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인수전…BC카드 대주주 KT, 업계 선점 나설까
유력 후보였던 우리금융, 인수에 유보적 태도
수익성 개선·데이터 경쟁 선두 우위 등 기대
공개 2022-07-1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18: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롯데카드의 매각이 큰 진전 없이 시간 끌기 양상으로 흐르며 새 주인에 대한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우리금융지주(316140)가 롯데카드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입장이 아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KT(030200)의 인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KT가 보유하고 있는 BC카드와 합병 시 수익성 개선은 물론 카드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데이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최근 매각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했다. 현재 매각가는 약 3조원대로 알려졌다.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가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지주와 KT가 언급되고 있다. 먼저, 우리금융은 현재 롯데카드 지분 20%를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롯데카드 매각에서 우선검토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작년 우리금융이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1분기 말 이용금액 기준 카드사 시장점유율을 보면, △신한카드 20.2% △국민카드 17.2% △삼성카드 15.5% △현대카드 13.4% △농협카드 7.8% △우리카드 7.8% △롯데카드 7.8% △하나카드 6.1%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할 경우, 단순 합산으로 시장점유율 15.6%로 커져 단숨에 업계 3위 자리로 올라가게 된다.
 
다만,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우리금융은 아직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상 증권사 인수가 최우선이며, 그룹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업종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력한 인수자였던 우리금융이 유보적인 모습을 보이자, KT에 인수 가능성에도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KT는 금융 자회사로 BC카드와 케이뱅크를 두고 있다.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또, BC카드는 케이뱅크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카드가 없는 BC카드 입장에서 롯데카드와 하나가 된다면 수익성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국내 전업 7개 카드사가 비씨카드의 결제망을 이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결제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주력 카드 상품인 ‘로카시리즈’ 누적 고객 150만명을 돌파하며 실적을 개선했다. 올해 1분기 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91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BC카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BC카드 당기순익은 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늘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본업인 카드업보다 다른 영업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BC카드의 서비스수수료이익과 부가사업수수료수익은 413억원, 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13% 줄었다. 반면, 금융수익과 기타영업수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6%, 292% 증가한 111억원, 72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 카드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데이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데이터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BC카드를 포함한 국내 8개 카드사가 등록한 데이터는 총 830개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공한 자료를 다양하게 판매하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이다. 인기 데이터 공급 기업에는 1위가 신한카드, 2위 국민카드가 차지하고 있고, BC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7위와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점차 심해지는 데이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금융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과 협업을 맺고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이(異)업종 데이터 융합 플랫폼’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롯데면세점까지 참여해 유통 데이터도 함께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BC카드도 지난 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CB업(신용정보평가) 본허가를 획득하고 데이터 기반의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BC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 시 더욱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데이터 경쟁력에서 타 카드사와 비교해 앞설 수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등 롯데 유통 계열사와 협력을 지속하고 있고, KT의 통신 데이터까지 결합한다면 그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실제 KT는 지난달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본허가 심사 신청을 마친 상태다. KT가 추진할 마이데이터 사업 방향은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 효익 증대와 산업 간 데이터 융합·분석을 통한 데이터 경제 시대 선도 등이다.
 
KT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된 결정된 사안은 없다”라며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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