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무색한 포트폴리오 조정…악화되는 수익기반 어쩌나
보유계약 질적 개선 필요성…대주주 불확실성도 문제
공개 2022-07-2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16: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DB생명이 보험영업 부문에서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은 늘리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지난 몇 년간 추진해 왔지만 수익구조는 여전히 열악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높은 위험손해율과 대주주 변경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보험수익성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5년간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2017년 3조2973억원이었던 보험료수익은 2018년 2조9015억원, 2019년 2조7241억원, 2020년 2조6906억원, 2021년 2조4702억원으로 줄었다.
 
2016년까지 저축성보험 위주로 외형을 확장했다가 2017년 구조조정 이후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2017년 1조9604억원 수준이었는데 규모를 계속 줄이면서 2021년 1조421억원으로 감소했다. 내년 시행되는 새 회계기준(IFRS17 및 K-ICS)에서는 손익계산서 상 보험손익에서 저축보험료를 제외하기 때문에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이다.
 
저축성보험이 수입보험료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당 기간 59.5%에서 42.2%로 17.3%p 줄어든 반면 보장성보험 비중은 35.9%에서 52.1%로 16.2%p 상승했다.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는 영업 전략에 따라 수입보험료 감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략 변화를 감안해도 수익구조는 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보장성보험은 수입보험료가 증가해 왔지만 지난해 한차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흐름이 꺾였다. 작년 보장성보험의 보험료수익은 1조2876억원으로 2020년(1조3136억원) 대비 2.0%(260억원) 하락했다.
 
영업기반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이후 점포수는 2017년 105개에서 2021년 66개로 줄었고, 등록설계사는 같은 기간 2491명에서 912명으로 감소했다. 생명보험사 초회보험료 대다수(지난해 기준 98.7%)가 대면영업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계사 규모 감소는 영업기반 약화로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대주주 변경 불확실성에 따라 영업기반 안정성은 더욱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대주주 산업은행은 지난 2020년 12월 JC파트너스에 보유지분(92.7%)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4월 JC파트너스 산하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대주주 자격 요건 미달로 계약을 해체했다.
 
이와 관련 박광식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매각절차 장기화에 따라 영업기반 위축으로 시장 지위가 저하하는 추세”라며 “매각 과정에서 보험영업력이 장기간에 걸쳐 훼손됐고,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시장 지위가 제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KDB생명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2017년 2.9%에서 2018년 2.6%, 2019년 2.3%, 2020년 2.2%, 2021년 2.1%까지 하락했다.
 
KDB생명 본사 (사진=KDB생명)
 
보유계약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KDB생명은 손해율이 업계 평균 대비 높게 나타나 위험률차이익(사차익)의 이익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의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은 최근 5개년 평균 96.7%로 동기간 업계 평균인 84.6%보다 12.1%p가량 높다.
 
KDB생명은 보험영업수익이 계속 하락하면서 보험손익(보험영업수익과 보험영업비용 차이)이 △2017년 5504억원 △2018년 2020억원 △2019년 –988억원 △2020년 298억원 △2021년 –484억원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보험영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차손(자산운용수익률과 예정이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익) 부담을 커버하지 못하고 수익구조가 열위한 상태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KDB생명은 적립이율 대비 낮은 운용자산이익률로 역마진금리차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금리차는 △2017년 –0.29% △2018년 –0.44% △2019년 –0.53% △2020년 –0.87% △2021년 –0.47%로 확인된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대주주 변경과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신규영업이 위축되는 등 영업기반의 안정성이 하락했다”라면서 “장기적으로 보험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이차역마진 부담 완화가 수익구조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분석했다.
 
대주주 변경 작업이 진전을 이루면 위축된 영업기반을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아직 요원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특별히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라고만 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영업 부문에서는 현재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들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변액보험과 제3보험 등 수익성 중심의 상품에 집중하는 등 상품 판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수익 개선에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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