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손해율 관리한 한화손보…경영관리대상 탈출 '청신호'
실적·재무 개선 추세 뚜렷…실손보험 손해율은 과제
2년간 경영관리대상…금감원에 주기적 경영상황 보고
공개 2021-12-29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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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손보 본사 사진/강은영 기자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적극적인 손해율 관리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경영관리대상 탈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019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익성 등 문제로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정된 한화손보는 2년간 경영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16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한 수준이다.
 
실적이 개선된 데에는 보험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개선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지표인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것으로, 합산비율이 100% 이하일 때 보험사가 보험료로 얻은 수입이 보험금으로 인한 지출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손보의 전체 보험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p, 0.9%p 개선된 83.2%, 21.9%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개선세가 뚜렷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6%p, 2.9%p 하락한 80.7%, 16.7%를 기록했다.
 
중형 손보사 중 한화손보는 가장 개선된 손해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롯데손해보험(000400)의 전체 보험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p, 1.2%p 하락한 86.9%, 20.9%를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손해율 89.8%, 사업비율 20.7%로 가장 높았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지급여력)비율은 한화손보가 191.2%로 전분기 대비 1.6%p 개선됐다. 중형 손보사 중 가장 안정된 재무건전성을 보인 롯데손보는 전분기 대비 10.6%p 상승한 204.8%인 반면 흥국화재는 전분기 대비 2%p 상승하며 163.9%에 머물렀다.
 
손해보험사들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손해율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이 크게 줄어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올해와 같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상 효과 둔화와 병원 이용 증가추세가 지속해 내년에는 전반적인 손해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상승으로 경제적 자본이 늘어나고, 디지털화에 따른 보험의 판매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매번 적자를 보는 실손보험에 대한 내년 인상률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많은 적자가 쌓였다는 이유로 20%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제안한 상태지만, 금융당국은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10% 초중반대 인상률을 검토 중이다.
 
실손보험 인상률에 따라 한화손보의 실손보험과 보장성보험 등이 포함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손보의 전체 장기보험 손해율은 100.6%로 흑자 전환의 고지에 있지만, 실손보험에 떼어낸 손해율은 133.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내년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면, 한화손보가 경영관리대상에서 졸업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9년 8월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에서 금리 리스크와 수익성 등에서 문제가 발견돼 그해 12월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정됐다.
 
2019년 당시 한화손보는 당기순손실 69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각각 85.5%, 26.3%로, 이를 합한 합산비율은 111.7%로 나타났다. RBC 비율도 181%로 전년 대비 14.1%p 떨어졌다.
 
한화손보가 받은 경영관리대상은 적기시정조치 전 단계로, 경영상황을 금감원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미흡한 부분의 개선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지 이행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시 한화손보는 손해율 악화로 인해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정됐다"라며 "일정 수준의 손해율에 도달하게 되면 경영관리대상을 졸업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한화손보 경영관리대상 졸업 조건인 손해율 수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화손보의 경영관리대상 졸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 차량이용 감소, 일반보험에 대한 선별적 인수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개선됐다"라며 "보험료 인상 폭이 다시 제한되겠지만, 이미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 계약의 후속 효과, 작년 이후 강화된 인수기준 등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는 한화손보가 경영관리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한화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부적으로 손해율 관리를 위해 자동차보험에 대해 우량물건 중심의 언더라이팅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장기보험에서는 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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