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사 결제성 리볼빙 잔액이 계속 늘면서 향후 한계차주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리볼빙 서비스가 카드론의 대체재로 이용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데,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은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업카드사 7곳(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029780),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6651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월 잔액인 6조5488억원 대비 1.8%(1163억원) 증가한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리볼빙 서비스는 일시불 신용판매나 현금서비스 대금에 대한 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이다. 카드값 일부분만 갚고, 남은 금액은 수수료를 납부하며 다음달로 넘기는 방식이다. 이월대상 카드대금이 일시불일 경우 결제성 리볼빙 자산으로 분류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결제성 리볼빙은 가입만으로 카드 결제자금을 단기간에 이월할 수 있고, 조기상환 수수료도 없기 때문에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부담 없이 일시적인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사용자가 비교적 높은 이자율을 받아들이는 유인으로도 작용하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결제성 리볼빙의 평균 금리는 16.66% 수준이다. 같은 기간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92%로 확인되는데 평균 금리 차이가 3.74%p로 나타나는 셈이다.
카드사별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롯데카드 18.43% △KB국민카드 17.84% △우리카드 17.54% △현대카드 16.77% △신한카드 16.76% △삼성카드 15.23% △하나카드 14.06% 등으로 집계된다.
결제성 리볼빙 증가 추이는 올해부터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포함된 것에 이어 지난 7월부터 적용 대상 기준이 총 대출액 2억원에서 1억원으로 강화됨에 따라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결제성 리볼빙 자산은 차주 신용등급 분포도 측면에서 카드론과 유사하며, 연체율은 카드론 자산 대비 낮은 반면 운용금리는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계차주 유입이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결제성 리볼빙 이월자산의 증가는 신용판매 증가에 연동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가계부채 규제가 차주별 DSR을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결제성 리볼빙으로 대출수요가 옮겨간 것도 주요 원인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DSR 적용으로 카드론 한도가 축소된 차주들의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향후 연체율이 점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