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무산' 코드네이처, 자본잠식 탈출구 없나
170억원 자금조달 실패…자본잠식률 13.2%
추가 자금조달 또는 감자 고민 커질 듯
공개 2022-03-21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18: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코드네이처(078940)의 3자배정 유상증자가 무산되면서 당장 부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8월 결정했던 유상증자가 인수 대상자, 납입일 변경 등으로 계속 지연되다가 대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결국 유상증자가 철회된 것이다. 빠른 자본잠식 탈출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나 감자가 필요하지만 어느 하나 선택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드네이처의 170억원 규모(752만2125주 발행)의 3자배정 유상증자가 철회됐다. 이는 인수대상자인 테라셀홀딩스가 인수가액 전액을 미납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변경이 예상되는 유상증자였으나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최초 이사회 결의일인 지난해 8월27일 이후 인수대상자 변경과 납입일 연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작년 8월 당시 납입대상자는 에이디엠시스템이었으나 다음달 9일 정정공시를 통해 에스인베스트먼트플랜으로 대상자가 변경됐으며 납입일은 기존 9월10일에서 28일로 미뤄졌다. 이후 3차례 납입일 연기가 진행됐고 11월26일 다시 한 번 납입대상자가 아이솔루션즈로 바뀌면서 납입일은 올해 2월4일까지 미뤄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납입일은 한 차례 더 연기됐고 2월18일 대상자가 다마스로 변경되면서 납입일은 이달 2일로 조정됐다. 또 다시 납입일은 8일로 미뤄졌으며 8일 테라스홀딩스로 대상자가 바뀌었고 이들이 대금 납입을 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매우 중요했다. 코드네이처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결손금 영향으로 부분 잠식에 들어갔는데 몇 년 동안 수익성이 적자였던 만큼 당장 결손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만큼의 실적 반등은 어렵다 보니 자기자본을 확충해 자본잠식에서 탈출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코드네이처의 최근 5년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68억원, 2018년 -20억원, 2019년 15억원, 2020년 -27억원, 2021년 -45억원으로 201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였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7년 -341억원, 2018년 -140억원, 2019년 -46억원, 2020년 -32억원, 2021년 -66억원으로 모두 적자였다.
 
매출은 2017년 186억원, 2018년 196억원에서 에너지사업(신재생에너지)과 유통사업(코스메틱·건강기능식품)의 매출증가로 2019년 425억원까지 성장하며 영업이익 흑자전환까지 성공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활동 제한의 영향을 받아 2020년 383억원, 2021년 348억원으로 역성장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다시 악화됐다.
 
이에 2019년 액면가액 500원의 보통주 2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통해 2018년 756억원하던 결손금을 2019년 61억원까지 줄였으나 2020년 93억원, 2021년 9월 말에는 138억원까지 늘어났다. 당기순손실이 규모가 늘어난 만큼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9월 말보다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코드네이처는 2020년 말 자본금 160억원, 자본총계 188억원이었지만 2021년 반기(6월 말) 자본총계가 155억원으로 줄어들며 부분 자본잠식(자본잠식률 3.1%)에 들어갔다. 이후 8월에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2021년말 자본금 162억원, 자본총계 141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13.2%까지 확대됐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이 충족되는 만큼 빠른 탈출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코드네이처를 수익성을 고려할 때 실적 개선을 통한 결손금의 잉여금 전환보다는 자금조달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 방안이 더욱 효과적이긴 하나 이번에 3자배정 유상증자가 무산되면서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실질적 최대주주인 박상돈 대표가 소유한 아이솔루션즈(코드네이처 특수관계인)도 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유상증자 무산에 책임이 있는 만큼 최대주주의 출자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코드네이처의 최대주주는 봄코리아(16.55%)인데 박상돈 대표가 봄코리아의 지분 70%를 갖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감자다. 자본총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하지만 감자는 기존 주주에게 큰 손실을 끼치기에 결정이 쉽지 않으며 이후 흑자전환 등 수익성 개선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일회성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코드네이처는 2019년 2대1의 감자를 단행했지만 지속되는 당기순손실로 인해 전년 대비 결손금을 줄이는데 그친 경험이 있다.
 
결손금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될 정도의 실적 반등이나 추가 자금조달, 감자 선택 등이 어려운 만큼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코드네이처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드네이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 철회 결정이 얼마 되지 않는 만큼 아직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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