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발 규제 완화…삼성화재, 전기차 보험 시장도 1등 될까
전기차 관련 특약·서비스 포함된 상품…“아직 차별성 크지 않아”
작년 전기차 등록 23만대…커지는 시장 맞춰 특화 서비스 마련할 것
공개 2022-03-17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5일 19:4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전기차 전용 보험 시장도 한층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출시된 전기차보험은 대형 4개 손해보험사 위주로 전기차 관련 특약과 서비스가 일부 포함되는 수준이었지만, 보험업계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관련 상품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000810)가 뒤늦은 발걸음에도 전기차보험 시장에서 선두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작년 9월 업계 최초로 특약 가입 없이 배터리 충전 중 사고로 인한 상해와 차량 손해를 보장하는 ‘개인용 전기차 전용 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국내 손보사 중 네 번째로 전기차 전용 보험을 선보였다.
 
작년 3분기 원수보험료 기준 전기차보험 등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9%로 전체 손보사 중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전기차보험 시장 진출은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약 85%를 차지하고 있는 상위 손보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었다.
 
현대해상(001450)은 지난 2016년 11월 업계 최초로 개인용 전기차 전용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DB손해보험(005830)이 2017년 전기차보험을 선보였다. KB손해보험도 작년 7월 ‘전기차 배터리 신가보상특약’을 탑재한 전기차보험을 출시했다.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보험은 기존에 존재하는 자동차보험에 전기차 관련 특약이나 서비스를 포함해 출시한 상품”이라며 “이전에는 자동차보험 시장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차별화된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전기차보험 출시가 늦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은 운전자가 모두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으로, 전기차 운전자의 경우 기호에 따라 전기차 전용 보험과 일반 자동차보험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전기차 관련 약관은 일반 자동차보험 기본 약관에 포함돼 있어 무조건 전기차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중 전기차보험은 평균을 웃도는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어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보험개발원이 지난달 공개한 ‘전기차 확산에 대응한 보험상품 현황’ 보고서를 보면,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이 비싸고 수리비가 높게 나와 손해율이 더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기준 전기차 손해율은 최소 88%에서 최대 113%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율이 79%에서 81%대를 기록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평균 수리비를 비교해 보면, 내연기관차는 181만원, 전기차는 이보다 31% 높은 237만원으로 집계됐다. 부품비도 내연기관차 97만원, 전기차는 146만원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50% 높았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팩’ 가격은 2000만원이 넘는 고가다. 이로 인해 전기차 전용 보험의 보험료는 일반 자동차보험과 비교해 10~20만원 높은 수준이다.
 
 
높은 손해율로 손보사들에 부담이 됐던 전기차보험이 앞으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일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전기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충전요금 5년 동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오는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등록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전기차나 수소차에 대한 소비는 현재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계속해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2775대였던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5년 말 5712대 △2016년 1만855대 △2017년 말 2만5108대 △2018년 말 5만5756대 △2019년 말 8만9919대 △2020년 말 13만4962대 △2021년 말 23만1443대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작년 기준 등록된 전체 자동차 1491만1101대 중 전기차의 비중은 0.9%로 전년 대비 0.4%p 상승했다. 특히, 작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0만대로 전년과 비교해 115% 증가하며 전기차 수요는 계속해 커지는 모습이다.
  
전기차 수요가 커짐에 따라 손보사들도 전기차보험 출시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업계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손보사 위주로 전기차보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보험 가입 고객은 대부분 기존 자동차보험 이용자이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나 기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상당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이 전기차보험에 뛰어들기보다는 기존에 인프라가 구축된 대형 손보사 위주로 전기차보험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전기차보험 출시가 늦었더라도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에는 유리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화재는 전기차 수요에 맞춰 관련 상품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앞으로 내연기관차 수요는 줄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따른 특화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겠다”라며 “전기차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