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0%p 감소한 49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매출의 12%밖에 차지하지 않는 엔터사업이 전체 영업성적을 깎아 먹은 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며 ‘아픈 손가락’ CJ CGV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CJ CGV는 영화 관람료 인상, 인건비 등 고정비 감축에 따른 상영관사업의 적자폭 축소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문제는 매출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그룹 내 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부분이다. 
 
CJ그룹은 각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016년 이후 해외 지분투자, 물류시설 및 설비투자를 확대해 자금 소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CJ그룹은 2021년 이후 콘텐츠·식품·플랫폼 등을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관련 투자를 재차 확대했다. CJ ENM의 엔데버콘텐트 인수, CJ제일제당의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CJ대한통운의 로킨 매각 및 풀필먼트 사업확대, 물류센터 고도화 및 자동화 설비 확충 등 투자 계획 등이 그 예다.
 
신사업 투자금 마련을 위해 CJ그룹은 지분매각, 보유 부동산 매각,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활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규모 확대에 따른 자금부족이 지속되며 그룹 합산 기준 순차입금은 2015년 말 6조7000억원에서 2022년 3월 말 기준 10조500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게다가 CJ그룹은 투자금 마련을 위해 2018년 이후 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영구채를 발행해 재무구조 개선이 고차방정식이 됐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이 각 계열사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CJ계열사의 영구채와 RCPS 잔액은 2018년 9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들 영구채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공동투자 관련 재무약정 등에는 일부 부채 성격이 내재 되어 있어 이를 감안하면 실질 재무부담은 회계상 지표에 비해 높을 전망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CJ그룹은) 주력 사업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수익창출력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경상적인 투자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투자 및 재무부담 확대는 그룹 및 개별 기업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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