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M 힘싣는 NH투자증권…1위 KB증권 꺾을까
중견·중소기업에 초점 맞춘 SME부 신설
DCM 회사채 분야 KB증권과 1위 다툼 '치열'
'B급대' 회사채 주관 확대 기대감···DCM 경쟁력 확대
공개 2022-06-0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1일 09: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조직개편을 통해 부채자본시장(DCM) 경쟁력 키우기에 나섰다. 기존 IB사업부 내 중견에서부터 소형기업을 담당하는 본부를 신설해 중소형 커버리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그간 NH투자증권의 DCM 사업이 다소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만큼, 이들이 전 부문 역량을 고르게 키워 DCM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IB(기업금융) 부문 내 커버리지 조직을 개편했다. 일반적으로 금융투자회사가 전개하는 IB 업무는 크게 ECM(주식자본시장)과 DCM(부채자본시장)으로 나뉜다. ECM은 정통 IB로 일컬어지는 분야로 기업공개(IPO) 주관인수, 유상증자 주관인수, 전환사채 주관 등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중요성이 부각된 분야는 커버리지인 DCM이다. DCM 부문은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채권(MBS) 등의 주관·인수를 도맡는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지자 덩달아 DCM 중요성도 커지는 원리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DCM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IB1사업부 내 Industry3본부를 신설,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부를 구성했다. 부서 이름처럼 초점은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에 맞춰졌다. 그동안 회사채 등 DCM 시장은 다소 대기업들만의 리그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들어 중견·중소기업도 자금조달 니즈가 확대되고 있음을 파악해 이를 노린 행보다. 특수업종의 커버리지 수요도 놓치지 않았다. 금융업종의 기업금융 수요 확대와 리츠나 PEF 등 특수기업 상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Financial Industry부를 Industry1본부로 승격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그룹 차원에서의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NH투자증권은 고객이 원하는 금융 수요와 최적의 자본시장 솔루션을 연결하는 ‘플랫폼 플레이어’를 모토로 한다. 자본시장에서 고객별 니즈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통해 플랫폼 힘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통상 NH투자증권은 6월과 12월에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12월 개편은 한해의 틀을 그리는 작업, 6월 개편은 하반기 전략을 실행하는 차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개편은 하반기 DCM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DCM 시장 ‘키플레이어’는 단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ECM 리그테이블에서는 초대형IB인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순위가 혼재하지만, DCM 부문은 상위 1·2위인 KB증권·NH투자증권과 3위 이하 금융투자업계 사업자 간 격차가 상당하는 게 차이점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1위 경쟁은 그야말로 각축전이다. 특히 DCM에서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는 회사채 시장이 매우 치열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간 회사채 총발행 규모는 57조7951억원으로 이 중 1위는 14조1300억원 규모를 조달한 KB금융지주(KB증권), 2위는 3조원가량 밀린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초접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분기 국내 회사채 총발행규모는 17조253억원이다. 주관사 실적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KB증권)이 3조810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NH투자증권이 3조1758억원을 조달하며 뒤를 바짝 쫓았다. 주관 규모 차이는 고작 6000억원대에 그쳤다.
 
회사채 실적을 가른 건 비우량채권 주관·인수였다. 지난 1분기 KB증권은 우량채권인 A급(AAA·AA·A) 외에도 한라(BBB+), 대한항공(BBB+), 한진칼(BBB) 등 'B등급대‘ 회사채를 다수 주관하며 등급별 고른 실적을 쌓았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AA+), 롯데푸드(AA), 롯데렌탈(AA-) 등 A급 이상 회사채 주관 실적은 KB증권에 필적했지만, B급(BBB·BB·B) 이하에서는 다섯손가락 안에 그치며 미미한 영향력을 보였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NH투자증권은 신생 SME부에 힘을 실어 커버 범위 확대에 매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DCM 부문을 좀더 세분화해서 SME부를 신설했다.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통로가 생겼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라면서 ”회사채 주관 측면에서도 B급 주관 등 커버리지 폭이 지금보다 커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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